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지분 상한 '개인 20%·법인 34%' 가닥…두나무·빗썸 지분 매각 불가피

개인은 특수관계인 포함…두나무-네이버 주식 교환 뒤에도 지분 정리해야
업계 지각 변동 불가피…야당 반대·위헌 소지 등 논란 산적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가 중동상황에 인플레이션 피난처로 급부상하며 일제히 랠리를 펼친 5일 서울시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가상자산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3.5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 장기화되면서 핵심 쟁점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두고 여러 기준이 거론되며 혼선이 빚어진 가운데, 대주주 지분 상한선이 '개인(특수관계인 포함) 20%·법인 34%' 수준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언급된 15~20% 범위보다는 기준이 20%로 상향됐지만 대주주 지분 제한이 현실화되는 법안이라 업비트·빗썸·코빗 등 주요 거래소 대주주들은 상당 규모의 지분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와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발의하기로 가닥을 잡고, 당정협의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중동 사태로 연기된 당정협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자본시장 대체거래소(ATS) 수준인 15~20%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TF가 일부 수용하는 대신 상한선을 높여 잡은 셈이다.

민주당은 법 시행 이후 3년의 유예 기간을 두는 보완책도 제시했다. 법 제정후 1년 뒤 시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4년간의 시간이 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이 기준이 적용되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우선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현재 추진 중인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완료한 뒤에도 대주주인 송치형 회장이 지분 일부를 처분해야 한다.

주식 교환 이후 지분 구조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19.5%),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0%), 네이버(17%)로 조정될 예정이다. 이 경우 송 회장 단일 기준으로는 대주주 지분율 20% 이하를 충족하지만, 특수관계인인 김형년 부회장(공동창업자) 지분을 더하면 29.5%라 추가 지분 매각이 필요하다.

법인이 대주주인 거래소들도 상당한 지분 정리가 불가피하다. 법인이 대주주인 곳들은 34% 상한선에 맞춰 지분을 정리하게 된다. 빗썸은 빗썸홀딩스(지분 73.56%)가 39.56%를, 코빗은 미래에셋컨설팅(지분 92.06%)이 지분 58.06%를 각각 매각해야 한다. 최근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지분 90% 이상을 인수했다.

3년에 걸쳐 고팍스 인수 작업을 마친 바이낸스도 힘들게 얻은 지분을 매각해야 할 수 있다. 법인 34% 상한선이 적용되면 바이낸스가 처분해야 하는 지분은 33.45%에 달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당·정 막판 협의를 거쳐 발의될 예정이다. 대표 발의 의원으로는 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문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법안 추진 과정에서 정치권 충돌도 예상된다.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변수는 남아 있다. 야당 반대가 심한데다, 입법조사처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TF 관계자는 "당정협이 열리는대로 최대한 빨리 발의를 하겠지만 야당 반대가 얼마나 심할지에 따라 (통과 가능성에 대한) 변수는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고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계적인 지분 상한제를 도입하면 산업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