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놀라운 제작 비하인드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은 현존하는 최고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제작되기까지 난황을 겪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오는 3월8일 재개봉하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노년의 권투 트레이너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와 선수가 되겠다며 그를 찾은 매기(힐러리 스웽크 분)가 혈육 이상의 가족으로서 감정을 쌓아가는 감동의 드라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제작비를 구하러 다닐 때 만나는 제작자마다 그를 말렸다. 클린트 이스투우드라는 명감독과 폴 해기스라는 능력 있는 각본가가 시나리오를 썼지만 권투 영화는 흥행성이 없을 뿐더러, 늙은 권투 코치 이야기는 더욱 도박을 해야 하는 소재였기 때문에 몇 년간 많은 스튜디오들이 제작을 꺼려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오랜 기간 함께 해 온 워너 브라더스조차 제작비의 절반을 투자하고 또 다른 제작사인 레이크쇼어 엔터테인먼트를 설득해 나머지 반을 마련해 지난한 과정 끝에 어렵게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오는 3월8일 재개봉한다. ⓒ News1star /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틸

수십 년간 함께 작업을 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헨리 범스테드, 촬영감독 톰 스턴, 편집감독 조엘 콕스 등 관록의 제작진이 함께했고 영화의 음악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직접 작곡했다. 지난 1999년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힐러리 스웽크는 1주일에 6일, 하루 2시간30분 복싱 연습과 2시간30분 웨이트 트레이닝, 210g의 단백질 섭취로 근육으로만 9kg을 늘렸고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에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역할"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힐러리 스웽크는 심한 운동 탓에 생긴 발의 물집으로 인해 포도상구균이 감염됐었고 3주간 입원 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출연이 무산될까 봐 이 사실을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알리지 않고 약물 치료를 받았다.

아무도 만들고 싶어 하지 않던 영화를 모두가 보고 싶어 하는 영화로 만들어낸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배우의 이러한 열정 덕분에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8개 극장에서 개봉한 후 한달 반 만에 2000여 개로 스크린이 늘어났고, 무려 6개월간이나 극장에서 상영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 뿐만 아니라 제7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상을 싹쓸이했다.

한편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과 주연을 맡고, '크래쉬'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작가 폴 해기스가 각본을 맡아 최고의 완성도를 선보인 작품이다. 오랜 세월 복싱 코치로 활동한 제리 보이드의 자전적 소설 '불타는 로프: 코너의 이야기들'을 원작으로 한다.

세계적인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가 "최고의 작품"이라고 꼽으며 "단순명료하고 강렬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지닌, 어마어마한 감정적 충격을 일으키는 영화"라고 평하는가 하면, 국내의 저명한 영화평론가인 이동진이 5점 만점의 별점을 준 영화로도 유명하다. 아카데미 시상식 4개 부문 수상을 비롯해 지난 2005년 골든 글로브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전미영화비평가협회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미국 각본가협회상 각본상, 미국감독조합상 감독상, 뉴욕비평가협회상 감독상, 보스턴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시카고비평가협회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특히 '모쿠슈라'라는 단어의 의미가 밝혀지는 엔딩에서의 엄청난 감동이 뜨거운 눈물을 선사해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인생영화이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고 작품으로 인정 받고 있는 작품이다. 재개봉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aluem_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