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신작 호평부터 조진웅 은퇴까지…2025 '핫이슈'들 [2025 총결산-영화]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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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5년 영화계에도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천만 영화가 단 한 편도 나오지 않은, 그야말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영화계는 이 같은 사건·사고들로 인해 더 움츠러들었다. 배우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올해 초 가장 충격적인 뉴스였다. 연기파 배우 조진웅은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드러나 연예계를 은퇴했다. 지난 사건의 여파도 계속 이어졌다. 마약 파문으로 창고에 있었던 배우 유아인의 잔여 차기작들이 모두 개봉, 호평 속에 '악마의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여전히 국내 영화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거장 홍상수 감독은 불륜 상대인 배우 김민희와의 관계에서 득남, 늦깎이 아빠가 돼 화제를 모았다. 좋은 소식들도 있었다. 배우 현빈과 손예진 부부는 청룡영화상에서 나란히 남녀주연상을 꿰차 이례적인 '투 샷'을 남겼고, 오랜 연인인 김우빈과 신민아는 결혼식을 올려 많은 축하를 받았다.

고(故) 김새론 / 뉴스1 DBⓒ News1

◇ 김새론 사망…그리고 영화 '기타맨'

배우 김새론은 지난 2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자택에서 26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향년 24세였다. 2000년 7월생인 김새론은 2001년 영아 시절 잡지 표지 모델로 데뷔했으며, 2009년 영화 '여행자'를 통해 최연소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당시 아홉 살의 나이임에도 섬세한 연기력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2010년에는 원빈 주연의 히트 영화 '아저씨'에 등장,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10대 시절 영화 '도희야'(2014) '맨홀'(2014) '눈길'(2017) '동네사람들'(2018) 등의 영화와 드라마 '눈길'(2015) '마녀보감'(2016) '우수무당 가두심'(2021) 등에 출연하며 아역 배우에서 하이틴 스타로 부상했다. 성년이 된 이후에도 여러 작품의 주역을 꿰차며 '잘 자란 아역 배우'의 대표주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2022년 5월 발생한 음주 운전 및 사고 미조치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사건이 김새론의 인생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은 김새론은 약 3년간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으며, 일각에서는 그가 생활고로 인해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고 전 출연했던 '사냥개들'(2023)에서 편집되고 SBS '트롤리' 등에서 하차했을 뿐 아니라 연극 '동치미'로의 복귀도 무산됐다. 김새론의 사망 이후 나온 여러 비화 사이에서 의외의 사건이 터져 나왔다. 배우 김수현과의 '미성년 교제설'이었다. 김새론 유족은 지난 3월부터 가세연을 통해 김새론이 만 15세였던 2016년부터 김수현과 6년간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김수현의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김수현 측은 고인이 성인이 된 이후인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가을까지 교제했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의혹이 계속되자 김수현은 지난 3월 31일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미성년자 시절 교제설을 재차 부인했다. 양측은 법적 대응에 나섰으며 현재까지도 공방이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사이 김새론이 생전 출연한 유작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이 지난 5월 개봉했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 영화는 배역에 맞지 않는 캐스팅과 진부한 내용으로 혹평을 받았으나 김새론의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칭찬이 많았다.

'하이파이브' 포스터

◇ 유아인, 신작 '승부' '하이파이브' 개봉

마약 사건으로 한동안 자숙 기간을 갖고 있는 배우 유아인의 신작 '승부'와 '하이파이브'가 약 3년 만에 빛을 봤다.

앞서 유아인은 2020~2022년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2022년 다른 사람 명의로 44회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23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숙소에서 대마를 흡연하다 일행 유튜버에게 흡연 장면이 노출되자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대마 흡연을 요구한 혐의도 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그에 대해 최종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병헌과 유아인이 주연한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당초 극장 영화로 기획됐지만, 팬데믹의 여파로 플랫폼을 바꿔 2023년 넷플릭스 개봉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해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사건이 발생한 뒤 다시 극장으로 플랫폼이 바뀌었다. 지난 3월 26일에 개봉한 '승부'는 두 배우의 명연기가 호평받았다. '유아인 리스크'가 있었지만, 누적 214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이어 '써니' 강형철 감독의 신작 '하이파이브'는 지난 5월 30일에 개봉해 2달 만에 유아인의 새로운 신작이 관객들과 만났다. 다섯 명의 초능력자가 힘을 모아 악당을 처단하는 이야기를 그린 '하이파이브'에서 유아인은 힙스터 백수 기동을 연기했다. '하이파이브'는 누적 189만 명을 동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는 못했으나 유아인을 비롯한 배우들의 캐릭터와 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 뉴스1 ⓒ News1

