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적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 구글이 막았다…구글플레이 퇴출

가상자산, 모바일 거래가 대부분…일부 투자자 국내 거래소 회귀 가능성
구글플레이, 전 세계적으로 정책 변경…바이낸스 입지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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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최재헌 기자 = 오는 28일부터 구글 플레이(앱 마켓)에서 바이낸스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거래금액이 큰 이른바 '큰 손' 투자자들은 주로 웹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두드러진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구글, 가상자산 거래소 앱 정책 변경…28일부터 해외 거래소 이용 불가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가 국내 구글플레이(앱 마켓)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받아야 한다.

구글은 지난 14일 이 같은 내용으로 구글플레이 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정책을 업데이트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앱은 각 국가별 현지 법규를 준수하는 경우에만 해당 국가의 구글플레이에 게시될 수 있다.

현재까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가 국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은 사례는 없다.

신고 수리를 위해선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구축함은 물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받아야 한다. 국내 사무소가 없는 해외 거래소들이 이를 획득하기는 매우 어렵다. 최근 들어 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심사 시 사업장 현장검사에 대주주 적격성까지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해외 거래소들이 구글플레이 앱 등재를 위해 사업자로 신고하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모바일 거래가 대부분…국내 거래소 반사이익 주목

이에 국내 거래소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통상 가상자산 거래는 모바일 거래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지난해 6월 발간한 이용자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낸스 이용자 중 75%가 모바일 앱을 통해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앱을 통해 거래할 수 없을 경우 일부 이용자들은 업비트, 빗썸 등 국내 거래소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웹사이트를 통한 거래는 여전히 가능하지만 모바일 거래에 익숙한 투자자들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는 물론 업비트도 이용자의 약 80%가 모바일 앱으로 거래한다. 가상자산은 그만큼 모바일 거래가 익숙한 시장"이라며 "선물거래를 활발히 하거나, 바이낸스에 상장되는 신규 코인들을 주로 공략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거래소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물거래를 주로 하고, 거래금액이 큰 이른바 '큰 손'들은 PC를 통해서라도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선물거래인데, 국내 거래소는 선물거래가 막혀 있는 상태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모바일 거래 비중이 크다고 해도 '대형 트레이더'들은 PC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량은 대부분 이런 대형 트레이더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두드러지는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 정책 변화…바이낸스 입지 흔들릴 수도

시장 판도 변화와 함께 예측되는 또 다른 변화는 바이낸스 같은 글로벌 거래소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바이낸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이낸스는 특정 국가 서비스가 아닌 전세계 이용자들이 국가적 장벽 없이 이용이 가능한 '초국가적 서비스'의 대표주자기 때문이다. 구글의 이번 정책 변경으로 바이낸스는 각국에서 요구하는 규제 허들을 충족해야하는 만큼,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글의 이번 정책 변경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도 현지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사업자 신고를 마친 사업자들만 구글플레이에 앱을 게시할 수 있도록 전 세계적인 정책 변경에 나섰다.

구글플레이 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정책 업데이트 내용 일부. 구글플레이 갈무리.

예를 들어 미국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등록돼 있거나, 연방 또는 주 정부의 허가를 받은 가상자산 거래소만 미국 내 구글플레이에 앱을 게시할 수 있다. 유럽연합(EU)도 유럽 내 가상자산시장법률(MICA, 미카)에 따라 신고를 마친 거래소만 유럽 내 앱 게시가 가능하다.

바이낸스의 경우 미국에서는 미국 법인인 바이낸스US로 FinCEN 등록을 마쳤지만, 유럽에서는 MICA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 유럽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바이낸스 앱 접속이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각국 법률에 맞춰 현지 라이선스를 전부 취득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에 장기적으로 보면 바이낸스, 오케이엑스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바이낸스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슈라서 구글 쪽이랑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