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만 11명" 나훈아, 57년 가수 생활 마침표…가황은 끝까지 거침없었다

[N이슈]

가수 나훈아/ 사진제공=예소리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가수 나훈아(77)가 은퇴 콘서트 투어를 마무리하며 57년 동안의 가요계 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KSPO돔(옛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는 '나훈아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서울'의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지난 1968년 '내 사랑'으로 데뷔한 후 '사랑' '울긴 왜 울어' '잡초' '무시로' '고향역' '홍시' '고장난 벽시계' 등의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나훈아. 그는 800곡 이상을 작업했으며, 그중 히트곡만 100곡이 넘어 '가황'이라는 별칭까지 붙은 가요계의 전설 중 전설이었다.

그런 그가 은퇴 의사를 전한 건 지난해 2월이었다. 당시 그는 자필 편지로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따르겠다며 은퇴를 시사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인천 공연을 전국에서 은퇴 콘서트 투어를 진행했던 나훈아는 지난해 10월, 서울 공연 개최 소식을 알리면서 "처음 겪어보는 마지막 무대가 어떤 마음일지 기분은 어떨지 짐작하기 어려워도 늘 그랬듯이 신명 나게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하다"라고 은퇴를 공식화했다.

나훈아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는 은퇴 공연의 마지막 일정인 서울 콘서트를 KSPO돔에서 개최하고 총 7만 관객을 만났다.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나훈아는 57년을 걸어온 가요계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나훈아는 지난 11일 열린 서울 콘서트 이틀 차 공연에서 팬들에게 "오늘 저는 잘하겠다, 꼭 잘해야 한다"라며 "왜냐하면 저는 이 무대로 오늘 만난 여러분이 마지막이기 때문이다"라고 은퇴를 앞둔 마음을 전했다.

또한 그는 은퇴에 대해 "한번 말했으니 할 수 없다"라며 "사나이가 한 번 얘기했으니 끝이다"라고 못을 박았다.

가수 나훈아 /사진제공=예소리

나훈아는 이번 공연에서 자신이 걸어온 57년의 시간을 자신의 히트곡들로 정리했다. 특히 이런 가운데 나훈아는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의 얼굴을 전광판에 띄우며 "대통령이 열한 분이나 바뀌었는데 저는 아직 계속하고 있다"라고 그동안의 세월을 돌아보기도 했다.

57년의 가요계 생활 동안 나훈아를 상징하는 건 '야생성'과 '카리스마'였다. 특히 TV 및 언론에서의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신비주의로 나훈아는 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 2008년에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루머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바지를) 내려서 5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니면 믿으시겠습니까?"라고 발언한 것은 희대의 사건으로 남기도 했다.

나훈아는 이번 은퇴 공연에서는 정치권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나훈아는 "요즘 우리는 희한한 세상에 살고 있다"라며 "이쪽에서는 저 쪽보고 말한다, '그럼 너는 잘했나'라고 한다"라고 정치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묻고 싶다, 지금 정치하는 것들에게 '정말 너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하고 있는 건가'라고 묻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에게 "여러분 회초리를 드셔야 한다, 그리고 감추어야 한다, 누구를 팰지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라며 "그래야 국민을 우습게 알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탄핵정국을 언급하며 "지금은 싸우고 할 때가 아니라 국방을 튼튼하게 해야 하는 때"라며 "군인들이 잡혀가는 게 생방송으로 나오고, 군인이라는 게 질질 짜고 있더라.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국방을 맡기겠냐"라고 말했다.

57년 가수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도 나훈아는 늘 그랬듯 '파격'과 '야생성'으로 중무장한 '가황 나훈아' 그 자체였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