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노래방 애창곡 '청소', 더 레이를 기억하시나요(인터뷰/MV첨부)
- 이경남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이경남 기자 = "9년째 노래방 애창곡? 제 이름과 얼굴은 모르고 노래만 아는 게 서운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는 몰랐어요. 그게 가수로서 더 명예로운 일이라는 걸요."
더 레이.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그의 데뷔곡 '청소'는 '노래 좀 한다'는 남자들이 마이크를 잡으면 꼭 부르는 노래 중 하나다. 지금도 노래방 애창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한때 오디션 금지곡으로 선정될 정도였다.
호랑이가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가수는 노래를 남긴다. 하지만 더 레이는 자신의 노래만 알아주는 현실에 더 움츠러들 때도 있었다고.
"누군가를 만나 나를 소개하는 순간이 싫었어요. 가수라고 말하기가 애매했거든요. 주변에서 '청소'를 부른 가수라고 하면 그때야 사람들이 놀라는데 그런 상황이 민망했어요. 나를 기억해주기를 원했는데 노래만 안다고 하니까 섭섭하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지금은 알아요. 그게 가수로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 걸요."
2006년 '청소'로 데뷔한 더 레이는 당시 라디오와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만 얼굴을 비추는 신비주의 콘셉트로 활동했다. 흑인 소울이 충만한 특유의 가창력과 창법으로 주목을 받으며 가수로서 입지를 다지는 듯했으나, 소속사 이적 후 본의 아니게 방치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후 청소 작곡가와 레이블을 만들어 꾸준히 앨범을 발표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홍보를 안 하니까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군대에 갔어요. 군대에서 틈틈이 곡 작업을 했어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생각으로 다양한 장르의 곡을 썼어요. 지금까지 써둔 게 50곡이 넘어요. 빨리 내가 쓴 노래를 직접 부르고 싶고, 또 기회가 된다면 다른 가수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더 레이는 전역 후 김종서, 임창정, 아이돌그룹 유키스와 라붐이 소속된 NH미디어와 계약을 맺었다. 새롭게 둥지를 튼 회사에서 발표한 곡이 지금 활동 중인 '고백송'이다. '고백송'은 업타운 정연준의 자작곡으로 군 전역 후 더욱 깊어진 더 레이의 감성을 풍부하게 담았다.
"지인 소개로 정연준 작곡가를 알게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업타운의 노래를 좋아했고, 존경했던 분이었는데 함께 작업을 한다니 꿈만 같았죠. 지금은 선배보다 친형 같은 존재예요. 음악적으로 꾸준히 교류하고 있어요."
더 레이는 '고백송'으로 9년 만에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음악 방송은 물론, 라디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제2의 '청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제 '더 레이'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안 하던 걸 하니까 피곤하지만 살아있는 걸 느껴요. 바쁘게 지내는 게 행복해요. 앞으로 더 이런 기회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곡을 써둔 거 팬들한테도 들려드리고 싶어요."
전공인 바이올린을 내려놓고 마이크를 잡았던 순간부터 더 레이의 꿈은 하나였다. 평생 가수로서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쉬지 않고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고 싶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좋지만 저는 앞으로 '노래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노래 잘하는 게 아니라, 가창력을 떠나 노래를 특별한 기교 없이 목소리만으로 노래 가사의 속 이야기를 전달하고 대중들과 교감할 수 있는 보이스를 가진 가수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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