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경 "'미쓰홍' 만나 '믿음' 배운 고복희, 더는 도망치지 않아" [N인터뷰]①

배우 하윤경 / 호두앤유
배우 하윤경 / 호두앤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1990년대 세기말, 30대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증권사에 20살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레트로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1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잡으며 종영했다.

하윤경은 사회생활 미소를 장착한 노련한 한민증권 사장실 비서 고복희를 연기했다. 세상도 믿지 않고 사람도 믿지 않는 '미쓰고' 였지만, 홍금보를 만난 뒤 '믿음'을 알게 된 '고복희'가 되었다. 하윤경은 얄밉지만 사랑스럽고, 유쾌하지만 아픈 과거를 가진 인물의 복합한 서사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하윤경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극중 복희가 마음을 나눈 301호 동료들이 자신에게도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면서, '미쓰홍'과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며 막을 내렸다. 종영 소감은.

▶ 16부작 드라마를 오랜만에 찍었다. 다 찍고 보니 16편이나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요즘은 시청률이 잘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하는데, 10%를 넘어서 너무 감사하다. 개인적으로는 7%가 목표였는데 그걸 넘어서 행복하다. 단톡방(단체채팅방)에서 매일 다 같이 시청률 이야기를 했다. 다들 신나서 행복에 겨워하고 있다. 완성도가 높고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좋은 데다가 연출도 훌륭해서, 무조건 잘될 작품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시청률은 배우들이 알 수 없는 영역 아닌가. 이렇게까지 잘 나올 줄은 몰랐다.

- 엔딩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 권선징악 해피엔딩이다. 복희는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비치를 가지 않는다. 복희가 더 이상 도피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제 복희는 한국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 복희는 어떤 인물인가.

▶ 밉상인 면도 있고 어려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시청자분들이 모순적으로 보시면 어떡하나 싶었다. 배우로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대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박신혜 선배와도 꼭 함께해보고 싶었기에 이 작품에서 만나 기뻤다.

배우 하윤경 / 호두앤유

- 박신혜가 '하윤경이 영혼을 갈아 넣었다'라고 표현했는데.

▶ '이중적인 모습이 밉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복희가 망설이거나 과거를 생각하는 장면에서는 감정을 잘 표현해야 원래 나쁜 아이가 아니고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이렇게 된 애잔한 인물이라는 점이 드러날 것이라 보았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도 너무 가벼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진지한 순간이나 아픈 순간, 상처받은 순간은 깊고 진지하게 표현하려 했다. 외적인 면은 그 시대의 아이콘처럼 면으로 보이길 바랐다. 복희가 그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 같더라. 갈매기 눈썹이나 진한 입술 등 외적인 부분과 특유의 몸짓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 미쓰홍에 대한 복희의 마음은 어떻게 변화했나.

▶ 탈의실에서 노라에게 왜 금보와 손을 잡았는지 표현하는 신을 제일 좋아한다. 고백신이라고 생각했고, 담백하게 연기하고 싶었다. 평생 누가 날 위해 싸워준 적이 없었는데, 날 위해 싸워준 금보에게 정말 고마운 것이다. 복희는 그 기억으로 평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녀(홍금보)가 원하는 게 무엇이든 갚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희는 돈밖에 모르는데 몇백억 원을 앞에 두고 금보를 도와준다는 건 보통 믿음이 아니다. 다 내주었다고 생각한다. 복희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돈을 믿었던 것인데, 처음으로 돈이 없어도 되는 믿음직한 사람을 만나서 행복했을 것이다. 처음 느껴보는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세상에 대한 불신을 금보 덕분에 깬 것이다. 새롭게 태어난 셈이다.

- 대본 속 복희에 더 추가한 설정이나 신경 써서 연기한 부분이 있다면.

▶복희는 버튼을 누르면 환한 미소를 보일 수 있는, '사회적 가면'을 쓸 수 있는 인물이다. 그게 가장 불쌍하고 애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길래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어, 밝을 때의 모습이 가장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미소도 어떻게 저렇게 진심처럼 보일 수 있을까 싶었다. 그 버튼이 꺼졌을 때는 외로워 보이길 바랐다. 복희는 '여직원이 커피나 타며 무시당하던 시대'에 순응한 친구다. 차별이라는 걸 알고 있고 굉장히 똑똑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그걸 받아들인 친구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