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정부 지방이전 타당성·효과 없어"…내일 예정대로 총파업

"강제 이전, 금융산업 경쟁력 훼손…1차 이전 효과부터 검증해야"
주4.5일제 도입, 물가상승률 반영한 임금인상 등 요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로비에서 열린 '9·4 1차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발표에 대해 "여전히 타당성은 없고 효과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직격하며 "지방이전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4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류장희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로비에서 열린 '9·4 1차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장관 임명등 여러 현안들을 보면 하나같이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방식이다. 그런 배분의 방식은 망가진 지지율을 결코 올릴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류 위원장은 "지방이전을 처음 얘기했던 2012년엔 서울을 금융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일관된 정책이 한순간에 무너져가고 있다"며 "그 손해는 국민과 주주와 노동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올해 배당액이 2조 원에 가깝다. 정부 배당 수익의 70%를 차지한다"며 "지방이전의 따른 손해와 비용은 누가 감당해야 하나. 객관적 지표를 나 몰라라 하고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는 걸 이대로 두고볼 수는 없다"고 총파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현 경남은행 지부 위원장은 정부의 지방이전 추진을 "마음대로 주사위를 던져서 건물을 옮기는 부루마블 게임"에 비유하며 "저주의 게임을 당장 멈추고 지역의 경기 침체와 소멸되는 인구들과 함께 싸우고 있는 지방은행과 지역금융을 먼저 챙기라"고 촉구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전문인력과 집적·협업 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강제 이전은 노동자의 삶을 흔들고 금융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수도권 집중을 얼마나 완화했고, 지역 경제에는 얼마나 많은 효과를 냈는지, 이전 기관의 인력 이탈과 정주 문제는 왜 개선되지 않는지 냉정하게 평가해 봐야 한다"며 "그 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다시 금융기관을 옮기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은 다른 산업보다 집적과 협업이 중요한 산업"이라며 "기업과 금융회사, 정책 금융기관과 감독기관, 전문 인력이 가까이 모여서 정보를 나누고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곧 집적 효과이고, 경쟁력인 것"이라고 했다.

금융노조는 이외에도 △주4.5일제 도입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을 반영한 임금인상(실질임금 삭감 금지)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부터 진행한 수십차례의 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 참여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요구안을 전면 거부했다"며 "임금 교섭에서 당초 8.0%였던 요구를 6.0%로 낮췄지만 사측은 실질임금 삭감과 다름없는 2.5%만을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 4.5일제를 통해 노동시간을 줄여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고, 그 성과를 청년채용 확대로 이어가야 한다"며 "인력은 줄고 노동강도는 높아지는데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지금의 구조를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노조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미스터리쇼핑과 불합리한 KPI, 총인건비제 개선 등을 요구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오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9·4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융노조는 자체 추산 2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