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리멤버', K감성으로 부활한 리메이크 영화들 [N초점]

'자백' '리멤버' 포스터
'자백' '리멤버' 포스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해외 영화를 리메이크한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오는 26일 함께 극장에 걸린다. 소지섭, 김윤진, 나나 주연 '자백'과 이성민, 남주혁 주연 '리멤버'다.

'자백'(감독 윤종석)은 한 남자가 불륜 관계에 있는 여자의 살해 용의자가 되고,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를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범죄 스릴러 영화다.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은 2017년 국내에서 개봉해 서스펜스와 반전이 있는 내용으로 고른 호평을 받았다. 누적관객수는 9만4877명으로, 할리우드 대작이나 우리나라 영화가 아닌 유럽 영화임에도 의미있는 숫자의 관객을 동원했다.

'인비저블 게스트' 포스터

'자백'은 스토리나 반전에 조금 변형을 가했고, 한국적인 정서가 담기도록 각색했다. 반전 넘쳤던 '인비저블 게스트'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한 편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 밀도 높게 설계된 탄탄한 시나리오와 담백한 연출이 돋보이며, 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배우들의 열연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끈다. 소지섭과 김윤진의 팽팽한 연기 대결은 영화를 보는 백미다. 원작이 있지만, 역시 한국 영화 '자백'으로서의 강점은 탁월한 연기력을 지닌 두 배우의 열연이다. 소지섭은 극중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인 사업가 유민호를 연기했으며, 김윤진이 유죄도 무죄로 탈바꿈시키는 높은 승률의 변호사 양신애를 연기했다.

특히 두 사람은 영화 내내 진실을 두고 공방을 펼치는데, 치열한 두 캐릭터의 에너지가 충돌하며 본의 아닌 연기 대결의 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김윤진은 이에 대해 "소지섭씨의 연기를 보면서 온몸이 파르르 떨릴 정도로 몰입이 됐다,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리멤버'(감독 이일형) 역시 한국 감성으로 다시 태어난 리메이크 영화다. 원작은 캐나다 독일 합작 영화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감독 아톰 에고이안)다. '리멤버'와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는 한 노인의 복수극을 액션 장르 형태 속에서 펼쳐낸다는 점에서 같은 점을 공유한다.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는 치매 증상이 심화되기 전 전 가족을 죽인 아우슈비츠의 나치 부역자를 찾아 복수를 하는 유대인 노인의 이야기를 그리며, '리멤버' 역시 일제강점기 친일파에게 가족들을 모두 잃은 상처를 가진 노인이 과거에 가족과 얽혔던 친일파들을 찾아내 60여년간 계획해온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을 담았다.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 포스터

2015년에 제작된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는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5월에 개봉했다. 원작은 '나이브스 아웃'에 나왔던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주연을 맡았으며, 과거의 기억들을 어렵게 꺼내 복수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백발 노인의 여정을 담아냈다.

'리멤버'는 주인공인 80대 노인 필주 역할을 50대 배우 이성민이 연기했다. 연기파 배우 답게 이성민은 스무살 이상 나이가 많은 캐릭터를 위화감 없이 연기했다. 실제 그는 노인을 연기 하기 위해 특정 자세를 유지하다 디스크에 걸리는 등 부상을 입기도 헀다고 알려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남주혁은 극중 필주의 나이 어린 친구이자 동행자인 20대 청년 인규를 연기했는데, 그의 캐릭터는 원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이일형 감독은 "원작은 일방향의 영화다, 우리 영화는 인규라는 캐릭터를 설정해서 그런 지점에서 시선을 더 주고 싶었다, 20대를 사는 청년들이 있으니까 그 지점에 포커스 맞추고 장르적 외양성을 조금 더했다"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성공한 해외 영화 리메이크는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작품들이 리메이크에 성공해 흥행을 맛본 바 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럭키' '독전' '완벽한 타인' '내 아내의 모든 것' '정직한 후보' 등이 모두 해외 영화를 리메이크해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다. 같은 날 개봉을 앞둔 '자백'과 '리멤버'가 성공작들과 같은 궤도를 가게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