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불륜' 김혜수의 고민 "두려움·조바심 여전…열심히 발 젓는 백조같아" [N인터뷰]②

배우 김혜수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배우 김혜수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김혜수가 배우로서 느끼는 치열한 고민을 털어놨다.

쿠팡플레이 드라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극본 정은경, 박수린/연출 이창희) 의 주인공 김혜수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1, 2회를 공개한 뒤 매주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가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폭주하는 연쇄 추돌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김혜수는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성공한 인플루언서이자 사업가 박경희 역할로 분했다. 거침없는 화법과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표현했고, 자신을 포장하며 살아가는 경희의 삶을 대변하는 듯한 화려한 스타일링으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인물의 다채로운 면모를 그리며 서스펜스, 블랙코미디를 오가는 작품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N인터뷰]①에 이어〉

-상대 배우인 김지훈이 이번 작품 목표가 김혜수의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고.

▶지훈 씨도 굉장히 오랫동안 잠재력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배우다. 좋은 조건이 있음에도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지 않았던 것 같다. 대본을 받고 제대로 연기를 보여주고 싶을 때 가까이서 확인받은 게 저였던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서 김지훈이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조금 더 확장된 부분이 고맙고 반갑다.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내가 알고 있던 부분이나 좋은 면을 주변이나 대중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그게 잘 전해지면 굉장히 반갑고 고맙다.

-칭찬이 많은 현장이었다고. 특히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이었을 것 같다.

▶선배여도 현장은 늘 무섭다. 내가 준비한 것을 못 해낼까 봐 두려움이 있다. 모든 배우가 그런 두려움을 가지고 현장에 올 것이다. 배우들끼리 눈을 보고 연기를 하지 않나. 현장에서 제일 첫 번째 피드백은 그 불안을 뚫고 잘 해냈다는 사인을 주고받는 것이다. 일부러 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배우 김혜수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조여정과 2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났다고.

▶'이 배우가 좋다, 언젠가 또 하고 싶다'고 해서 쉽게 만나지는 것 같지는 않더라. 20년 넘어서 만난 것이 아닌가. 각자 또 치열하게 해왔을 것이고 이런 만남 자체가 귀하다. 재미있는 작품, 연기를 잘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사이 여정 씨가 배우로서 내실을 기하며 잘 성장을 해주지 않았나. 그것도 고맙다. 연기할 때는 선후배보다 배우로서 만나는 것이다. 좋은 배우를 만나 좋은 공연을 하면 그 현장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소년심판'에서 만난 김무열이 최근 '참교육'으로 사랑받았을 때 무척 기뻐했다고.

▶정말 눈물이 나더라. '소년심판' 때 김무열 씨를 만났는데 내가 만난 상대 파트너 중에서 김무열 씨가 단연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건 연기를 해보면 안다. 제가 판단할 위치라는 게 아니라, 느낀다는 것이다. '소년심판'은 주인공이 네 명 중 세 명이 강한 캐릭터다. 보통은 그런 캐릭터 사이에 있으면 의도적으로 힘을 주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무열 씨는 정말 진심을 담아서 담백하게 연기를 하더라. 눈을 마주치니까 눈물이 나서 리허설을 못한 적도 있다. 이 작품에서 김무열 씨, 염혜란 씨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소년심판' 이후로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 시청자분들이 알아봐 주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러다가 '참교육'을 봤는데 정말 눈물 나더라. 담백하게 연기하는데 그걸 시청자분들이 알아봐 주시더라. 내가 엄마, 누나도 아닌데 정말 고마운 마음이었다.

-앞두고 있는 작품(두 번째 시그널)의 공개 여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인생이라는 게 당연한 건 없는 것 같다. 변수가 있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그게 인생인 것 같다. 누구나 인생의 최악 상황이 있지 않나. 알려진 사람들은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유독 그거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그 모든 게 인생인 것 같다. 내게도 드러나지 않은 풍파가 있고, 누구나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배우 김혜수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여배우의 입지가 좁다는 시선 속에서 김혜수의 작품 활동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하는데.

▶사실 그런 이야기는 20대 때부터 들었다. 여배우의 입지, 출연료, 팬덤, 남자 위주의 소재 등. 아마 (콘텐츠에) 더 적극적인 대중이 여성이어서 그런 것 같다.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 달라져야 할 부분이 있다. 그냥 여배우 남배우를 떠나서 배우로서 본연의 모습으로 돌파해야 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귀감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실 '귀감이 되어야지' '길을 터줘야지'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내 일이라는 게 그런 여유도 허용하지 않는 것 같고 나는 그렇게 침착함과 여유를 가질만한 실력이 없는 배우다. 늘 조바심을 가진, 특화된 백조라고 보시면 된다. 보이는 건 멀쩡하지만 밑으로는 방향이 어디일지도 모르고 발만 젓는 백조 같다고 생각한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