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쇼호스트 유난희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걸을 것”

유난희 쇼호스트가 최근 CJ 오쇼핑과의 계약을 끝냈다. 사진=강고은 에디터, 뉴스1 DBⓒ News1

(서울=뉴스1) 황지혜 기자 = (인터뷰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N: 23년째 쇼호스트를 해온 만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겠다.

유: 시중에 알려진 너무나 유명한 ‘깨지지 않는 접시’ 사건.(웃음) 드라마 소스로도 쓰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2000년도로 기억하는데. 코렐제품을 방송하게 됐다. 코렐은 3중 강화 유리라 쉽게 깨지지 않는 게 포인트다. 슬로건도 ‘깨지지 않는 아름다움’ 아닌가. 게다가 고가다.

그런데 문득 “정말 깨지지 않을까”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송 중에 그릇을 바닥에 던졌다. 와, 깨지지 않더라. 주문은 순식간에 폭발했다. 역시, 하고 생각이 들었다. 이게 처음이었다. 그리고 다음 방송 때, 역시 깨지지 않았다. 주문도 많이 나갔다. 그러니까 PD가 너무 신나서 이제는 무조건 던져서 보여주자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옆에 나온 게스트하고 함께 접시를 하나, 둘, 셋 하고 던졌는데! 예상했던 대로다. 박살이 났다.

N: 방송사고 아닌가. 무척 놀랐겠다.

유: 주문전화가 순간 제로가 되고 정말이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런데 그 당시 내가 크리스털 반지를 끼고 있었다. 보석공부를 하고 있던 때다. 그때,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모든 유색 보석은 다이아몬드 칼로 커팅을 하게 돼있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무슨 칼로 자르냐면, 그것도 다이아몬드다. 강한 것과, 강한 것이 부딪혀서 깨지는 거다. 그게 문득 생각나는 거다.

임기응변이었다. 강한 것과 강한 것을 부딪혀 깨진다. 이건 삼중 강화 유린데, 둘다 세니 깨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설명하고 나니, 2500세트까지 매출이 오르더라. 다시 한 번 아는 것의 힘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사진=강고은 에디터, 뉴스1 DBⓒ News1

N: 연륜덕분 아니었을까. 그간 많은 경험을 해오며, 가슴에 품고 있는 좌우명 하나쯤 있을 것 같다.

유: 솔직히 특별한 좌우명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내 평소 신념이랄까. ‘생각하는 대로 된다’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생각하는 대로 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자가 평소 생활 철학이다. ‘짜증나, 짜증나’하면 짜증날 일이 더 생긴다. 마음먹는 것만큼, 된다고 믿기 때문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려 한다.

N: 직업상 자기관리에 철저할 것 같다. 평소 자신만의 자기관리 비법이 있나.

유: 관리라고 하면 민망하지만 피부 관리는 방송하는 사람이니까 또 지금 모델도 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하려고 한다. 보통 하시는 것들처럼 피부에 나쁜 것 안하려고 하고 종종 피부과 가고 술을 안 마신다. 좋은 제품 테스터도 해보고. 몸매 관리는 솔직히 말하면 쪘다 싶으면 굶는다. 먹으면서 살을 빼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허리에 군살이 쪘다 싶으면 스트레칭한다.

N: 쇼호스트의 아이템 구입은 어떠한가.

유: 나는 잡화, 패션 등 모든 아이템에 관심이 많다. 트렌디에도 관심 많고. 다른 브랜드 상품은 어떤 게 좋은지 보기도 하고, 나중에 방송할 때 경험한 것을 얘기하기도 좋으니까. 쇼핑을 많이 하는 편이다. 유행보다는 그때 그때 스타일을 맞춘다.

N: TV 출연을 꽤 많이 한 걸로 아는데. 방송 활동 계획은 없나.

유: 하고 싶은 것은 많다. 라디오가 제일 하고 싶다. 게스트라도 좋다(웃음) 예전에 SBS 러브 FM에서 낮 12시부터 2시까지 박해미씨가 방송했는데 지방 뮤지컬 일정 때문에 토요일이 빈 적 있었다. 그때 대타 DJ를 했었는데 한 번 하고 기회가 없었다(웃음). 아무래도 내 목소리가 그 시간대엔 잠을 유발해 맞지 않았나보다.(웃음) 밤에 하는 프로그램이면 괜찮을 것 같다.

N: ‘유난희쇼’ 마지막 방송이 끝났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유: 그 동안 끊임없이 ‘아웃풋’을 했으니까 이제는 ‘인풋’을 해야 될 것 같다. 3년동안 CJ에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처럼. 물론 쉬는 게 한 달이 될지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보고, 경험하고, 읽고 그야말로 재충전의 시간을 먼저 갖겠다.

나는 스스로 위기를 주지 않으면 일을 안 하는 사람이다. 지금 이 위기를 재충전으로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다. 위기가 기회 아닌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도전해보고 싶다. 쇼호스트계의 롤모델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말이다.

유난희 쇼호스트는 숙명여대를 졸업한 뒤 39쇼핑(현CJ오쇼핑) 쇼호스트 공채 1기로 발탁돼 우리나라 홈쇼핑 개국 방송을 진행했다. 최초 억대 연봉을 받으며 쇼호스트라는 직업을 대중에 알렸고, 솔직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최근까지 ‘유난희쇼’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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