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미현의 방토크③]조영수 "연세대 공대 출신…작·편곡 모두 독학"

2018.2.8.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작곡가 조영수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2018.2.8.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작곡가 조영수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생명공학과를 전공한 평범한 학생은 2000년대 발라드 르네상스를 이끄는 유명 작곡가가 됐다. 음악을 업으로 삼고 싶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공대에 진학한 것. 결국 음악은 취미로만 가져야 했다. 이후 1996년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 팀을 결성해 '대학가요제'에 출전했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것이 작곡가 조영수(42)가 음악을 업으로 삼게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조영수는 엄청난 다작의 소유자다. 히트곡 비율도 상당하다. 2003년 본격적으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해 SG워너비, 씨야, 이기찬, 다비치, 박정현, 홍진영 등과 작업해 셀 수 없이 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대표적으로는 SG워너비의 '내사람' '라라라' '광' '사랑했어요'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산다는 건' 이수영의 '이 죽일 놈의 사랑' 씨야의 '여인의 향기' '미워요' 이기찬의 '미인' 등이 있다.

조영수는 정통 발라드를 '잘' 만드는 작곡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 덕에 2000년대 많은 발라드 가수들이 조영수에게 곡을 의뢰했고 그는 밤낮 없이 작업실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 덕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저작권료 수입 1위, 2016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선정 대중음악 작곡과 편곡 부문 저작권료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조영수는 최근 홍진영의 곡 '잘가라'를 작곡한 것은 물론이고 성황리에 마무리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시상식 음악감독을 맡아 계속해서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최근 조영수의 작업실을 찾았다. 벨을 누르니 낯선이가 환하게 맞았다. 무려 20kg을 감량한 조영수 작곡가였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졌다는 그는 최근 몇년간 술과 담배를 모두 끊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그는 "예전에는 귀엽다는 소리도 조금 들었는데, 오히려 인기가 떨어졌어요"라며 웃었다.

2018.2.8.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작곡가 조영수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황미현의 방토크②]조영수 "작곡가가 제작하면 망한다? BTS·마마무로 희망"에 이어.

-1996년에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4인조로 결성해 대학가요제에 나갔다. 내가 메인 보컬은 아니었고 그때도 작곡을 했다. 노래는 했지만 그때도 가수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곡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그때도 팀의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로 무대에 오른 것이다. 내가 가창한 것이 있긴하다. OST 몇 개와 2007년 올스타 앨범에 한 두 곡씩 부르는 정도였다."

-음악은 언제부터 한 것인가.

"피아노를 배운 것은 9살이다. 그러나 대학은 공대로 진학했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출신인데, 원래는 음대에 가고 싶었으나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 음악이 업이 되는 것이 싫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학창시절에는 취미로만 음악을 했다. 고등학교때 '별밤' 라디오 뽐내기 대회에서 보이스맨 노래를 하고 1등한 적은 있지만 음악을 내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감히 꿈도 못꿨다. 그때 당시만 해도 주변에 음악을 전문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2학년때 대학가요제에 나가서 대상을 받았다. 이후 자연스러베 주변 음악인들을 알게됐다. TV에서나 보던 박진영, 김형석을 사석에서 보게 됐고 가요계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음악계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왔다. 그 당시 김형석을 직접 본게 컸다.(웃음)"

2018.2.8.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작곡가 조영수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전문적으로 작곡을 배운 것은 아닌데, 저작권료 1위 작곡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

"가요 편곡이나 작곡 등은 모두 독학했다. 의외로 작곡가들 중에는 음악 전공자가 별로 없다. 가요라는 특성인 것 같다. 노래에 전문적인 평가를 매길 수는 없지 않나. 감성이 더 중요하다. 절대적인 어떤 지식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말이다. 가수들도 누가 더 노래를 잘하냐에 따라서 인기를 많이 받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음악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도 작곡가로 잘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것 같다."

-최근 작품 중에는 홍진영의 '잘가라'가 또 한번 성공을 거뒀다. 작업은 어땠나.

"정말 잘 맞는다. 홍진영이 워낙에 사람들에게 잘 맞추는 성격이다. 나도 낯을 많이 가리는데 홍진영은 정말 편하다. '잘가라'를 만들기 위해 회의를 할 때 홍진영이 EDM스럽게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러나 이미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바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사실 홍진영도 곡을 쓰는 가수이기 때문에 이번 앨범 타이틀 곡을 나에게 의뢰할줄은 몰랐다. 홍진영이 '중이 제 머리는 못 깎는다'면서 나에게 곡을 의뢰했을 때 고마웠다. 일단 나를 믿어줬다는 사실이 감동이었다."

2018.2.8.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작곡가 조영수 인터뷰 ⓒ News1 강고은 에디터

-올해 각오가 있다면.

"건강도 회복했기 때문에 이제는 일을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신기하게도 몸이 회복하고 나니 많은 가수들이 곡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또 한번 박차를 가해 곡을 써보려고 한다. 예전만큼 몰아서 쓰는 것에는 무리가 있겠지만(웃음)."

-작곡가로서 이루고 싶은 것은.

"장기적으로는 대중가요 뿐 아니라 영화 음악이나 뮤지컬 등을 해보고 싶다. 더 욕심을 부리면 그쪽에서도 어느정도 좋은 음악을 남길 수 있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 영화 음악계에서."

-영화 음악을 하고 싶은 이유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느낀바로는 가요와 많이 다르다. 가요는 짧은 시간안에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스트레스이면서도 매력인 부분이다. 영화음악이나 뮤지컬은 순수음악에 가깝고 음악만으로 더 승부를 볼 수 있다. 좋은 음악만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가수의 인기나 트렌드를 배제하고 음악만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을 믿고 가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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