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연출작 '나는 너의 반려동물', QR코드로 본다 "나만의 방식"

영화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

구혜선/스테이지원엔터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겸 감독 구혜선이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 공개 기념 일문일답을 전했다.

10일 구혜선의 스물 두 번째 연출작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이 대중 앞에 첫선을 보이는 가운데, 소속사 스테이지원엔터는 구혜선의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은 구혜선이 일상을 함께 여행했던 반려동물 감자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사랑을 깨닫고, 이를 바탕으로 만든 시와 뉴에이지 음악을 담았다.

그뿐만 아니라, 구혜선은 이번 연출작을 통해 '포엠 무비'(POEMOVIE)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66분의 러닝 타임 동안 감각적인 영상 위에 직접 쓴 시들과 작곡한 뉴에이지를 덧입혀 작품의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이번 영화는 관람할 수 있는 온라인 링크를 QR 코드로 제작, 작품의 접근성과 휴대성을 높였다.

구혜선/스테이지원엔터 제공

-이하 구혜선 일문일답.

-2020년 봄부터 2024년 겨울까지, 4년간 작업한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이 공개됐다.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인 소감은.

▷정말 오랜만에 영화, 영화라고 하기에는 자전적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는 뉴에이지 피아노 콘서트인 작품을 만들었다. 21년 단편영화 '다크옐로우'를 마지막으로 5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되어서 너무 설렌다. 영상 작업을 하고 관객분들께 선보이는 시간이 사실 가장 떨리는 시간인 것 같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고 또 그걸 관객들이 봐주신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 더욱 기쁘다.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의 기획·제작 의도는.

▷이번 작품은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담게 됐다. 이 작품을 만들면서 '과연 어떤 작품으로 분류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제작하는 과정에서 저의 반려동물인 감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이 바뀌었고, 이후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로 영화의 방향이 스스로에게 돌아와서 '내가 너(감자)로 인해 존재했다'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감자'와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무지개다리로 먼저 떠나보낸 관객들을 위한 서정적인 피아노 콘서트가 되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담아 영상에 삽입된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들었다.

-작품 속에서 스스로를 인간이나 사람이 아닌 동물로 칭하기도 했다. 제목을 '구혜선의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_나는 너의 반려동물'로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나를 반려동물의 주인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 내 인생에 모든 일상이 반려동물 중심이었기 때문에 '사실 제가 개 집에 사는 것이지 내 집에 사는 건 아니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웃음) 그리고 우리가 함께 공존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반려동물이라는 것인데, 관점을 조금 바꿔 보면 나도 내 반려동물의 반려동물이기 때문에 '나는 너의 반려동물'이라고 제목을 만들게 됐다. 그리고 2019년에 '나는 너의 반려동물'이라는 시집을 출간한 적이 있다. 그때 많은 분이 이 제목에 공감해 주셔서 이번에도 같은 주제로 다시 뉴에이지 콘서트 영상을 만들게 됐다.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내 반려동물의 반려동물이다.

-감성적인 스토리텔링과 영상미, 서정적인 뉴에이지와 시의 구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포엠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장르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자면.

▷이번 영화가 '과연 서사를 갖춘 영화로서의 의미가 있느냐'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많이 질문을 했다. 단순히 콘서트 영상이라고 하기엔 내가 생각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철학을 담았고,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엔 장르적 요소가 좀 부족했다. 자전적 다큐멘터리로 보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장르를 구분하기가 어려운 콘텐츠다.

그런데 요즘은 누구나 영상 혹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콘텐츠 포화 시대다. 자극적인 요소들도 많이 존재하고. 그런 자극물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편하게 보실 수 있는 콘텐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새로운 장르를 만들자는 마음이 들었다. 시와 뉴에이지 음악이 버무려진 그런 영화를 그렇다면 그건 '포엠 무비'가 아닐지 생각했다. 포엠의 끝자리인 M과 무비의 앞자리 M이 결합되면서 포엠 무비(POEMOVIE)라는 장르를 만들게 된 거다.

-공개 방식 역시 기존작들과 차별점이 있었다. QR 코드를 통해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해당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먼저 배급할 영화관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와 만약 영화관에 개봉한다고 해도 관객들이 기대하는 보편적인 영화의 세계관은 아닐 거라는 불안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어떻게 관객들과 마주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수많은 고민을 했다. 2월 10일에 내가 발명한 헤어롤인 '쿠롤'을 정식 론칭 하게 됐다. 롤을 구매하신 분들께 QR 코드를 넣은 이미지 카드를 함께 드려 '휴대성과 동시에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 같은 콘텐츠를 드린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뻗어나갔다. 영화를 만드는 나의 정체성을 헤어롤에도 담고 싶었어요. 새로운 방식과 플랫폼에 대한 시도가 설령 성공할 보장이 없다 하여도, 제 헤어롤을 구매하시는 분들께 이 영화를 선물드리고 싶었다.

또한, 나만의 방식으로 영화를 배급할 수 있어서 좋았다. 헤어롤을 발명했을 때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영화 촬영 현장에서 늘 사용하는 언어가 '롤'(카메라), '액션'(연기)이거든. 그래서 롤이 영화의 롤과 굉장히 닮은 구석이 있었다. 움직이기 때문이다.

구혜선/스테이지원엔터 제공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가.

▷이번 작품은 '왜 내가 인간으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담은 것이기에 그것 자체로 의미가 된다. 또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 역시 큰 의미인 것 같다. 전에는 영화를 만들고 나면 결과에 집착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과정의 의미'가 있으므로 더욱 의미 깊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 저는 오랫동안 불면증을 앓았다. 그런데 음악을 만들 때 나의 반려동물이 잘 자는 것을 보면서 '내 음악이 참 졸린가보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나도 같이 녹음된 내 음악을 들으며 잠든 경험이 많다. 요즘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분들이 많지 않나. 이 피아노 뉴에이지 콘서트이자 포엠무비를 들으시면서 편안하게 주무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