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빈 "'현재는', 다양한 사랑의 방식들 느끼게 해준 작품" [N인터뷰]②

최근 종영 '현재는 아름다워' 현미래 역

배우 배다빈 /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배다빈에게 지난 18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극본 하명희/ 연출 김성근, 이현석)는 힘든 성장통의 시기였다. 첫 주말드라마 주연이라는 부담감도 컸으며, 긴 호흡을 연기하는 것 역시 처음이었기에 새로운 변화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50부의 시간을 거쳐오면서 배다빈은 "많은 감정들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긴 시간을 해온 캐릭터가 있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배다빈이 극 중 연기한 현미래는 많은 상처가 있지만 버텨내고 긍정적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인물. 배다빈은 이러한 인물로 10개월을 살아오면서 많은 변화와 배움이 있었다고 회고했을 정도.

최근 뉴스1과 만난 배다빈은 10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 '현재는 아름다워'와 현미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현재는 아름다워'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사랑의 방식, 모양, 감정들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미래와의 이별을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는 배다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배다빈 /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N인터뷰】①에 이어>

-'현재는 아름다워'의 내레이션이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는데.

▶저도 그 내레이션이 너무 좋았다. 미래를 위해서 오늘을 살아가는 것도,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미래보다 지금에 집중하는 모습도 저는 다 맞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 다 소중하니까. 과거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또 잡고 사는지도 각자의 선택이고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하는 거지 않나. 뭔가 최악의 선택들을 하며 살지는 않는다고 저는 생각한다. 근데 그 내레이션을 봤을 때, 과연 미래만을 위해서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인지, 현재만을 위해서 미래를 제쳐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은 하게 됐다. 그래서 나의 현재, 나의 과거, 나의 미래가 행복하려면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믿어주고, 내가 나를 아껴주는 그런 것들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저희 작품 통해서 많이 배웠다.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명장면이 있다면.

▶전 다 아쉽다. 정말 다 아쉽다. 이런 부분은 조금 더 이렇게 표현해 보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은 늘 남는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지만 늘 연기라는 게 아쉬운 것 같다.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다. 자신 있게 '이건 잘 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명장면이라면) 저는 할아버지가 저희 엄마한테 매일 밤 전화하는 게 너무 따뜻했다. 그리고 할머니가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시고 아파하시고 불안해 하시는 장면들이 있었다. 연기라는 게 제가 살아간 사람의 감정으로 '나라면 이 캐릭터가 어땠을까'라고 고민하는 거지 않나. 그런데 이번에는 연기를 하면서 반대를 떠올리게 됐다. 정말 미래를 연기하면서 배운 감정들도 많은 것 같다.

-어떤 감정들이었나.

▶미래가 정말 할머니를 미워했지 않나. 엄마를 매일 괴롭히니깐. 이해는 하지만 되게 서운한 마음들이 계속 쌓여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방 안에서 엄마가 죽으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면서 떨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본다. 이 사람의 감정이 막 드러나는 장면에서 '누군가를 아꼈구나'라는 걸 알게 된다. 그 신을 연기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꼈다. 저 역시 할머니 손에 컸다. 서운할 때가 있고 이해했다고 하지만 이해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연기하면서 사랑의 방식이 다 다르구나라는 걸 순간적으로 느끼게 됐다.

배우 배다빈 /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현재는 아름다워'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원래는 '첫사랑 같다'라는 표현을 많이 했는데 계속 생각이 달라진다. 깊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깐 지금은 계속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뭔가 사랑의 다양한 모양을 배운 것 같다. 누군가를 나를 사랑하는 방식,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 그게 나를 위한 것인지, 타인을 위한 것인지, 또 어떤 걸 위한 것인지라는 다양한 감정들을 많이 마주했다. 이게 너무 복잡하고 너무 어지러우니깐 첫사랑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 저한테는 정말 다양한 사랑의 방식, 모양, 감정들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배우 혹은 사람이 되고 싶나.

▶저는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대상한테든 어떤 일이든 다정하고 친절하게 다가가고 싶다. 미래 역시 그랬다. 의도가 없는 친절함과 다정함이 있는 친구였는데 저 또한 의도가 없이 다정한 말들을 건네고 다정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번 작품 하면서 제 이름보다 캐릭터 이름이 더 많이 불렸다. 현장에서도 '미래 왔다'라고 해주셨다. 그처럼 저는 그냥 제 이름 앞에 캐릭터의 이름이 멋지게 붙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제 이름을 헷갈려 하시고 캐릭터 이름을 기억하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이제 그렇게 애정했던 미래와 이별해야 하는데.

▶제가 미래의 주민등록증 (소품)을 받아왔다. 미래가 어딘가 잘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잘 있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잊힌다는 거는 누군가 떠올리는 사람이 없을 때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근데 모르겠다. 시청자분들이 얼마나 아껴주시고 얼마나 오래 기억하실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저는 조금 길게 그리워하고 오래 되짚어볼 것 같다. 마흔이 돼서 돌아봤을 때 '10년이 지났으니까 이 아이는 많이 컸겠구나' 그런 것처럼 어딘가에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가끔 떠올리고 그리워할 수 있게.

-함께 공감했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청자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마음 그리고 아쉬워하시는 부분들 저는 다 찾아보고 챙겨봤다. 제가 갖고 있는 직업은 그런 것들을 마주해야 되고, 인지하고, 인정해서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10달 동안 도움이 많이 됐고 그게 다 애정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한 마음이 너무 컸다. 뭔가 제 스스로도 아직 부족한 거 너무 잘 알고, 더 알게 된 작품이다. 그런데 주말에 그렇게 시간을 내주시고 글을 써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봐주시는 것 또한 다 어떤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그게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그건 제가 스스로 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한다. 다음에 또 찾아뵙는다면 조금 더 차분하게 성장한 모습으로 만나뵙고 싶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서 얘기하고 싶었던 건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사랑이라는 것은 이해고, 나를 위해 내 현재를 우리의 미래를 따뜻하게 바꿔 나가는 것'들이었다. 그런 마음들이 조금 더 전달이 돼서 시청자분들한테 그런 시간이 됐다면 너무 보람 차겠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이다. 세잎클로버의 뜻은 행복이라고 한다. '멀리 있는 보이지 않는 행운을 좇기보다는 가까이 잘 보이는 행복들을 자주자주 들여다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는데 모두가 그러셨으면 좋겠다. 저희 드라마 봐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 모두, 크고 어떤 대단한 행동보다는 가까이에 자세히 돌아보면 되게 소중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작더라도 깊은 행복들 많이 보셨으면 좋겠고,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