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말고 국장할걸"…불붙은 '코스피' 찬밥 된 '코인' 시장

코스피 강세 속 '위험자산' 희비…국장 웃고 코인 울었다
업비트 거래대금 1년 새 88% '뚝'…증시로 눈 돌린 투자자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1.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국내 증시로 자금이 쏠리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침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해 '오천피(코스피 5000)' 돌파 기대감이 커졌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대금과 예치금이 감소하며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오전 8시 48분 업비트 기준 국내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4.22% 하락한 1억 3161만 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ETH)도 7.62% 내린 437만 8000만 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최근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고조되며 상호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대금도 줄었다. 코인게코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7억 6858만 달러로 지난해 1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7일에는 10억 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88% 줄어든 수치다.

투자자 자금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원화 예치금도 지난해부터 감소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업비트의 지난해 3분기 원화 예치금(예수 부채)은 7조 3830억 원으로 전 분기(8조 531억원) 대비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빗썸의 원화 예치금(회원예치금)은 2조 5766억 원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같은 해 4분기부터 침체장이 본격화한 만큼 이후 더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비트와 빗썸의 예치금 이용료율은 몇 년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2024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예치금 이용료율 2.1%를 유지하고 있다. 빗썸도 같은 기간 2.2%를 이어가고 있다.

코빗은 지난해 7월 연 2.1%에서 1.9%로 하향했고, 코인원도 지난해 8월 연 2.0%에서 1.77%로 내렸지만 이후 추가 인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2.5%)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추가 인하 시 이용자 이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은 국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오전 9시 5분 한국거래소 기준 코스피는 전일 종가 대비 43.10포인트(p)(0.88%) 하락한 4842.65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에는 종가 기준 4885.75로 거래를 마쳤으며 같은 날 오후 한때 4935.48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지난 19일에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9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갔다. 새해 들어 코스피가 '오천피'를 목전에 두자, 개인투자자(동학개미)들의 기대감도 커진 모습이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다. 지난해부터 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올해 초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지정학적 긴장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며 다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넘으며 신고가를 경신했을 때도 거래대금이 지난해 초 수준만큼 크게 늘지 않았다"며 "당시에도 증시 부양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관심을 돌린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5000선을 목전에 두며 기대가 커진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자, 가상자산 시장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금·은 등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 점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한 온라인 가상자산 커뮤니티 이용자는 "파란불(하락장)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게 현재 국장"이라며 "가상자산 대신 코스피에 투자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