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화, 올해는 칸 영화제 갈까…'호프'·'도라' 등 이목 집중 [N초점]

나홍진, 연상호, 정주리 감독(왼쪽부터) /뉴스1 DB
나홍진, 연상호, 정주리 감독(왼쪽부터) /뉴스1 DB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이번에는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까. 오는 5월 열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의 한국 영화 초청 여부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다.

지난해 열린 제78회 칸 영화제 공식 섹션에는 힌국 장편 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출품할 수 있는 작품 수가 많지 않은 점에서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초청받을 가능성이 높은 몇몇 기대작이 있다.

영화 전문 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터는 최근 올해 칸 영화제 초청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을 조명한 기사에서 한국 영화로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 정주리 감독의 '도라', 연상호 감독의 '실낙원'을 언급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SF와 액션, 스릴러 장르를 아우르는 이 영화는 조인성을 비롯해 황정민, 정호연 등 우리나라 배우들과 함께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글로벌한 작품이다. 배급은 국내 배급사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호프' 포스터

'추격자'(2008)와 '곡성'(2016)으로 이미 두 차례나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던 나홍진 감독은 칸 영화제가 주목하는 한국의 '차세대 거장' 중 한 명이다.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나 감독이 무려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호프'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호프'는 우리나라 영화로는 사상 최고 규모인 약 700억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데다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연상호 감독은 나홍진 감독만큼이나 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작으로도 유명한 연 감독은 올해 두 편의 작품으로 언급되고 있다. '실낙원'과 '군체'다. '실낙원'은 CJ ENM에서, '군체'는 쇼박스에서 배급을 담당한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CJ ENM이 '실낙원'을 주요 유럽 영화제의 경쟁작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연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군체'의 초청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군체'는 칸 영화제가 열리는 5월에 개봉을 예정하고 있으며 연 감독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부산행'(2016)을 떠올리게 하는 좀비 액션 영화다.

'실낙원'은 9년 전 의문의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서스펜스다. 배우 김현주와 배현성이 주연을 맡았으며, 지난해 개봉한 '얼굴'처럼 적은 예산으로 완성한 실험적인 작품이다. 제작비는 3억에서 5원 정도로 추정된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전지현과 구교환과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했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외에도 '돼지의 왕'(2012)이 병행섹션인 감독주간에, 영화제가 열리지 않은 2020년 '반도'로 '칸 2020 라벨'에 선정된 바 있다. 만약 두 영화 중 한 편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는다면, 10년 만에 칸 영화제 공식 레드카펫에 서는 영예를 안는다.

'도희야'(2014)로 주목할 만한 시선, '다음 소희'(2022)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던 정주리 감독 역시 칸이 사랑하는 한국의 젊은 감독 중 한 명이다. 정 감독의 신작 '도라'는 바닷가 마을 배경으로 신체적, 정신적 아픔을 갖고 있는 한 소녀가 또 다른 여성을 만나면서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걸그룹 위키미키의 멤버 김도연과 일본 유명 연기파 배우 안도 사쿠라가 캐스팅돼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프랑스의 아르테 시네마(ARTE Cinéma)가 제작지원을 맡은 다국적 프로젝트다.

그밖에 의외의 초청작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과거 홍상수 감독의 신작들은 관련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칸 영화제 초청작으로 자주 이름을 올렸고,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는 예상 못 한 한국 상업 영화들이 상영작으로 채택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오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칸 일대에서 개최된다. 공식 초청작 발표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9일 오후(현지 시각 9일 오전)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는 우리나라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