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받기 '하늘의 별따기'…카카오뱅크 새벽 6시 '오픈런'에도 허탕

카뱅, 당일 주담대 신청 오전 중 마감…"몇 초 만에 닫혔다" 인증도
높은 주택 매매 수요에도 여력은 없어…일찍 한도 소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카카오뱅크 오피스. 2022.2.22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카카오뱅크(323410)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청자가 몰리면서 다시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실수요자들의 대출 창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청은 당일 접수 물량이 오전 중 모두 소진되며 마감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에도 주담대 신청이 몰리며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 몇 달 동안은 접수 마감 시각이 오후로 늦춰지는 등 수요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다시 오전 중 마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전 6시 신규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몇 초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는 이용자들의 인증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에 대해 일별 접수 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접수 물량이 모두 차면 신규 신청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마감 시각이 오후에서 오전으로 앞당겨졌다는 것은 그만큼 하루 공급 물량이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가 인터넷은행으로의 수요 쏠림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매매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총량 관리 차원에서 주담대 공급을 조이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인터넷은행으로 실수요자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7로 전월보다 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21년 9월(128) 이후 4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617조 9411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 7955억원 증가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 공급을 더욱 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고, 다른 은행들도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과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대출 문턱을 높였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대출 공급이 줄면서 실수요자들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으로 몰리고 있지만, 인터넷은행 역시 공급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접수가 조기 마감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공급을 조절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인터넷은행은 전체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수요가 조금만 몰려도 '오픈런'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수요는 높지만 총량 관리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2분기 말 주담대 잔액은 14조 80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6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고,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3000억 원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에 대한 고객 관심은 높지만 신규 대출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총량 관리 범위 내에서 대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