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찬사받은 박찬욱…"'어쩔수가없다' 새로운면 즐겨주길"(종합)
[N현장]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최근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극찬 세례를 받은 '어쩔수가없다'가 국내 취재진에게도 공개됐다. 배우들은 현지에서 박찬욱 감독을 향한 "마에스트로"라는 찬사를 직접 경험했던 소감과 해외에서의 뜨거운 반응도 함께 전했다. 박찬욱 감독 또한 '어쩔수가없다' 국내 개봉을 앞둔 소감도 함께 밝혔다.
22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을 연출한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다.
이날 자리에서 박찬욱 감독은 원작 소설 '액스'와 다른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각자 따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서로 의존하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는 원작과도 다른 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수를 중심으로 부인 역할이 커졌고 비중이 늘었다"며 "만수는 미리라는 존재 없이는 동기와 행동 등이 잘 실행되지 않을 만큼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 중 만수가 취업을 위해 경쟁 상대를 제거해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만수의 범행은 결국 다 분신을 하나씩 제거하고 자기 자신을 파괴해가는, 벌레가 대나무잎을 갉아먹듯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 행동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 역을 맡았다. 그는 만수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설득하기 위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시나리오 상황을 모두 다 제것으로 만든 후에 카메라 앞에서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게 할일이었다"며 "'이정도까지 보여주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올까?' 생각이 들만큼, 누가 해고를 당했다고 해서 살인을 결심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살인을 결심하기 전까지 감정 변화들을 설득력 있게 다가가려면 그 과정을 시리즈로 만들어야겠구나 했다, 그가 받는 감정적인 상처나 절박함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관객들이 '역시 쟤는 그래서 죽여도 될 정도야'라는 그런 마음을 가질 때까지 시리즈를 만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손예진과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병헌은 "호흡이 척척이었다"며 "손예진 (현빈)과 부부끼리 친하고 서로 친분이 있어서 서로 거리감이 없었다"면서도 "'역시 손예진이었구나' 할 정도로 처음 연기하고 호흡했는데 정말 많은 순간 놀랐다, 자기가 찾아가야 할 감정을 놓치지 않고는 배우구나 놀라웠다"고 감탄했다.
손예진은 만수의 아내 미리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 같이 하고 놀라웠던 건 힘을 하나도 주지 않고 유연하게 연기를 하시더라"고 운을 뗀 후 "'어떻게 힘을 하나도 안 들이시고 다 빼신 상태에서 연기할 수 있을까' 할 정도"라며 "선배님과 골프를 몇번 친 적 있는데 힘을 잔뜩 주고 하시더라, '너무 힘을 주셔서 집에 가서 아플 거 같은데' 했는데 그때 너무 힘을 줘서 연기할 때 힘이 빠지신 게 아닌가 했다, 그정도로 너무 휼륭한 배우이시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세계적인 호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최근 베니스 영화제와 토론토 영화제에 갔을 때 지금까지 본 상황 중에 가장 놀라웠고 뜨거웠다"며 "예전에 할리우드 영화를 경험하고 레드카펫 밟고 똑같이 홍보 활동 다녔지만 이후 한류가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인기가 생기는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전작 '헤어질 결심' 이후 이번 작품을 선보이는 소감도 전했다. 그는 "언제나 데뷔 감독이 아니고서야 전 작품과의 비교는 스스로도 하고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겁도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전작과는 상반된 영화로 노력을 하는 그런 류의 감독인데 '헤어질 결심'이 시적인 언어가 강하다면 이번엔 산문에 가깝다고 스스로 생각한다"며 "여백이 많은 영화에 비하면 꽉 찬 영화인데 전작이 여성적인 면이 강했다면 이번엔 남성성에 대한 탐구가 있어 여러 면에서 상당히 다른 영화를 했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헤어질 결심'을 좋아했던 분들이 나의 새로운 다른 면을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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