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에 'ELS 과징금' 선반영…KB·신한·하나 2500억~5000억원 규모
내달 15일 금감원 2차 제재심…최종 결론 장기화 전망
공정위 'LTV 담합' 과징금도 4분기 반영 가능성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권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을 4분기 실적에 선반영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과징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4분기부터 내년까지 분산 반영해야 실적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 등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전 통보받은 홍콩 ELS 과징금의 일부를 올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재무 담당 부서에서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라며 "과징금 통보액 가운데 얼마를 비용으로 반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천억 원대 과징금을 내년에 일괄 반영할 경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는 만큼, 4분기에 일정 금액을 먼저 반영한 뒤 추가 반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은행 관계자들과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달 15일로 예정된 2차 제재심에서도 결론 도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재심이 1분기까지 계속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조단위 과징금을 통보 받은 만큼 다퉈봐야하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다만 금감원이 5개 은행에 사전 통보한 총 2조 원 규모의 과징금이 상당 폭 감액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사후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의 50% 이내에서 감액이 가능하고, 사전 예방 노력 등 추가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75%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은행별 과징금 규모는 판매 금액에 따라 KB국민은행이 1조 원대, 신한·하나은행이 각각 3000억 원대,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2000억 원대와 1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또 다른 이슈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 역시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말 관련 심사를 진행했으나 아직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LTV 및 ELS 관련 과징금을 4분기에 인식할 경우 KB금융은 약 5000억 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약 2500억 원 수준을 손익에 반영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감독당국이 과징금 최종 확정 전 운영위험 위험가중자산(RWA) 반영을 유예할 경우, CET1 비율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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