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차 문정희 "故김영애에 배운 초심…배우란 말 아직도 어색해" [N인터뷰]②
극 중 아동 연속 유괴사건 핵심 키 쥔 혜진 역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문정희는 엄마판 '테이큰'으로 불리는 영화 '리미트'(감독 이승준)를 두고 "한국 여성 장르물이 나왔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정현 분)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범죄 스릴러로 오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문정희와 이정현 진서연이 뭉친 '리미트'는 여성들의 각기 다른 모성애를 보여준다. 문정희는 극 중 전대미문 아동 연쇄 유괴사건의 핵심 키를 쥔 혜진 역을 맡았다. 혜진은 낮엔 보건교사로, 밤엔 장기밀매를 일삼은 빌런으로 문정희는 외형부터 내면, 목소리까지 섬뜩한 빌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런 캐릭터가 왔을 때 짜릿했다"며 "배우가 채워 넣을 수 있는 게 많으니까"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문정희는 지난 1998년 연극 '의형제'로 데뷔해 어느덧 햇수로 데뷔 25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배우란 말이 어색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그는 과거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고(故) 김영애를 떠올리며 그에게서 배운 초심의 떨림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우로서 현장에서 치열하게 부딪치고 고민할 때 "매 순간이 너무 귀하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리미트' 역시도 그에게 여전한 연기 열정을 끌어내 준 작품이다. 영화 개봉 전 문정희를 만나 '리미트' 촬영 비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세 여성이 주축으로 끌어간다는 점에서 이정현 진서연과 촬영하면서 돈독해졌을 것 같다. 공동의 책임감도 있었을 테고.
▶정현씨는 끝까지 안 만나다가 결투할 때 만난다. 서로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보니까 각자 축에서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와 각을 정확하게 세우는 배우이구나'하고 무한대로 존경하고 추앙하게 됐다. 극에 대한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배우였다. 진서연 배우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너무 똑똑한 사람 같다. 정확하게 본인이 해야 하는 콤비를 잘 보시더라. 실제로는 영화 '독전'하고 다른 이미지다. 연기하면서는 '이 배우가 갖고 있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크구나, 다양한 역할을 잘 하실 수 있는 배우이구나' 감탄했다.
-액션도 처절했다.
▶스턴트, 대역이 없었다. 특수팀과도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서 재촬영도 많이 했다. 나중에 몸이 까맣게 멍들기까지 했지만 배우는 장면만 잘 나오면 된다. 그 장면이 잘 나오는 게 정말 중요했다. 정현씨도 엄청 고생을 했다. 서로 주먹을 날리는, 합을 맞추는 액션이면 괜찮은데 이건 완전 '개싸움'이다. 머리를 잡아끌고 헛발질하고 넘어지는 신이 많다.(웃음) 하지만 정현씨도 워낙 프로인지라 장면에 대한 욕심이 크더라.
-장르, 내용만으로도 흥미로운데 아동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메시지를 담아내기도 했다. 감독이 전하고 싶은 의도에 공감했나.
▶아동 범죄는 마음 아프다. 사회적으로 어떤 제도나 보호법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이 부분이 어떻게 들어갈까 저는 되게 궁금했다. 제도적인 부분에 대한 얘길 건드려서 경각심이 생기면 좋지만 영화의 스릴러 액션을 더 봐주시면 좋겠다.
-원작은 봤나.
▶원작은 읽지 않았고, 시나리오 초고를 봤다. 원작과 시나리오가 거의 비슷하다. 고(故) 노자와 히사시 작가님이 원작을 쓰신 드라마 '연애시대'를 했다. '연애시대'와 '리미트'의 원작의 작가가 같은 작가다. '연애시대'는 로맨틱한 작품인데 어떻게 이런 스릴러를 쓰셨을까 싶더라. 극을 긴장감, 스피드감 있게 잘 쓰시는 분이셔서 한국판을 만든다고 했을 때 그대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배우로서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멜로도 하고 싶다.(웃음) 또 저는 콘텐츠 개발을 해보고 싶다. 영화가 됐든 숏폼이든 소재를 어떻게 디벨롭해서 콘텐츠를 만들까 기대된다. 또 요즘에는 배우인데 기획도 감독도 하시는 그런 분들이 많다. 그게 너무 대단하고 좋아보이더라. 배우를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이자 힘이지 않을까 싶다. 이정재 오빠가 관객 분들을 또 한 번 더 찾아가서 스킨십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정말 많이 배웠다. 정말 좋아보이는 모습이다.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다르게 배운다.
-이정재 배우와 작품으로 인연이 있나.
▶최지우 배우와 함께 나온 드라마 '에어시티'를 했었다. 오빠와 연인처럼 나오는 역할이었는데 그땐 설레어서 말도 못 붙였다.(웃음) 오빠처럼 감독을 꿈꾸는 건 아니고 콘텐츠 개발을 하고 싶다.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어려웠을까 인간적으로 가늠했을 때,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배우 문정희에게 연기란.
▶나이가 들고 경력도 생기다 보니 이런 매순간이 너무 귀하다.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이 순간 순간 함께 한다는 게 인식될 때 너무 좋다. 감독님, 스태프들과 배우가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해결하려고 아웅다웅할 때 이런 관계가 있다는 것도 재밌는 것 같다.
-요즘의 일상은 어떤가.
▶요즘은 모든 게 다 기쁘게 다가온다. 진심으로 저는 가족들이 소중하다. 저와 남편, 강아지 이렇게 가족이 셋인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큰 힘이다. 무엇보다 다 떠나서 요즘엔 저란 존재가 좋다.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 배우인 게 신기할 때도 있다. 배우란 직업이 좋은데 내가 배우인 게 신기하더라.(웃음)
-20대 문정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잘하고 있어'라고 해주고 싶다. 그때는 욕심과 열정을 빼라고 해도 뺄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그때 모습을 되돌아보면 불안함이 많았는데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다. 그땐 아프면 그 자리에 아픈대로 가만히 있었지, 회피하지 않았다. 그걸 후회하냐 묻는다면 그렇진 않다. 그 덕에 지금은 그렇게 하면 어떻게 아픈지 알기 때문에, 그런 치열함이 있었던 과정을 지나왔기 때문에 지금 되레 웃으면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올해 데뷔 25년차에 접어들었다.
▶아직도 배우라는 말이 어색하다. 그건 죽을 때까지도 그럴 것 같다. 영화 '판도라'와 '카트'를 할 때 고(故) 김영애 선생님께서 제게 영감과 모티브를 많이 주셨다. 배우로서 역할 뿐만 아니라 인생과 건강, 멘탈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신 분이시다. 그런 경력의 선생님도 현장에서 떠신 모습이 기억난다. 그건 연기에 대한 설렘과 초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애 선생님은 병마와 싸우시는 와중에도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끝까지 해내셨다. 그땐 이해가 안 갔다. 왜 그렇게 부득불 연기를 끝까지 하셨을까 싶더라. 정말 아프셨을 텐데, 고통스러우셨을 텐데 싶었지만 그건 선생님의 어떤 삶에 대한 태도였던 것 같다. 본인에 대한 책임감이기도 하셨다. 연기에 대한 태도, 삶에 대한 태도에 저도 큰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
-'리미트'를 만날 관객들에 하고픈 말은.
▶'리미트'는 한국판 여성 '테이큰'이다. 여성들의 쫄깃한 캐릭터로 쭉 달려가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여성 장르물이 나왔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캐릭터가 단순히 세서가 아니라, 구성적인 재미가 있어서 충분히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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