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경 "벌써 데뷔 10년차, 여전히 어렵지만…연기는 기세!" [N인터뷰]②

배우 하윤경 / 호두앤유
배우 하윤경 / 호두앤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1990년대 세기말, 30대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증권사에 20살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레트로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1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잡으며 종영했다.

하윤경은 사회생활 미소를 장착한 노련한 한민증권 사장실 비서 고복희를 연기했다. 시작은 세상도 믿지 않고 사람도 믿지 않는 '미쓰고' 였지만, 홍금보를 만난 뒤 '믿음'을 알게 된 '고복희'가 되었다. 하윤경은 얄밉지만 사랑스럽고, 유쾌하지만 아픈 과거를 가진 인물의 복합한 서사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하윤경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극중 복희가 마음을 나눈 301호 동료들이 자신에게도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면서, '미쓰홍'과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N인터뷰】①에 이어>- K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윤경의 사회생활과 비교해보면 어떤가.

▶ 어떻게 보면 복희가 제일 공감할 수 있었던 캐릭터인 것 같다. 시대가 달라도 일터에서 가면을 써야 하는 건 마찬가지니까. 나의 경우, (사회생활 할 때) 어차피 내 시간을 들이는 것이니까 진심으로 임하려고 하는 편이다. 복희가 겉모습만 바꾼다면, 나는 어차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추억을 쌓자는 마음으로 임한다.

- 90년대 시대상을 어떻게 표현했나.

▶복희에게 시대상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을지 몰라도 배우로서는 공부해야 하니까 그 시대 인터뷰나 자료를 많이 알아봤다. 여직원을 무시하는 장면이나 사무실에서 담배 피우는 장면,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모습 등이 있더라. 복희가 '이거 우리 사장님 담배야'라면서 자랑하는 신이 있는데, 그 시대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그런 복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잘 보이는 작품이다. 이 시대를 잘 모르는 시청자도 많더라. 신혜 언니와 대본을 보면서 너무 어렵게 느껴질 것 같은 부분은 조금씩 수정하면서 연기했다.

-배우들과 놀이공원도 갔다고. 무척 친한 사이가 된 것 같다.

▶ 대단히 끈끈한 사이는 아니어도 끈끈해지고 싶은 사이랄까. 신혜 언니와 경표 오빠는 너무 유명한 사람인데도 워낙 소탈하니까 동생들이 잘 따라갈 수 있는 것 같다. 그게 작품에 담긴다. 기숙사 친구들끼리는 정말 친하다. 박신혜 언니는 자기가 엄마 같고 제가 아빠 같다고 하더라. 미숙이(강채영 분)와 노라(최지수 분)는 각자 자기 캐릭터 같았다. 조합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 기숙사 촬영하는 날이 제일 좋았다. 장소가 좁아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좋았다. 한민증권에서는 재미있고 즐거운 장면보다는 우울한 장면을 많이 찍는데, 그러다가 '여의도 해적단' 모임이 생기니 새로운 케미스트리가 생기더라.

-배우 하윤경에게 '301호 친구들' 같은 존재는 누구인가.

▶ '미쓰홍' 속 301호 동료들이다. 서로 완전히 지지해 주고 있다. 배우들은 매 작품 새로운 배우를 만나는데, 잘 맞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이 동료들과 앞으로도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다. 박신혜 언니를 보면서 왜 흥행 불패 배우가 됐는지 알 수 있었다.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고 더 좋은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고 무엇 하나 대충 하지 않더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해내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 '미쓰홍' 은 전형적으로 보이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인물들을 그린다. 대본의 전개 방식이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나.

▶ 이 드라마가 정말 특이한 게, 어떻게 보면 클리셰 같지만 또 어떻게 보면 아주 새로운 드라마다. 그 안에서 인물들의 행보는 종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배우가 더 잘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우 하윤경 / 호두앤유

- 유독 워맨스 이야기에서 활약이 돋보였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실제로 여자 팬도 많고 여자 친구들도 많다. 무엇 때문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도 여자 배우들과 연기할 때 아무래도 편하다. 남자 배우와 호흡하는 것도 좋지만, 여자 배우들과 연기할 때 재미있는 게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캐릭터가 겹치지 않게 차별점을 찾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작업이 재미있더라.

-어떻게 인간관계를 꾸리는 스타일인가.

▶새로운 사람 만나고 인맥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나는 그렇게 인맥 수집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힘들어하기도 하고. MBTI로 따지면 E(외향적 성향) I(내향적 성향) 모두가 다 강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 절대 악인이나 공포 영화, 액션도 해보고 싶다. 2026년 한 해 동안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데뷔 10년 차다.

▶ 무슨 일을 하든 10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하는데, 배우는 아닌 것 같다. 왜 이렇게 연기가 어려운지 모르겠다. 여전히 작아지는 순간이 있다. 다만 조금 바뀐 것은 마음가짐이다. '너무 어렵다, 왜 이렇게 못하지'가 아니라 '더 잘할 수 있을까, 전보다는 잘하겠지, 그동안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을 거야'라는 여유로움이 생겼다. 나이를 먹다 보니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연기는 무조건 기세다. 나이를 먹을수록 잘할 수밖에 없는 게, 여유와 기세가 생기기 때문인 것 같다. 더 여유를 가지고 좋은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