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괴물 같은, 이민기 김고은의 '몬스터'

"피해자·가해자 영화 아닌 먹이사슬 영화"

배우 이민기(왼쪽부터), 김고은, 황인호 감독이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몬스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3.6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많은 부류의 몬스터가 나옵니다. 누가 진짜 몬스터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입니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 입구점에서 열린 스릴러 영화 '몬스터'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 황인호 감독과 배우 김고은, 이민기가 참석했다. 황 감독은 "이 영화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영화가 아니라 먹이사슬의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 '몬스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태수(이민기 분)와 그에게 동생을 잃은 복순(김고은 분)의 끝없는 추격을 그린 작품이다. 노점상을 하며 하나뿐인 동생과 사는 복순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칼 한 자루 손에 들고 태수를 쫓고 태수는 살인을 마무리하기 위해 집요하게 복순을 뒤쫓는다.

'두 얼굴의 여친', '시실리 2km'의 각본을 맡아 '스토리텔링의 귀재'라는 타이틀을 가진 황 감독은 "인간이라는 게 동전의 양면처럼 나눌 수 있는 지점이 없다"며 "(태수를 죽이려 했던) 형 익상(김뢰하 분)도 그렇고, 태수 엄마(김부선 분)가 나리(안서현 분)를 잡는 장면은 진심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수와 복순이 오히려 더 명확하고 무결점이다"고 꼬집었다.

결점 없는 캐릭터 태수를 두고 황 감독은 "태수는 원래 괴물이다.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인간을 잡아먹는, 숲에 혼자 사는 용, 괴물이라 생각한다"며 "왜 살인을 하는가는 여기서 크게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동생에 대한 복수심으로 괴물이 된 복순은 더 무결점이다. 황 감독은 "복순이 동생의 복수로 길을 떠났지만 복수보다 또 다른 가족을 찾는 게 더 중요한 캐릭터"라며 "정신연령이 어려 또 다른 엄마가 필요했던 거다"고 말했다.

'살인마'와 '미친 여자'라는 강렬한 캐릭터에 대해 황 감독은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영화를) 시작하지 않고 태수와 복순이라는 캐릭터에서 시작했다"며 "태수였기 때문에 살인이 나오고 복순이였기에 따뜻한 인간미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동생의 복수를 위해 살인마에게 겁 없이 덤벼든 복순 역의 김고은은 "스릴러 장르에서 여성이 희생양, 피해자가 되는 부분이 아쉬웠는데 그렇지 않고 조금 대면할 수 있는 여성의 캐릭터라서 선택했다"며 캐릭터가 출연 배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냉혈안 태수 역을 맡은 이민기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캐릭터에 다가가는데 어디까지 다가갈 수 있나. 저한테 시험해본다"며 "일상에서 많이 닮아있으려고 노력한다. '태수라면 일어나서 어떤 감정일까. 밥 먹을 때, 사람 마주했을 때.' 이런 생각 많이 했다. 이번에는 예민해야 한다 싶어 몸 상태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태어나면서 괴물인 '태수'와 정신연령이 어려서 괴물을 죽이려 드는 '복순', 그리고 동생을 죽이려는 형과 아들을 무서워하는 엄마, 돈으로 폭력의 기회를 사는 사장 등 '많은 부류의 괴물'이 '먹이사슬'처럼 쫓고 쫓는 영화 '몬스터'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letit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