◇ 홍상수·김민희, 불륜 중 득남

지난 2017년 이후 국내에서 두문분출하고 있는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득남 소식을 알렸다. 김민희는 지난 4월께 아들을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22세 나이 차에도 연인 사이가 됐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에서 둘의 관계를 직접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연인이자 영화적 동지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9)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 '소설가의 영화'(2022), '우리의 하루'(2023), '수유천'(2024)까지 홍 감독의 주요 작품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또한 홍 감독의 일부 영화에 제작 실장, 현장사진 등 스태프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기존의 결혼 생활을 아직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홍 감독에게는 법적인 아내와 그 사이에서 낳은 딸 한 명이 있다. 홍 감독은 지난 2016년 11월 아내 A 씨를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019년 기각 결정을 내렸고 홍 감독은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불륜 중 득남 소식과는 별개로 홍상수 감독은 여전히 국제적으로 잘 나가는 감독임을 증명했다.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지난 2월에 열린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으며, 지난 5월에는 제78회 칸 영화제에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아 영화를 심사했다. 국내 영화인으로는 여섯 번째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에 선정된 기록이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은 한국 영화인은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이창동 감독, 2014년 배우 전도연, 2017년 박찬욱 감독, 2021년 배우 송강호 등이 있다.

조진웅/ 뉴스1 DBⓒ News1 권현진 기자

◇ '소년범 인정' 조진웅, 연예계 은퇴

배우 조진웅의 연예계 은퇴 소식이 연말을 뜨겁게 달궜다. 조진웅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등에 연루됐으며, 특가법상 강도 강간(1994년 기준)으로 형사 재판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됐다는 사실은 지난 5일 외부에 전해졌다. 또한 조진웅은 성인이던 무명 배우 시절에도 극단 단원을 구타해 폭행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찍을 당시에는 음주 운전으로 면허 취소를 당한 적이 있다는 폭로에도 휘말렸다.

이에 같은 날 사람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조진웅)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라며 소년범 의혹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는 일부 확인된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30년도 더 지난 시점에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어렵고, 관련 법적 절차 또한 이미 종결된 상태라 한계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단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부인하며 사과를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사과 이후에도 조진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조진웅은 지난 6일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범죄 이력을 사과하며 "저는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조진웅이 은퇴를 선언한 뒤에도 그의 과거사 폭로전은 한동안 이어졌으며 정치권에서는 진영 싸움으로 번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진웅의 차기작이었던 tvN '두번째 시그널'은 방영이 불확실한 상황에 부닥쳤는데, tvN 측은 지난 19일 "'두번째 시그널'은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 관계자들이 함께 한 작품"이라며 "'시그널'이 지닌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과 시청자 여러분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손예진(왼쪽) 현빈 / 뉴스1 DB

◇ 현빈·손예진, 이광수·이선빈, 김우빈·신민아…사랑받은 '공식' 커플들

올해는 커플들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배우 현빈과 손예진 부부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영화 '하얼빈'과 '어쩔수가없다'로 관객을 만났으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나란히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또한 두 사람은 같은 시상식에서 인기스타상도 함께 거머쥐며 양손에 트로피를 들게 됐다. 손예진은 수상 직후 "신랑과 함께 너무 멋진 인기상을 받게 돼서 영광"이라며 "저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주신 팬분들,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영화계 오래된 커플인 이광수, 이선빈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선빈은 상반기 영화 '노이즈'로, 이광수는 하반기 영화 '나혼자 프린스'로 각각 스크린에 컴백했는데, 각자의 인터뷰에서 서로를 언급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8년째 열애 중인 이들은 서로의 시사회에 참석하는 적극적인 내조에도 나서 화제를 모았다.

10년 차 커플 김우빈, 신민아는 지난 20일 서울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려 축하를 받았다. 신민아와 김우빈은 지난 2015년 교제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연애를 이어왔다. 그 사이 김우빈이 비인두암 판정을 받고 연기 활동을 중단했을 때도 두 사람은 흔들림 없는 관계를 유지해 응원받았다. 서로의 곁을 흔들림 없이 지켜온 두 사람은 10년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실제 커플은 아니지만 '화제의 가상 커플'도 있었다. 제46회 청룡영화상의 축하 무대를 꾸민 가수 화사와 배우 박정민이다. 화사가 지난 10월 15일 발매한 '굿 굿바이'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그와 인연을 맺은 박정민은 이번 청룡영화상에서 펼쳐진 화사의 축하 무대에 함께 했다. 무대에 있던 화사와 객석에 앉아 있던 박정민이 중간에서 만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빨간 구두를 들고 서로 마주 보며 호흡하는 모습이 로맨틱하게 연출됐고, 이는 온라인상에서 뜨겁게 화제가 되며 '굿 굿바이'의 역주행을 이끌기도 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