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책] ‘제보자’, 충격적인 조작 사건 그 이면을 제보하다
- 윤한슬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윤한슬 기자 = 엄청난 거짓을 밝혀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해답은 바로 ‘제보자’ 속에 있다.
2일 개봉하는 영화 ‘제보자’(감독 임순례)는 지난 2006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많은 논란을 낳은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진실 추적극이다. ‘제보자’는 당시 조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까지의 과정을 실감 나게 묘사했다.
극 중 이장환(이경영 분) 박사 줄기세포 복제 연구소의 가장 주목받는 연구원이었던 심민호(유연석 분)는 연구소에서 각종 불법과 조작이 난무한다는 사실에 양심을 속일 수 없어 그곳을 박차고 나온다. 아픈 딸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었다.
심민호는 과감하게 조작 사건을 시사프로그램의 윤민철(박해일 분) PD에게 제보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다가올 후폭풍에 심민호는 추가적인 제보를 망설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심민호의 내적 갈등과 아내 김미현(류현경 분)과의 외적 갈등은 극에 달한다.
결국, 심민호는 제보를 결심하고 우여곡절 끝에 윤민철 PD는 방송 제작에 돌입한다. 각종 외압, 국민적 비난 등 많은 고난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방송에서 이장환 박사의 논문 조작과 불법 난자 채취에 대해 모든 걸 밝힌다. 실제 사건과 전혀 다르지 않다.
‘제보자’는 실제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영화이지만 큰 틀과 중요한 사건들은 실제 사건과 일치한다. 즉, 영화가 전개되는 과정과 결말이 모두 알려졌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제보자’는 보는 이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줄기세포 논문 조작과 관련한 스토리가 ‘제보자’의 중심이기는 하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것은 윤민철 PD다. 윤민철은 제보를 받고 취재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방영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많은 사실을 말해준다. 그가 직면한 보이지 않는 벽, 조작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방해의 손 등 다양한 장치는 줄기세포 조작 문제가 단순히 한 사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란 점을 시사한다.
윤민철은 이장환 박사의 논문 조작을 취재하면서 수많은 압박을 받는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처럼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부의 압력, 이장환 박사를 지지하는 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박사 측의 방해 공작 등 매사가 고난의 연속이다. 여기에 몇몇 언론사는 이장환 박사의 주장을 근거로 윤민철 PD와 해당 방송사를 벼랑 끝으로 몰게 된다.
‘제보자’는 우리나라에서 진실을 파헤치고 밝혀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명쾌하게 보여준다. 윤민철이 증거를 모으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모든 증거 자료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세상에 공개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다들 진실을 알면서도 그것이 밝혀지는 것을 꺼렸다. 단순히 사실을 알아내고 밝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이러한 장치들이 ‘제보자’에 색다른 재미를 부과했다. “실제 언론인들의 삶을 알기 위해 직접 취재 현장에 가서 관찰도 했다. 언론인들을 접할 기회는 많았으나 이번 기회에 그동안 보지 못한 다른 이면의 작업들을 조금은 알게 됐다”는 박해일의 말처럼 이면에 드러나지 않는, 그러나 실제로는 충분히 일어날 법한 스토리가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이장환 박사에게 이해의 여지를 둔 것도 색다르다. 극의 후반부에서 이장환은 “내가 하나를 하면 국민들은 둘을 원하고, 내가 둘을 하면 국민들은 셋 그 이상을 원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심정을 고백한다.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는 전 국민적인 기대가 결국 부담감으로 작용해 이런 사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보자’는 단순히 박사의 잘못 여부를 떠나 그럴 수밖에 없었던 현실, 그리고 이후 그것이 다뤄지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폭로하며 관객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은 그 사건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롭습니까.”
hs051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