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책]'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웃음 뒤에 숨겨진 위로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리뷰
- 유수경 기자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요즘 기자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엔 조정석 주연의 '특종:량첸살인기'가 개봉되더니 이제는 박보영이 주연을 맡은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이하 '열정 같은 소리')가 개봉을 기다린다. 게다가 이번엔 대중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엔터테인먼트계를 취재하는 연예부 기자의 삶을 다룬다.
지난 12일 오후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열정 같은 소리'는 취직만 하면 인생이 풀릴 줄 알았던 수습 도라희(박보영 분)가 최악의 상사 하재관(정재영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영화다.
회사를 내집 같이 여기며 365일 상주하고, 1분에 한번씩 소리를 지르는 다혈질 부장. 그는 백마디 칭찬보다 한마디 욕이 낫다고 믿으며 '열정'을 강요하는 상사다.
자기 주관 뚜렷하고 할 말은 해야하는 도라희는 의욕적으로 업무에 뛰어들지만 정기자가 되기 위한 여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낯설기만 한데,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고 왜 못하냐고 닥달만 해대니 미칠 노릇이다.
영화는 실제로 있을 법한 언론사 부장, 소속사 대표, 트러블메이커인 연예인들을 등장시키며 현실감을 놓지 않는다. 엔터테인먼트계의 이면을 보여주겠다는 감독의 야심찬 의지가 엿보인다.
특히 극중 김우빈, 빅뱅 등 실제 스타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스타(윤균상이 연기한다)는 가상의 인물이나, 극 중간중간 등장하는 실존 연예인들의 이름이 관객들에게 괜한 반가움을 선사한다.
실제 연예부 기자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된 만큼, 생동감 넘치는 언론사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애자', '반창꼬' 등의 전작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기훈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재기발랄하고 깔끔한 연출력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이 빛난다. 주인공 박보영은 깨지면서 배우는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내고, 정재영은 악덕 부장으로 변신해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지르며 관객들에 웃음 폭탄을 던진다.
배성우, 오달수, 진경, 류현경, 류덕환 역시 능청스러운 연기로 배꼽을 쥐게 하며 주인공들과의 탁월한 호흡을 과시한다. 톱스타로 등장한 윤균상도 특유의 분위기를 뽐내며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그리지만, 그 안에서 발견하는 고단한 직장인들의 모습은 직업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끼리끼리 모여서 욕을 하고, 매일 가슴 속에 사직서를 품고 살면서도, 회식자리 상사 앞에서 억지 웃음을 짓는 건 기자만의 일은 아닌 씁쓸한 현실의 모습인 것이다.
'열정 같은 소리'의 가장 큰 장점은 웃음을 잃지 않는 가운데 진지한 위로를 전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정곡을 콕콕 찔러주는 청량한 소다수 같은 영화다. 오는 25일 개봉.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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