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점이 2000만?…'호프' 나홍진 감독, 속 시원히 밝히다 [칸 인터뷰]
- 정유진 기자

(칸=뉴스1) 정유진 기자 =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대된 영화 '호프'의 공식 상영회를 마친 다음 날인 18일, 인터뷰를 통해 나홍진 감독을 만났다. 소감을 묻는 말에 나 감독은 "자기 작품을 보면 만족스러운 부분보다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더 많이 보이는 법"이라며 완벽주의자 다운 답변을 내놨다. 현재 그는 서울에 있는 제작진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두 달 뒤에 진행될 '호프'의 개봉을 준비 중이다.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그는 10년 만에 칸의 레드카펫을 밟고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한 소감 등을 묻자 "다 까먹었다, 여기에 왔던 기억도, 뭘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작을 내놓는 데 10년이나 걸린 이유는 뭘까. 나 감독은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게다가 '호프'를 준비하면서는 쉰 적이 없지만, 워낙 준비가 많이 필요한 영화라 기간이 하염없이 길어졌다.
'호프'는 지난 17일 오후 9시 30분(현지 시각, 한국 시각 18일 오전 4시 30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 내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열었다. 이날 관객들은 약 7분간의 기립 박수로 영화에 반응했다. 러닝 타임이 무려 2시간 40분인 이 영화는 크리처물과 액션, 스릴러, 코미디가 혼합된 작품으로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중 가장 독특한 작품이자 화제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톱배우 조인성과 정호연도 출연한다.
공개된 영화는 무엇보다 스펙터클한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일각에서는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같다'거나 '매드맥스: 분노의 질주' 같다'는 평이 나왔다. 나홍진 감독은 예상보다 액션의 비중이 큰 것 같다는 말에 "장르는 스릴러다, 그런데 액션이라고 다들 부르니 액션일 것이다, 장르라는 게 편하게 구분을 하기 위해 붙인 거다, 여러분이 액션이라 불러주시면 액션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마이클 패스벤더가 외계인으로 등장한다고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실제 두 사람은 영화 속에서 각각 외계인 황후인 조르와 외계 행성의 전사 마베이요를 연기했다. 외계인으로 등장한 만큼, 두 배우는 CG로 외계인의 외양을 입히고 처음으로 모션 캡처 연기를 선보였다.
"캐스팅된 분들이 흔쾌히 다들 승낙해 주셨어요. 마이클도 줌 미팅하다가 '그럼 할게' 하면서 해주시고. 놀랄 정도로 쉽게 승낙을 받아냈죠. 마이클은 어른스럽고 프로페셔널하고 알리시아는 저에게 굉장히 잔소리를 많이 했어요. 시나리오 리딩을 하면서 '영문을 이렇게 번역하면 어떡하느냐'고 했었죠. 잔소리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무서웠습니다.(웃음)"
'호프'는 일각에서 손익분기점이 2000만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높은 제작비가 책정된 작품이기에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홍진 감독은 "그 돈이면 스튜디오를 사겠다"며 손익분기점이 그 정도로 높게 책정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손익분기점에 대해서 산출해 본 바는 없지만 절대 그 정도는 아니에요. 언론에서 말씀하시는 금액을 저도 몇 번 접해봤는데 그 숫자에 다다르지 않아요."
영화는 3부작으로 기획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실제 '호프'의 엔딩은 뒷편을 예고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역시나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나홍진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끼리 장난으로 얘기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3부작이라는 얘기는 누구에게도 드린 적이 없어요. 영화에 들어가면서 이게 3부작이 될 수도 있고, 2부작이 될 수도 있고, 이걸로 끝낼 수도 있다고 얘기했었죠. 파트1과 파트2로 알고 계신 분도 있는데 그건 콘티가 두꺼워서 그런 거 같아요. 사실은 솔직히 너무 오래전, 10년 전 일이라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제 말이 맞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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