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타자를 다정하게"…'인턴' 감독이 그린 세대 초월 우정 [N인터뷰]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김도영 감독이 한국판 '인턴'을 선보이는 소감을 밝혔다. 또 그가 '인턴'을 통해 감독으로서 전하고 싶었던 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인턴'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턴'은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 분)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세대도 직급도 뛰어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영화다. '82년생 김지영'(2019) '만약에 우리'(2025)를 연출한 김도영 감독의 신작이다.
'인턴'은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아 2015년 개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원작이다. 한국판 '인턴'에서는 최민식이 출판사에서 은퇴한 경력 37년 차 베테랑이자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 실버 인턴 기호 역을 맡았다. 한소희는 우투투를 설립 3년 만에 업계 다크호스로 키워낸 능력자이자 워커홀릭 CEO 선우로 분했다.
이날 자리에서 김도영 감독은 '인턴'을 선보이는 소감에 대해 "너무 설레고 후련한 마음도 있다"며 "매번 개봉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생각지 못했던 반응들이 있는 것 같더라, 그때마다 기분이 좋다, 여러 사람이 열심히 만든 작품인데 그게 누군가에게 가서 닿는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영 감독은 전작 '만약에 우리'의 PD와의 인연으로 '인턴' 연출도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리메이크이기 때문에 잠시 주춤했지만 최민식 선배님하고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또 언제 해보겠나 싶어서 하게 됐다, 선배님이 어떻게 연기하시는지 보고 싶고 감독과 배우로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합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원작이 있는 한국판을 연출한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도영 감독은 "'너무 다르게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며 "'인턴'에 대한 각인이 너무 강하기도 해서 그 안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우리 이야기를 갖고 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취하고 버리고 이런 것보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전작 '만약에 우리' 역시도 리메이크작으로, 이에 대한 경험이 이번 작업에서도 빛을 발했다. 김도영 감독은 "'만약에 우리' 때도 느꼈지만 굉장히 유명한 원작들 그리고 팬덤이 있는 원작은 한계가 있어서 고민을 진짜 많이 하게 된다"며 "특히 이런 유명한 작품이 재해석이라든가 재창작이라든가 이런 부분의 여지가 굉장히 좁아지지만 그래도 이걸 이렇게 다시 하는 의미가 있지 않겠나, 한국 배우들의 언어로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전할 수 있는 메시지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원작 이후 11년이 흐른 만큼, 이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김도영 감독은 "작품 자체도 11년 전 작품이고 달라진 시선이 있다"며 "미국이라는 공기와 또 한국의 공기가 다르디, 그리고 원작의 벤 같은 경우에는 70대 노인이었지만 우리 선배님은 그보다 훨씬 10년이나 더 젊으시다, 선배님 자체가 에너지가 엄청 많으셔서 이 역할을 하시면서 굉장히 열정적인 시니어 인턴이 되셨다, 바지런히 뛰어다니시기도 하면서 페이소스 같은 걸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은퇴를 하고 노동 시장에서는 제외가 됐지만 아직 노동력이 남아 있는 시니어 인턴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했다"며 "또 원작에서는 어떻게든 가족 간에 벌어진 틈을 봉합하려고 애쓰지만 저는 선우가 좀 더 독립적으로 성장하길 바랐다"고도 밝혔다. 더불어 "처음에는 기호를 다 너무 불편해하고 어려워하기도 한다"며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버지들 모습을 감상하게 하는 것 같다"고 한국적 정서도 언급했다.
감독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김도영 감독은 "좋은 어른이 뭘까 고민이 된다"며 "선배님도 단지 젊은이들한테 맞춰주고 하하하 웃고 그럼 좋은 어른일까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저도 좋은 어른이 진짜 뭘까 생각하게 되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기호라는 캐릭터가 좋은 어른인 이유는 선을 잘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이더라"며 "선을 잘 지키면서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사람을 생각보다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그걸 부러워하시더라, '기호 같은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선을 넘지 않으면서 '너 할 수 있어'라는 얘길 해주는 사람을 만날 때 좋은 어른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도영 감독은 극 중 최민식과 윤상정의 대화신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장면 중에 사실 선배님이 윤상정 배우와 같이 앉아서 집에 대해 조언해 주는 신이 있다"며 "편안하게 이런저런 경험을 나누고 대화하는 모습이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싶고 '나도 그런 사람이 돼야지' 하는 것 같다, 모두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기호처럼 선을 지키면서 말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김도영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밝혔다. 그는 "지금 사회가 사실 굉장히 이름 붙여지는, 라벨링 하는 시대인 것 같다"며 "너는 MZ, 너는 586'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라벨링을 많이 하는 시대에 자기와 다른 라벨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우정을 쌓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다른 딱지가 붙은 타자를 다정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래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는 그런 메시지도 굉장히 전하고 싶었다"며 "또 동시에 어떤 관계라든가 이런 것들에 휘말려 있는 또 친구들에게 '너 자신을 믿으라'는 얘기도 굉장히 해주고 싶다"고 희망했다.
한편 '인턴'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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