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권 DEX 파라덱스 "전 세계 금융, 온체인으로 옮겨 가고 있다"

[인터뷰]아나드 고메즈 파라덱스 CEO…월가 트레이더 출신
'FTX 사태' 겪고 파라덱스 창업…"거래소 운영진 믿을 필요 없어"

아나드 고메즈(Anad Gomes) 파라덱스 최고경영자(CEO).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전체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에서 파생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75%를 넘어섰다. 코인 100만원 어치가 거래된다면 그 중 75만원은 선물이나 옵션 거래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가 막혀 있지만, 글로벌 시장은 이미 파생상품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 1위는 단연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래소 점유율 추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FTX 사태' 이후 중앙화 거래소(CEX)에 대한 불신이 커진데다, 사용자가 자기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맞물리면서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CC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에서 DEX가 차지하는 비중은 10.2%를 기록했다. 2년 전만 해도 2% 내외였던 것을 고려하면 2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에서 트레이더로 일해온 아나드 고메즈(Anad Gomes) 파라덱스 최고경영자(CEO)도 이 같은 DEX의 성장성을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이퍼리퀴드, dYdX 등 우량 DEX들이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파라덱스는 개인 투자자 대상 '제로(0원) 수수료' 정책으로 전 세계 점유율 5위권까지 올라왔다.

지난 17일 온라인 인터뷰로 만난 고메즈 CEO는 앞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파라덱스로 유입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우선 '제로 수수료 정책'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큰 유인이 될 것"이라며 "바이낸스에서 0.04% 수수료를 내다가, 파라덱스로 오면 수수료를 하나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DEX 시장이 향후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DEX의 가장 큰 장점은 '퍼미션리스(비허가성)'인 점"이라며 "운영 주체를 신뢰할 필요없이 모든 거래가 스마트콘트랙트로 자동 체결되고, 지갑도 비수탁형 지갑을 쓴다. FTX 사태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FTX 사태' 겪고 파라덱스 창업…"투명한 거래소 필요하다"
파라덱스 로고.

고메즈 CEO는 지난 2022년 말 파산한 FTX에 상당 자금을 투자했다가 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다. 파라덱스의 모회사 패러다임(Paradigm)은 과거 FTX에 2억 9000만달러(약 3800억원) 규모 거금을 투자했고, FTX 사태 때 패러다임도 크게 흔들렸다.

고메즈 CEO는 오히려 이 사태가 파라덱스를 창업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패러다임은 원래 기관투자자용 옵션 장외거래(OTC) 플랫폼을 운영하던 회사"라며 "FTX 사태가 터지고 나서 운영진을 믿지 않아도 되는, 투명한 거래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그는 2024년 2월 운영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DEX를 출범시켰고, 출범 2년 만에 파라덱스를 세계 5위권 거래소로 키웠다.

빠르게 성장한 만큼, 고메즈 CEO는 기관투자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DEX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파라덱스는 현물, 옵션, 무기한 선물 등 모든 거래 유형을 지원한다"면서 "기관투자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온체인 금융'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싶다. 이미 전 세계 금융이 '온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타 DEX와 비교했을 때 파라덱스의 장점으로는 레이어2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점을 꼽았다. 고메즈 CEO는 "하이퍼리퀴드 같이 레이어1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DEX는 '블록체인 트릴레마' 문제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란 블록체인의 성능(거래 속도와 확장성), 보안, 탈중앙화 등 세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반면 파라덱스는 이더리움의 레이어2 체인인 스타크넷을 기반으로 해 성능, 보안, 탈중앙화를 모두 챙겼다고 그는 밝혔다.

개인 투자자들이 쓰기에도 용이한 DEX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고메즈 CEO는 "테이커 주문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지정가로 거래하는 메이커 주문에 대해서는 소액의 수수료만 받음으로써 거래소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파생상품 막혔지만 제도 변화 주시…거래소 토큰 등 더 많은 기능 탑재"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현재 한국은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가 막혀 있지만, 제도 변화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메즈 CEO는 "한국 규제 환경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존중한다"며 "현재는 한국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서비스 노출도 제한하고, 한국 사용자에게는 파생상품 거래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파라덱스는 단순 DEX가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팀을 갖춘 모회사를 갖고 있다"며 "각국 규제 위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에는 거래소 플랫폼에 더 많은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메즈 CEO는 "최근에 파라덱스 내 거버넌스 토큰인 DIME을 출시했다. DIME을 온체인 금융의 허브 토큰으로 만들 예정이다"라며 "앞으로는 예치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고, 금융 서비스 구독 모델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