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팝의 황제 '마이클', 명곡만으로도 강력하다 [시네마 프리뷰]
13일 개봉 '마이클' 리뷰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빌리 진', '비트 잇', 문워크,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마이클 잭슨이 대중음악사에 남긴 족적은 어마어마하다. '팝의 황제'(King of Pop)가 그를 대표하는 유일무이한 수식어가 된 이유다.
이러한 마이클 잭슨의 삶이 영화화됐다. 영화 '마이클'은 타고난 음악적 천재성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마이클 잭슨이 팝의 황제가 되기까지, 세기를 뒤흔든 전설적인 음악과 전율의 무대를 담아낸 작품이다.
오는 13일 국내 개봉하는 '마이클'(감독 안톤 후쿠아)에는 잭슨파이브로 시작해 최고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스릴러'(1982) 발매와 '배드'(1987) 월드 투어에 나선 마이클 잭슨의 황금기를 조명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로 신드롬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 제작자 그레이엄 킹이 참여했으며, 특히 마이클의 친조카 자파 잭슨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음악적 재능을 발휘한 마이클 잭슨(자파 잭슨 분)이 불과 10세 나이에 잭슨 파이브 보컬로 나선 모습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아버지 조 잭슨(콜맨 도밍고 분)은 성공을 위해 아이들을 가혹하게 통제하고 마이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지역 쇼와 술집 등에서 공연하며 인지도를 얻은 이들은 흑인음악계 전설적 레이블인 모타운의 눈에 띄어 계약을 체결한다. 'ABC', '아일 비 데어' 등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장식한 잭슨 파이브는 엄청난 부를 거머쥐고,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재능을 보인 마이클은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솔로 가수로서의 독립을 꿈꾼다.
이후 마이클은 전설적인 프로듀서 퀸시 존스와 손잡고 1979년 정규 5집 '오프 더 월', 1982년 정규 6집 '스릴러', 1987년 정규 7집 '배드'를 연달아 메가 히트시키며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된다. 그러나 조 잭슨은 마이클 몰래 잭슨 파이브 투어와 광고 계약을 독단적으로 체결하고, 결국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를 수용한 마이클은 광고 촬영 도중 화상을 입고 두피가 손상되는 큰 사고를 당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조 잭슨은 아들의 건강보다 투어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어렵사리 무대에 오른 마이클은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다.
영화는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잭슨'을 떼고 싶었지만, 끝내 가족을 떼어놓을 수 없는 마이클의 고뇌를 보여준다. 음악적 활약상과 완벽주의적 성향은 물론, 학대받던 유년 시절의 상처로 생긴 '피터팬 신드롬'과 네버랜드에 대한 집착, 기이하게 비쳤던 동물 사육과 장난감 수집 등 그의 사적인 이면도 비춘다. 다만 이러한 서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파편화된 과거를 투박하게 이어 붙인 인상을 준다. 새 음반을 위해 고뇌하는 과정은 지나치게 단순화됐고, 아버지를 평면적인 악인으로 묘사하는 방식은 오히려 주인공 마이클의 내면적 깊이를 조명하는 데 방해가 된다.
물론 이는 생전 마이클을 둘러싼 논란이 영향을 미친 탓으로 보인다. 영화 초기 버전에서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던 시절이 담겼으나, 영화·TV 등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과거 합의 사항이 확인돼 해당 분량을 통편집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영화적 만듦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지라도, 한 시대를 풍미한 명곡이 가진 강력한 힘이 '마이클'을 견인한다. 잭슨 파이브 시절의 'ABC', '아일 비 데어' '네버 캔 세이 굿바이'는 물론, '비트 잇' '스릴러' '빌리 진' '돈트 스탑 틸 유 겟 이너프' '휴먼 내이처' '배드' 등 마이클의 세계적인 히트곡 무대를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비좁은 집에서 시작한 마이클이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서기까지의 여정을 황홀하게 구현해 내며 관객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든다.
마이클 잭슨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오브제도 고스란히 담겼다. 반짝이는 흰 양말, '스릴러' 뮤직비디오 속 붉은 재킷, 로퍼와 군복 같은 화려한 의상 등이 자연스레 마이클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이를 완성한 결정적인 요소는 단연 친조카 자파다. 삼촌을 꼭 닮은 자파 잭슨은 삼촌의 생전 모습을 단순히 흉내 내기보다는 2년간의 혹독한 연습 끝에 마이클 특유의 '발끝'과 미성, 발성법까지 체득해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누구나 아는 세계적 팝스타의 삶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동시에 상징적인 음악까지 담아내야 하는 일이 절대 쉽지는 않다. '마이클'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지언정, 적어도 '음악의 힘'이라는 확실한 토끼 한 마리는 잡아낸 듯하다. 이것이 바로 마이클 잭슨이 남긴 위대한 음악의 힘일 것이다. 상영 시간 127분.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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