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가요 쭉 이어지길" 이미자, 고별 무대 속 전한 진심 [N리뷰]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83)가 66년 가수 인생의 마지막 무대를 꾸미면서, 전통가요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부탁했다.

지난 26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첫째 날 공연이 열렸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이미자가 가수로서 오르는 사실상 마지막 무대다.

지난 1959년 '열아혼 순정'으로 데뷔해 66년 동안 '섬마을 선생님' '여로' '여자의 일생' '흑산도 아가씨' '동백아가씨'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매하면서 전통가요의 뿌리를 지켜온 이미자. 그의 마지막 무대를 위해 후배가수들도 나섰다. 바로 가수 주현미, 조항조, '미스트롯3' 진(眞) 정서주, '미스터트롯3' 진 김용빈이 함께 무대에 오른 것.

이에 대해 이날 공연의 진행을 맡은 황수경 아나운서는 "이미자 선생님께서 자신의 뒤를 이어 전통가요의 맥을 이어갈 후배가수들로 초대해 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주현미는 "정말 가슴이 떨린다"라며 "전통가요의 맥을 이어갈 후배 가수로 초대해 주셔서 더 가슴이 떨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항조 또한 "선생님의 마지막 공연일지 모른다 생각하니 슬펐다"라며 "저는 2등으로만 살았는데 저를 이렇게 1등처럼 만들어 주셔서 감사했다"라고 이미자의 마지막 무대에 함께 오르는 감상을 전했다.

이미자는 가수로서의 마지막 무대를 꾸미면서 후배들에게 전통가요의 맥을 계속해 이어가기를 당부했다. 이미자는 "전통가요를 잘 부를 수 있는 가수는 발라드나 가곡도 충분히 부를 수 있다"라며 "하지만 다른 (장르의) 가수들은 전통가요를 제대로 못 부른다고 자신할 수 있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전통가요를) 한 세대에만 물려주는 게 아니라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에 무대를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의미 속에서 이날의 공연은 이미자가 발표한 히트곡들인 '여자이기 때문에' '흑산도 아가씨' '여로' '황포돛대' '아네모네' '빙점' 등을 후배 가수들이 부르는 무대들로 채워졌다. 이미자 역시 '열아홉 순정' '황혼의 부르스' '동백아가씨' 등의 곡을 선보이면서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물했다.

또한 일제강점기부터 6·25 전쟁까지 굵직한 현대사 속에서 의미 있었던 전통가요들을 선곡해 '맥을 이음'이라는 공연명에 걸맞은 무대들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한편 66년 동안 이어온 가수로서의 무대를 떠나게 된 이미자는 은퇴를 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정리를 하자면 레코드 발매를 안 할 것이며 개인 콘서트는 못할 것 같다"라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제가 은퇴라는 말을 안 하는 이유는 훌륭한 후배 가수들이 많은데 옛날에 어떤 노래가 어떻게 불렸을지 조언해 주는 역할은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제가 TV에 조언을 해주기 위해 출연하면 '은퇴라는 말 해놓고 왜 나와?' 이럴 텐데, 그래서 은퇴라는 말은 하기 싫다"라고 전했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