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과태료 368억원 '역대 최대'…미신고 사업자와 거래 지원(종합)
신규 가입자, 6개월 동안 가상자산 입·출금 제한
미신고 사업자 거래, 업비트보다 많아…FIU "법준수 의지 미흡"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 원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업비트가 받은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태료 352억 원보다 센 제재 수위로, FIU가 부과한 과태료 중에선 역대 최대 규모다.
16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으로 빗썸에 대해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총 368억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영업 일부정지는 신규 가입자에 한해 6개월간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산을 보낼 수 없도록 입·출금을 제한하는 것이다. 기존 가입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신규 가입자도 입·출금 이외에 '가상자산 거래'는 할 수 있다. 이는 업비트가 통보받았던 영업 일부정지와 같은 내용이다.
임원(대표이사) 및 보고책임자에 대해서는 책임소재, 위반 규모 및 구체적인 법 위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대표이사 문책경고, 보고책임자 정직 6개월 등 신분 제재를 결정했다.
이번 과태료 처분은 2024~2025년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대한 FIU 현장검사에서 적발된 위반 건에 따른 것이다.
앞서 FIU는 업비트와 코빗에 대해서도 특금법 위반에 따른 제재를 결정했다. 업비트에는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352억 원을 부과했으며 상대적으로 위반 건수가 적었던 코빗에는 과태료 27억 원을 부과한 바 있다.
빗썸의 과태료가 업비트보다 커진 이유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건수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지 않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해외 거래소와의 거래를 엄격히 제한해 왔다.
당국 방침에 따라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자산을 보내면 이를 차단해야 했지만, '트래블룰'이 적용되지 않는 100만 원 미만 소액 거래에는 차단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트래블룰이란 가상자산 거래 시 거래소가 송·수신자 정보를 수집하는 규정을 말한다.
빗썸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8개 사와 총 4만 5772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4만 4948건의 거래를 지원한 업비트보다 800여건 이상 많다.
빗썸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도 업비트보다 높은 과태료를 부과받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FIU 측은 "그간 FIU가 지속적으로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중단 조치를 요청하는 등 법 준수 필요성을 알렸음에도 빗썸은 법률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특히 장기간에 걸쳐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법 준수 의지가 상당히 미흡했다"고 밝혔다.
FIU가 제재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 같은 설명을 덧붙인 것은 이례적이다. 업비트 제재 내용을 공개할 당시엔 이 같은 설명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업계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건수가 단순히 더 많은 것을 넘어, 장기간 거래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과태료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확인(KYC) 위반 건수는 업비트보다 적었다. 빗썸은 고객확인 의무 위반 355만 건, 거래 제한 의무 위반 총 304만건이 적발됐다. 고객확인 시 신원 인증이 불가능한 증표로 신원을 인증하거나, 고객확인 재이행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고객확인을 실시하지 않은 경우다.
고객확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거래 제한을 해야 하지만, 제한하지 않은 경우도 특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업비트의 경우 고객확인 의무 위반 530만 건, 거래제한 의무 위반 330만 건이 적발된 바 있다.
특금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업자가 3년 이내 법을 다시 위반할 시 과태료의 최대 10%를 가중하는 규정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업비트나 코빗에도 적용됐던 규정이다. 당국은 지난 2023년 3월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5개 거래소 모두에 특금법 위반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빗썸과 업비트는 모두 8000만 원대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단, 빗썸의 경우 가중 규정을 적용할 때 감경이 상대적으로 덜 돼 큰 규모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적발된 위반 건에 대해 즉각적인 보완 조치를 완료한 경우 감경이 가능하지만, 빗썸은 해외 사업자와의 거래를 중단하라는 당국 측 지시를 장기간 이해하지 않았다.
FIU는 "가상자산 시장의 양적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세탁방지의 첫 단계인 '고객확인의무'와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큰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금지 의무' 등 위반 사항이 다수 발생한 만큼 엄정한 제재가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FIU는 빗썸에 10일 이상의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한 후 과태료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빗썸은 "금융당국의 제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검사에 지적된 사항을 개선해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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