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칸 초청하면 왜 항상 美영화 찍고 있는지…불참 아쉬워" [N인터뷰]①

배두나 / 영화사 집, CJ ENM ⓒ 뉴스1
배두나 / 영화사 집, CJ ENM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최근 개최됐던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작품들 중심에는 배우 배두나가 있었다. 배두나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와 칸 영화제가 주목하는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에서 주연을 맡았다. 영화 두 편의 주역으로 칸 영화제의 부름을 받았지만, 현재 미국에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레벨 문'이라는 작품을 촬영 중이었던 만큼, 칸 영화제를 찾지 못한 아쉬움은 컸다.

배두나가 출연한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배두나 외에 송강호와 강동원 아이유(이지은) 이주영이 출연하며, 이번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가 한국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배두나는 "제게 있어 가장 컸던 건 송강호 선배님이 남우주연상을 타신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저희 영화에 대한 큰 호평이라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배두나의 연기도 호평이었다. 그는 극 중 브로커의 여정을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수진 역을 맡았다. 그는 과거 아픔을 겪었던 인물로, 브로커와 아기 엄마 소영(아이유 분)의 여정을 쫓다 변화를 겪게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역할을 위해 배두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일본어 대본을 받아 연기했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아이들이 내가 살았던 세상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진심이 담겼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는 배두나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브로커'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두나 / 영화사 집, CJ ENM ⓒ 뉴스1

-해외에 오래 머무르고 있는데 근황은.

▶미국 LA에서 잭 스나이더 감독님의 영화를 찍고 있다. 바쁘게 잘 찍고 있다. (웃음) 한국에서 하는 '브로커' 프로모션에 참여 못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브로커'와 비평가주간 폐막작 '다음 소희'까지 이번 칸 영화제에 작품 두 편이나 초청을 받았는데 촬영 일정으로 아쉽게 참석하지 못했다.

▶너무 아쉽다. 스케줄 조정을 해보려고 많이 애를 썼는데 안 되더라. (웃음) 일단 배우한테는 촬영이 가장 최우선이니까 촬영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칸 영화제는 많이 아쉬웠던 게 '브로커'도 그렇지만 '다음 소희'가 같이 가서 저한테는 특별한 한해였다. (두 편이 초청받았다는) 그 소식을 듣고 많이 기뻤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했다. 이번에 가보려고 많이 노력했던 이유는 몇 년 전에 칸 영화제에 초청 받았을 때도 미국 작품을 찍고 있을 때였다. 그때 촬영이 있어서 못 갔는데 이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분을 만났을 때 "너 우리 거 거절했었지"라고 하시길래 "다음엔 반드시 가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못 가게 됐다. (웃음) 칸이 초청하면 왜 항상 미국 영화를 찍고 있을까 아쉬운 마음이 많다.

-칸 영화제에서의 호평은 어떻게 실감했나.

▶촬영 중간중간마다 평을 보려고 했는데, 일단은 제게 있어 가장 컸던 건 송강호 선배님이 남우주연상을 타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저희 영화에 대한 큰 호평이라 생각한다. 너무나 존경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이시긴 하지만 영화가 좋으니까 선배님이 더 주목받으신 것 같다. 그래서 너무 기뻤다. 제 일처럼 너무 기쁘더라. 평은 많이 찾아보진 못했지만 배우 연기가 좋다는 글을 보면 좋았다. (웃음)

-'브로커'와 '다음 소희'까지, 두 작품에서 공교롭게도 똑같이 형사 역을 맡았다. '킹덤' '비밀의 숲' '고요의 바다' 등 최근 작품들의 역할을 보면 유독 사건에 의문을 품고 다가가는 역할을 연기했는데, 이런 역할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이런 역할을) 선호하는 건 아니다. (웃음) 딱히 선호를 해서 한다기 보다 20대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제 역할이 어떤 역할인지 보다 어떤 작품을 하느냐를 더 많이 본다. 내 역할보다는 어떤 작품 안에 내가 있는지 보고 도전을 하는 편인데 공교롭게도 그런 역할이 최근 들어 많이 들어오는 것 같고, 사회 문제나 관심 있는 분야에 하고 싶었던 얘기, 이 얘기는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걸 고르기도 한다. 심지어 '브로커'와 '다음 소희'는 둘 다 형사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전사가 안 나온다. 제 역할이 관객들에게 제 이야기를 하는 역할은 아니다. 그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객이나 감독 입장에서 보고 그것을 메신저 같이 전달하는 그런 역할인 것 같다. 우연인 것 같기도 하고 감독님이 저를 그런 식으로 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브로커'와 '다음 소희'의 대본을 받았을 때 각각 어떤 마음이었나. 각본을 선택한 계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작품이라 선택한 마음이 크다. 2016년쯤 처음 말씀해주셨을 때는 구두로 얘길 해주셨지 대본을 봐서 선택한 건 아니었다. 감독님 작품이면 트리트먼트조차 필요없다 했다. 선택이라기 보다 당연히 하는 거였다. '다음 소희'는 감독님께서 제 머리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 같더라. 어떻게 이렇게 대본을 제가 안 고를 수 없게끔 쓰시나 했다. 뉴스나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거나 분노했던 적이 있는데 특히나 제가 아동 청소년, 이런 쪽에 많이 분노를 하는 편인데 그런 대본을 주시는데 안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님께서 필요하다 하시니 선택하게 된 거다.

-올해 칸에 초청된 '브로커' '다음 소희' 모두 기성 세대로서의 사회적 고민이 엿보이는 형사 역할이다. 두 작품 모두 배우이자 인간 배두나를 전작품에서 지켜본 감독님들이 직접 집필한 캐릭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배우로서 느낀 바가 캐릭터에 투영된 부분도 있나.

▶투영이 많이 됐을 거라 본다. 기성세대가 되면서 젊은 사람들, 나보다 어린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이 내가 살았던 세상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얘길 많이 하게 됐다. 요즘에 고른 작품을 보면 의도한 건 아닌데 그런 쪽에 많이 끌린다. '다음 소희'도 그렇고, '브로커'에서도 전사는 안 나오지만 그녀의 젊은 시절을 통해 그가 어떤 생각했었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되는 신이 있다. 그런 어떤 갈등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다. 시행착오나 생각의 전환이라든가 반성이라든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이들의 몫이지만 짚고 넘어가는 그런 얘길 하는 걸 요즘에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이 저를 왜 그런 쪽으로 부르시는지는 모르겠다. 저야 영광이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