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개미'가 큰손인데…해외 거래소 차단에 '코인 선물 투자자' 어쩌나
구글, 28일부터 미신고 해외 거래소 차단…선물·레버리지 투자 막혀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은 급성장…"제도권 편입 논의 필요"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구글이 국내 구글플레이에서 미신고 해외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을 차단하면서, 국내에선 금지된 가상자산 선물·레버리지 거래를 해오던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업계에선 수요가 큰 파생상품 시장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상품 다양화를 통해 국내 거래소들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구글플레이 내 '가상자산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정책을 개정하고 오는 28일부터 적용한다. 개정안은 국가별 현지 법규를 준수하는 거래소·지갑만 해당 국가 구글플레이에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의 경우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신고된 사업자만 구글플레이에 앱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FIU 신고를 마치지 않은 해외 거래소 앱은 국내 구글플레이에서 내려가거나 신규 설치가 차단될 전망이다.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OKX 등 글로벌 거래소 이용해 온 국내 투자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한국은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를 허용하지 않아 상당수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서 선물·레버리지 거래를 이어왔다. 바이낸스 선물 거래의 '큰손'이 'K-개미'로 통할 정도로 국내 투자자 비중이 높다. 그러나 구글 정책 변경으로 미신고 해외 거래소 이용이 제한되면, 국내 투자자들의 파생상품 거래 경로가 사실상 막히게 되는 셈이다.
해외 거래소들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VASP 신고 수리를 받아야 하지만, 요건이 까다롭고 심사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단기간 내 이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분야 중 하나가 가상자산 파생상품인 점에서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가상자산 파생상품 누적 거래량은 약 85조 달러(약 12경 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만 2645억 달러(약 389조 원)에 이른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도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지난해 3분기 가상자산 미결제약정 규모는 313억 달러(약 46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물보다 큰 규모의 유동성과 거래량이 파생상품에 몰리며 시장 가격 형성에도 파생시장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비트코인 등 주요 종목의 급등락 과정에서 선물 시장 포지션 청산이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파생상품 투자 통로가 막히자, 업계에선 한국도 제도권 파생상품 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생상품 투자 수요가 큰데도 합법적 통로가 없다 보니 해외 플랫폼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정책 변화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제도 공백을 드러낸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신고 해외 거래소에 대한 IP·앱 차단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시장이 제도화되면 거래소들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거래소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파생상품 등 상품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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