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개봉 '휴민트', 뜻밖의 '멜로'로 남녀 관객 동시에 끌어들이나

[N이슈]

'휴민트'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뜻밖의 '멜로'는 영화를 흥행 길로 인도할까.

류승완 감독의 신작 '휴민트'가 11일 개봉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팬데믹 이후 '모가디슈'(2021)와 '밀수'(2023) '베테랑2'(2024) 등을 차례로 선보여온 류승완 감독은 세 번째 함께 작품을 찍은 조인성을 비롯해 대세 박정민과 약 1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신세경, 연기파 배우 박해준 등을 이번 신작에 캐스팅,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개봉을 앞두고 언론배급시사회 등을 통해 먼저 공개된 '휴민트'는 의외의 지점에서 화제가 됐다. '액션' 장르'라고만 소개된 영화에 예상 못 한 멜로 장르가 내재돼 있었던 것. 극 중 북한의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을 연기한 박정민과 북한 식당 종업원이자 휴민트인 채선화를 연기한 신세경은 흔한 키스 장면 하나 없이 애절한 멜로를 보여주는데,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시너지를 내 여운 깊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류승완 감독이 멜로를 보여주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휴민트'와 세계관을 느슨하게 공유하고 있는 영화 '베를린'(2013)에서 부부였던 하정우, 전지현이 보여준 애틋한 관계성 정도가 그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멜로 감성의 거의 전부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국정원 요원 조과장(조인성 분)이 끌고 가는 첩보 액션 장르만큼이나, 박건, 채선화의 멜로가 도드라진다.

박건과 채선화의 '구출 서사'는 다소 클래식한 플롯이라 자칫하면 진부하고 낡은 느낌을 줄 수도 있었지만, '휴민트'는 그런 느낌을 피해 갔다. 이는 영리한 연출 덕이다. 류 감독은 '휴민트'의 초반, 영화가 보여줄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첩보 액션에 치중한다. 그러다 중반부 이후부터 절절한 감정이 터져 나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완벽한 완급조절 덕에 '휴민트'는 액션도 멜로도 다 살아있는 영화로 완성될 수 있었다.

'휴민트'의 멜로는 감성을 잘 살렸을 뿐 아니라 시기적인 면에서도 시의적절해 관객들의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의 멜로 담당인 배우 박정민 덕분이다. 박정민은 지난해 말 청룡영화상 축하 무대에서 가수 화사의 '굿 굿바이'에 맞춰 로맨틱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두 사람이 보여준 축하 무대는 그해 시상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순간으로 남았고, 다수의 패러디 영상을 양산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렇지 않아도 '굿 굿바이' 이후 '박정민의 멜로'를 바랐던 관객들에게 이번 영화 '휴민트'는 아주 적절한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의도된 바는 아니나 박정민으로서는 '물 들어온 김에 노 젓게 된' 결과물이다.

액션과 멜로가 고루 분배된 '휴민트'는 설 연휴, 성별을 막론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봉 당일인 이날 '휴민트'의 예매율은 38.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예매 관객수는 18만 8785명이다.

류승완 감독은 팬데믹 이후 극장의 위기 상황에서도 '모가디슈'로 361만명, '밀수'로 514만명, '베테랑2'로 75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남다른 흥행 감각을 보여준 바 있다. 그의 신작인 '휴민트'가 멜로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걸맞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흥행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