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배구조법 개정' 속도전…CEO 연임·승계 절차 제도화(종합)
권대영 "지배구조법 만든지도 10년"…금감원 검사 반영해 '개정'
李 "돌아가며 CEO 해 먹어"…금융위 "개방·경쟁적 방안 마련"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지주 회사들의 CEO 연임 관행에 칼을 빼든 금융당국이 '지배구조법 개정'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그동안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해 금융사들의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법 개정을 통해 강제력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권 부위원장은 16일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배구조 선진화 TF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야 할 일이 많다. 지배구조법이 시행된 지도 10년이 됐다"며 "(지배구조 개선 내용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예정된 10시보다 30분 초과해 진행됐다. 다만 권 부위원장은 구체적인 TF 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의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은 "오는 3월까지 지배구조법 개정안 마련을 1차 목표로 잡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를 법 개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달 8대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관련 실제 운영 현황 전반에 대한 점검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TF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지주 CEO 연임 관행을 강하게 비판한 이후,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출범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똑같은 집단이 소위 '이너서클'을 만들어 돌아가면서 계속해 먹더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소위 관치금융 문제 때문에 지금 정부에서 개입, 직접 관여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하는데 한편으로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자기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며 "이것도 그냥 방치할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이날 권 부위원장도 TF 모두발언에서 은행지주회사의 경우 주인 없는 회사의 특성을 갖고 있어, 회장의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폐쇄성과 참호구축 문제에 대한 비판이 지속 제기돼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나눠 먹기식 지배구조에 안주함에 따라 영업행태도 예대마진 중심의 기존의 낡은 영업 관행을 답습하는 등 시대적, 국민적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개선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제고 △경영승계 과정의 문제점 해소 △성과 보수체계의 합리성 강화 △낡고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이다.
권 부위원장은 "CEO 선임 과정이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개방적·경쟁적인 승계 프로그램이 작동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사회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해 고유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CEO 연임과 관련해서는 주주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과보수체계와 관련해서는 "보수가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 기업가치와 연동되도록 설계하고, 과도하게 지급된 성과보수에 대해서는 환수하는 등 합리적인 보수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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