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모성애 연기한 이정현…"'헤어질 결심'이 오히려 힘들었죠" [N인터뷰]①

8월31일 개봉 '리미트' 주연 소은 역

이정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정현이 처절한 모성애를 안고 극장가를 찾아왔다. 최근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 해준(박해일 분)의 아내 정안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영화 '리미트'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정현 분)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범죄 스릴러 영화로, 지난 8월31일 개봉했다.

이정현이 '리미트'에서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 대역을 연기하게 된 경찰 소은 역을 맡았다. 소은은 자신의 아들도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아이를 되찾기 위해 처절한 모성애를 드러내는 인물.

'리미트'는 '엄마판 테이큰'으로 불리는 작품이지만,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화려한 액션이 아닌, 구르고 맞고 뛰는 필사의 사투를 벌이는 이정현의 열연으로 몰입도를 더한다. 이에 대해 이정현은 이같이 고생하는 작품이 외려 마음이 편했다며, '헤어질 결심'이 더 쉽지 않았다는 반전 답변을 전했다.

'리미트' 관련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정현은 작품을 통해 모성애를 연기한 소감부터, 문정희 진서연과 함께 작품을 끌어간 과정에 대해 고백했다. 또 지난 2019년 3세 연하의 의사와 결혼한 후 올해 4월 딸을 출산한 후 달라진 일상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정현을 만나 배우로서의 도전과 결혼 후 변화 등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이정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리미트' 출연 계기는 무엇인가.

▶시나리오를 처음 접한 건 지난 2020년이었다. 촬영은 여름에 시작해서 가을에 끝났다. 범죄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여자들이 나오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다. 이걸 하면 재밌겠다 싶었고, 상대 배우들이 누가 될까 했는데 문정희와 진서연 배우가 캐스팅 선상에 올라와 있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문정희, 진서연 두 배우의 어떤 점이 좋았나.

▶문정희 배우의 '숨바꼭질'을 너무 잘 봤었고, 진서연 배우는 '독전'을 보고 반했었다.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신기하게도 열 작품을 함께 한 사람들처럼 슛 들어가면 NG를 한 번도 안 냈다. 워낙에 여자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감독님께서 연기파 배우들로 캐스팅해주신 게 감사했다. 입증이 안 된 신인들과 같이 해야 했으면 걱정이 컸을 텐데 한시름 놨다.

-범죄 스릴러 액션이라는, 쉽지 않은 장르를 선택했다.

▶'꽃잎'이라는 작품부터 그런 인상이 강해서 쉽지 않은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도 고생했는데 그런 작품들만 하고 나니까 주로 그런 (고생하는) 작품 위주로 들어오더라.(웃음) 그런데 오히려 그런 걸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서 '헤어질 결심'을 했을 때 힘들었다. 안 다치고 너무 편안하게 연기하니까.(웃음) '헤어질 결심'은 정말 일상 연기를 편안하는 캐릭터였고 옷도 너무 편하길래, 박찬욱 감독님께 계속 '저 이렇게 연기해도 되냐'고 '저 잘 하고 있냐'고 계속 확인했었다.

-차기작은 연상호 감독의 '기생수: 더 그레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야 말로 진짜 액션, 최고난도 액션 장르 영화다. 괴물을 때려잡아야 하기 때문에 체력 단련을 하고 있다.(웃음)

-문정희, 진서연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문정희 배우는 눈을 찡그리고 연기하는 외적인 모습까지 본인이 아이디어를 냈다. 문정희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를 잘할 수 있었을까 했다. 정말 열정이 넘쳐서 촬영할 맛이 나게 하는 배우다. 아이디어도 너무 좋아서 현장에서 호흡하며 짜릿한 게 있었다. 서연이는 열정이 뺨을 친다.(웃음) 정말 열정이 폭발해서 현장에서 활력이 넘치더라. 이런 배우들과 일하면 정말 신난다.

-러닝타임이 87분으로 매우 짧더라. 더 풀었으면 하는 이야기도 있었을 텐데 아쉽진 않은지.

▶한국 관객분들은 속도감이 있는 걸 좋아하시니까 잘된 것 같다. 소은이가 경찰인데 남편을 잃은 이유도 있었고, 힘들게 투잡을 뛰게 된 얘기도 있었는데 편집은 됐지만 영화의 흡인력을 위해서는 좋았던 것 같다. 영화가 잘 되면 GV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여성 배우들의 범죄 스릴러물이 많지 않은 만큼, 이번 작품의 흥행을 기대하는 마음도 있을 것 같다.

▶이번 영화가 잘 돼야 이런 작품들이 많이 제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바라고 있다. 여성 배우들의 역할이 아무래도 많이 제한된 부분이 있다. 연기 잘 하는 여성 배우들이 많은데 이분들에게도 기회가 많이 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아동 범죄에 대한 메시지도 담긴 작품이었다.

▶1년 이상 장기 실종되는 아동들이 800명이 된다고 하더라. 그리고 요즘에는 실종된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는 것 같다. 저만해도 공공 요금 고지서에서 정도만 접하는 것 같다. 작품을 통해서도 더 관심을 갖고 다른 곳에서도 노출을 더 많이 시키면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실종아동홍보대사를 하면서 어머님들을 뵀었는데 포기를 안 하신다고 하더라. 그런 점이 너무 존경스러웠다. 꼭 아이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배우로서도 이런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할 것 같다.

▶배우로서 '내가 뭘 해야 하지? 뭔가 더 해야 할 것 같은데'라는, 스스로에게 답답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배우로서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잘 하고 있는 건가 스스로 고민할 때도 많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