"1000만 코인 투자자 표심 겨냥"…지방선거 앞두고 불붙은 '과세 폐지론'

국민의힘, 내년 1월 예정된 과세 폐지 추진…거래소 대표들 의견 수렴
6월 선거 앞두고 '1000만 투자자' 공략…"선거 이슈 넘어 실질 논의 필요"

ⓒ 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의가 정치권과 업계에서 다시 확산하고 있다. 내년 1월 과세 시행을 앞둔 가운데 1000만 명이 넘는 가상자산 투자자 표심이 변수로 떠오르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과세 폐지 추진과 업계 의견 수렴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내년 1월 과세 시행을 앞둔 데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관련 이슈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거철을 앞두고 투자자 표심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과세 논의가 재점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논의는 국힘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송언석 국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가상자산 소득세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법의 가상자산 과세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할 때 발생하는 소득을 기본소득으로 규정하고 연간 250만 원 기본공제를 적용해 초과 금액에 22% 세율로 과세한다. 다만 과세 인프라 구축과 2단계 입법 일정 등을 고려해 시행 시점은 내년 1월 1일로 연기된 상태다.

국힘은 현장 의견 수렴에도 나선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타워 1 코인원 본사에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관련 현장간담회'를 열고 제도 시행에 따른 쟁점을 점검할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송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와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들이 참석한다.

정치권이 과세 폐지를 꺼내든 배경에는 투자자 표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1077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 수준으로 선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가상자산 과세는 선거 때마다 등장한 이슈다. 지난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국힘은 과세 시행을 최소 2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제 한도를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총선 이후에도 논쟁은 이어졌다. 민주당이 과세 유예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자 당시 한동훈 국힘 대표는 "청년들의 자산 형성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맞섰다. 이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논의와 맞물리며 과세 문제는 정치권 주요 쟁점으로 확대됐다.

결국 같은 해 12월 민주당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동의하면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과세 시행 시점은 내년 1월로 다시 미뤄졌다. 지난해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국힘 측이 과세 체계 정비를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논의는 이어졌다.

국힘은 과세 폐지 추진 배경으로 금투세와의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별도의 과세를 하는 것은 형평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논의가 단순한 선거용 이슈에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과세 논의가 연말에 급하게 이뤄지다 보니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다"며 "연초부터 논의를 시작해 합리적인 과세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을 떠나 가상자산이 국민 자산으로 자리 잡은 만큼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과세 기준과 세율을 설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