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퀸 도전 김혜윤·스크린 첫 주연 이종원…'살목지' 가능성과 한계 [N초점]

영화 '살목지' 스틸
영화 '살목지'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김혜윤과 이종원이 나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혜윤은 첫 호러 장르에 도전하며 '호러퀸' 변신을 꾀했고, 이종원은 첫 상업영화 주연으로 스크린에서의 존재감을 시험대에 올렸다. 두 배우 모두 '살목지'를 통해 필모그래피 확장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에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4월 8일 개봉하는 '살목지'(감독 이상민)는 괴담이 깃든 저수지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공포 영화다. 김혜윤은 로드뷰 재촬영을 위해 촬영팀을 이끄는 PD 수인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고, 이종원은 뒤늦게 합류하는 PD이자 수인의 전 연인 기태로 등장해 서사의 한 축을 담당한다.

김혜윤은 그간 드라마 'SKY 캐슬'(2018) '어쩌다 발견한 하루'(2019) '선재 업고 튀어'(2024) 등 대표작을 통해 밝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부터 깊은 감정선을 끌어가는 연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왔다. 영화 '불도저를 탄 소녀'로는 제43회 청룡영화상과 제58회 대종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스크린에서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살목지'에서는 리더십을 지닌 PD이자 점차 공포를 마주하며 감정적 균열을 드러내는 인물을 통해 기존 이미지와는 결이 다른 얼굴을 꺼내 든다.

이종원 역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2021) 이후 '금수저'(2022) '밤에 피는 꽃'(2024) '취하는 로맨스'(2024) 등을 통해 차세대 주연 배우로 입지를 다져왔다. 다만 스크린에서는 아직 뚜렷한 대표작이 없는 만큼, '살목지'는 그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극 중 기태는 중반 이후 등장, 수인과 팀원들의 점차 고조되는 공포 속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인물로, 이종원은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며 서사를 이어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영화 '살목지' 스틸

두 배우 모두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해 온 만큼,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얼굴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기존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이 아닌, 공포 장르 안에서 새로운 결을 시도했다는 점은 이 작품의 분명한 강점이다. 또한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변화가 배우들의 연기력을 통해 설득력을 쌓는 만큼, 이들의 열연 또한 영화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된다.

다만 배우들의 호연과 별개로,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살목지'는 금기된 공간에 진입한 인물들이 기이한 현상에 휘말린다는 익숙한 공포 장르의 구조를 따른다. 초반부는 저수지라는 공간이 주는 폐쇄성과 불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긴장감을 형성하지만, 공포 영화의 익숙하면서도 전형적인 전개와 구성을 따른다는 점, 공포의 실체를 지나치게 형상화하는 것으로 외려 흐름을 깨뜨리고 몰입 방해를 물러온다는 점 등으로 완성도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특히 살목지에 얽힌 미스터리를 두 인물이 풀어가는 과정과 혼란스러운 결말은 의도적으로 해석을 맡기는 모호한 형식을 취하면서 초반에 쌓아 올린 공포감마저 힘을 잃는다.결과적으로 배우들의 새로운 도전은 인상적이지만, 이를 받쳐줄 서사의 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살목지'의 승부수가 된 두 배우의 활약이 온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로 남는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하고 스크린에서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점은 고무적인 성과로 다가온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