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나날' 미야케 쇼 감독 "순수한 심은경, 상상 이상"
[N인터뷰]①
10일 개봉 日 영화 '여행과 나날'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일본 감독 미야케 쇼(41)가 한국 배우 심은경(31)과 만나 특별한 협업을 이뤄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여행과 나날'은 어쩌면 끝이라고 생각한 각본가 '이'(심은경 분)가 어쩌다 떠나온 설국의 여관에서 의외의 시간을 보내면서 다시 시작되는 2025년 겨울, 일상 여행자들과 함께 떠나는 꿈같은 이야기다.
미야케 쇼 감독은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새벽의 모든'까지 연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여행과 나날'은 르카르노 영화제에서 최고상(황금표범상)을 수상했다.
미야케 쇼 감독은 지난 3일 국내 취재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몇 년 전부터 한국에 계속 왔는데 올 때마다 자극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관객분들과 다양한 생각을 얘기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영화는 츠게 요시하루의 명작 만화 '해변의 서경', '혼야라동의 벤상'을 원작으로 한다.
미야케 감독은 "PD님께서 먼저 요시하루 만화를 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떠냐는 얘기를 주셨다"며 "다른 어떤 만화보다도 굉장히 다르다고 느꼈고, 한 칸 한 칸 사이에서도 매우 큰 놀라움이 있었다, 이런 놀라움을 어떻게 영화로 표현할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행을 다룬 지점에 대해선 "홍콩에 있는 지인이 '이방인이 되는 건 인생의 실패가 아니야, 타인과 살기 위한 시작점이야'라는 감상평을 줬는데 이게 (영화의) 답이라 생각한다"며 "여행도 사실 영화와 비슷하다, 둘이서 같은 영화를 보고 얘기하는데, 감상이 굉장히 다르지 않나, 그런 부분이 그 사람을 보여주는 것인데 그게 여행의 재미이자 영화의 재미라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일본 중년 남성이다. 하지만 '여행과 나날'에서는 한국인 여성이 주연으로 나선다.
왜 심은경을 캐스팅했냐는 물음에 미야케 감독은 "정말 어느 날 번쩍 그분이 내려온 거다"라며 웃었다. 이어 "심은경 배우가 이 역할을 하면 굉장히 다양한 걸 주겠다고 생각했고, 만나자마자 특별한 분이라는 걸 바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여행자의 시점이 중요했다는 그는 "심은경은 그 자체를 순수하게 표현하는 사람이라 느꼈다"며 "평소에도 놀라거나, 기분이 업되거나, 실망하는 등의 표현을 리얼하게 표현하는데 그게 순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심은경이 하는 게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야케 감독은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많은 부분을 심은경이 표현해 줬다"며 " 첫 대본을 읽고 심은경이 이 내용을 너무 잘 알 것 같고, 자기 얘기를 쓴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은경이 생각보다 여행지로 더 멀리 데려가 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구체적으로는 유머가 꼭 필요한 연기였는데, 굉장히 심각한 부분이 많이 있는데도 심은경이 가볍게 연기하면서 무언가 중력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듯이 해줘서 '훗'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게, 마음을 따듯하게 이끌어주신 부분이 있다"고 칭찬했다.
심은경과 호흡을 맞춘 츠츠미 신이치의 연기 변신도 눈길을 끈다. 미야케 감독은 "이 역할을 어떻게 해주실지 기대감이 있었다, 어떻게 표현해 주실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대되고 도전이기도 했다"며 "그런데 이런 부분까지 잘 표현해 주실 거라고 생각 못 했다"고 전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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