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최장 20년' 시설자금대출 판매…기업대출 경쟁 불붙나
만기일시·원금균등 상환 등 14일부터 적용…시중은행 중 최장 만기
차주 상환부담 줄이며 부실 관리 효과…공격적 기업대출 영업 포석도
- 신병남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우리은행이 기업대출의 주요 용도 중 하나인 시설자금대출의 만기를 최대 20년으로 확대 취급한다. 어려운 경기 속 기업들의 상환부담을 완화하는 조치로, 올해 기업대출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설정한 만큼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려는 시도로도 분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시설자금대출의 약정기간과 관련한 개정 여신업무지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만기 일시상환의 경우 기간연장이 기존 최대 15년에서 20년으로 5년 더 늘어난다. 원금균등·불균등분할상환의 경우도 최장 15년에서 20년으로 확대된다.
기업대출은 크게 운전자금, 시설자금 용도로 나뉜다. 운전자금은 임금 또는 원자재 매입 등 경상적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위한 것이며, 시설자금은 생산설비를 구입하거나 공장, 설비 등을 구축하는 데 드는 용도다.
길어야 5년 이내인 운전자금과 달리 시설자금은 고정시설이 담보로 잡혀있어 대출 만기가 상대적으로 길다. 시중은행은 통상 대출 만기를 10~15년까지 운영하며, KB국민은행의 경우 담보비율이 80%인 우량담보에 한해 제한적으로 20년까지 허용 중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이러한 요건 없이도 시설자금은 최대 20년까지로 대출 만기를 늘려 취급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시중은행 가운데 최장 대출 만기 운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담보비율 등 특별한 제한조건이 없이 적용된다"며 "금리상승, 경기둔화 등 사업환경 악화에 따른 기업 상환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만기 일시상환과 원금균등·불균등분할상환 기간이 기존보다 5년 더 늘어나면 중소기업 차주가 자금을 융통하는 데 한층 수월해진다. 원금 상환이 미뤄지거나 원금을 나눠 갚아야 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매달 갚아야 할 이자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담보 설정으로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덜한 시설자금에만 만기를 늘리는 전략을 택한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분석된다.
은행 입장에서도 기업대출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 대출과 마찬가지로 만기가 연장되는 등 상환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장기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세워 기술개발과 신규투자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은행 대비 대출요건을 개선해 기업대출을 강화하려는 시도도 읽힌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올해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융자를 확대하는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발굴 및 마케팅 전담 조직인 '신성장기업영업본부'를 신설했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예년 수준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지 않으리라 전망되자 기업금융 강화하는 방향의 영업 전략을 고쳐 잡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기시설자금 대출이 다양한 상환 계획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니만큼 연체율 상승 우려가 적다고만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기업관리 등 추가적인 계획들이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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