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유해진·변요한·설경구 4파전…추석 흥행 왕관은 누구에게 [N초점]

최민식(왼쪽부터) 유해진 변요한 설경구 / 뉴스1 DB
최민식(왼쪽부터) 유해진 변요한 설경구 / 뉴스1 DB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오랜만에 추석 극장가에 제대로 된 흥행 대전이 펼쳐진다. 올해 두 번째 1000만에 등극한 영화 '오디세이'가 장기 흥행 중인 가운데 최민식의 '인턴', 유해진의 '암살자(들)', 변요한의 '타짜: 벨제붑의 노래', 설경구의 '가능한 사랑'이 차례로 출격한다. 각기 다른 장르와 강점을 앞세운 한국 영화 세 편이 명절 관객을 두고 맞붙으면서 올 추석 흥행 왕관의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영화 '인턴' 포스터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는 작품은 오는 16일 개봉하는 '인턴'(감독 김도영)이다. 2015년 개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창업 3년 만에 패션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워커홀릭 CEO 선우(한소희 분)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의 큰 틀과 설정은 계승하되 한국적인 정서를 더한 오피스 휴먼 드라마다.

'인턴'의 강점은 추석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특히 최민식이 오랜만에 힘을 뺀 연기로 돌아와 세대를 아우르는 '좋은 어른' 기호를 그려내고, 한소희가 일상에 과부하가 걸린 CEO 선우로 호흡을 맞춘다. 원작 자체가 국내에서도 익숙한 작품인 만큼, 높은 인지도 역시 흥행에 유리한 요소다. 다만 잘 알려진 원작을 다시 만든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얼마나 새로운 매력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본격적인 승부는 추석 연휴를 앞둔 23일 벌어진다. 이날 '암살자(들)'(감독 허진호)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가 나란히 개봉해 정면 대결을 펼친다. 특히 두 작품 모두 한국 영화의 흥행 문법에 익숙한 제작진과 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데다, 각각 실화 기반 미스터리 추적극과 범죄 오락물이라는 뚜렷한 장르적 색깔을 갖췄다는 점에서 이번 추석 극장가의 가장 치열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암살자(들)'은 실화 소재와 탄탄한 제작진, 배우진을 앞세운다. 1974년 8월 15일 영부인 저격 사건을 모티프로, 사건 현장을 직접 목격한 형사 철구(유해진 분)와 진실을 추적하는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분),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 분)의 시선으로 사건의 이면을 좇는다. '서울의 봄'(2023) '남산의 부장들'(2020) '내부자들'(2015)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선보인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와 허진호 감독이 손을 잡았다.

최근 언론시사회 이후 현재까지 공개된 반응에서는 '암살자(들)'이 한발 앞서는 분위기다.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의 장르적 재미와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다룬 연출, 의문 앞에서 질문을 멈추지 않는 울림이 강점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12세 이상 관람가인 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묵직한 이야기와 믿고 보는 유해진·박해일, 한류스타 이민호라는 배우 조합은 명절 젊은 층부터 중장년 관객까지 폭넓게 끌어들일 수 있는 카드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포스터

이에 맞서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프랜차이즈 자체가 가장 강력한 무기다. 2006년 '타짜'를 시작으로 '타짜: 신의 손'(2014), '타짜: 원 아이드 잭'(2019)까지 이어져 온 시리즈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더욱이 역대 '타짜' 시리즈가 모두 추석 시즌에 관객들과 만났던 만큼 '추석엔 타짜'라는 익숙한 공식도 갖고 있다.

이번에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한 장태영(변요한 분)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동명의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승부를 벌인다. 원작 팬들이 가장 극찬한 4부 '벨제붑의 노래'를 영화화한 것으로, 한국과 일본, 베트남까지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해외로 무대를 확장했다. 특히 실제 프로 포커 플레이어의 자문 아래 홀덤 게임을 설계하는 등 도박판의 리얼리티에도 공을 들였다.

변요한과 노재원의 대결 역시 핵심이다. 화려한 기술을 앞세운 도박 자체보다 오랜 친구였던 장태영과 박태영의 관계가 질투와 열등감, 배신을 거쳐 무너지는 과정에 무게를 실었다. 시사회 이후에도 두 배우의 연기와 심리전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가족 단위 관객이 많은 추석 시장에서 관객층을 넓히는 데 제약이 될 수 있다. 다만 성인 관객을 타깃으로 한 범죄 오락물인 만큼, '타짜' 특유의 장르적 매력을 보다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포스터

여기에 또 하나의 굵직한 작품이 가세한다.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가능한 사랑'이다.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남편 등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가 만나면서 드러나는 욕망과 관계를 그린 작품으로,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한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의 첫 번째 넷플릭스 영화로, 오는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이달 23일부터 극장에서도 일정 기간 상영할 예정이다.

개봉을 앞두고 굵직한 수상 소식도 전해졌다. '가능한 사랑'은 13일 오전(한국 시각) 열린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다음 권위의 은사자상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이 영화는 토론토 및 뉴욕영화제까지 초청되며 해외 영화제에서 잇달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작품성과 배우들의 이름값에서는 가장 묵직한 카드다. 다만 대중적 오락성을 앞세운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와는 결이 다른 만큼, 실제 해외 영화제에서 확인한 작품성이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으로도 이어질지 더욱 주목된다.

초반 예매율에서는 '인턴'과 '암살자(들)'이 개봉 전부터 치열한 예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13일 오전 11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인턴'과 '암살자(들)'은 나란히 예매율 12.1%를 기록하며 각각 전체 2위와 3위에 올랐다. 예매 관객 수도 '인턴'이 6만212명, '암살자(들)'이 6만143명으로 불과 69명 차이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도 예매율 7.5%로 4위에 올라섰다. 다만 현재 예매율 1위는 34.8%의 '오디세이'로, 1000만 돌파 이후에도 17만2579명의 예매 관객을 확보하며 여전히 큰 격차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개봉 전부터 순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어떤 신작이 장기 흥행 중인 '오디세이'를 넘어 추석 극장가의 새로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