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김태리 "펜싱 6달 연습, 모든 걸 쏟아내" [N인터뷰]③
'스물다섯 스물하나' 나희도 역
- 안태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tvN 주말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이 지난 3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스물다서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량로맨스다. 펜싱 선수 나희도(김태리 분)과 부잣집 도련님이었다가 IMF 사태 탓에 꿈과 희망도 잃어버린 청년이 되어버린 백이진(남주혁 분)의 로맨스를 그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태리는 극 중 언제나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나가는 펜싱 선수 나희도 역을 연기했다. 엄마 신재경(서재희 분)과는 티격태격하는 현실 모녀 연기를, 친구 고유림(김지연 분), 문지웅(최현욱 분), 지승완(이주명 분)과는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우정을 그려내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백이진과 꿈과 희망을 서로 응원하는 로맨스를 그려내면서는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기며 극을 이끌어갔다.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스물다섯 스물하나'. 종영 전 화상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난 김태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나희도를 연기하면서 느낀 점과,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느끼게 된 연기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N인터뷰】②에 이어>
-나희도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초반에는 본능적으로 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는 술술 읽혔다. 초반에 대본 받았을 때는 '얘를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첫 대본리딩을 가서 되게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읽는데, 입 밖으로 나오는 게 희도처럼 느껴지더라. 이게 맞는 것 같다고 느껴지면서 텐션이 점점 높아졌다. (캐릭터를) 이런 가닥으로 잡으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 희도의 트라우마들, 엄마와의 갈등들, 금메달 던지고 나온 사건 등을 겪으면서 저는 생각을 잘못했다. 고등학생의 생각으로 저랬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33살의 내가 저랬으면 어땠을까를 은연중에 생각한 거다. 고등학생의 사고방식을 놓친 게 있다. 특히 희도가 엄마와 싸우는 부분에서는 아파서 화를 내지 않고 아파서 슬퍼했다. 분노보다는 슬픔이 더 큰 감정을 냈다. 33살의 저에게는 연민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등학생 희도는 슬픔 없이 화가 머리 끝까지 났을 거다. 슬픔이 찰랑찰랑 거리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그런 쪽으로 가지 않았나 싶었다.
-펜싱은 얼마나 연습했나.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당연히 몸은 아팠다. 아마도 정신이 건강한 상태여서 잘 따라갔던 것 같다. 그 당시 제가 에너지가 폭발할 시기여서 펜싱에 모든 걸 쏟아냈다. 어쨌든 펜싱은 레슨을 받았다. 하루에 두시간 정도씩, 초반 두 달 동안은 주 이틀에 한 번씩 갔다고 치면 후에 네 달 정도는 매일매일 두시간씩 연습했다. 그러니깐 자연스럽게 잘하게 되더라.(웃음) 지난해 8월 초중순 쯤에 움직임에 필요한 근육이 잡혀가더라. 내 몸의 소중한 근육들이 생기는 게 느껴지더라. 제가 운동을 정말 사랑한다. 몸으로 바로 느껴지는 성취감, 내 앞에서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걸 즉각 느끼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정말 펜싱을 하면서 좋았다. 이후에 도수치료를 받으러 가면 '현역 선수들 몸 상태랑 똑같다'라고 '태릉에서 왔냐'고 하시더라.(웃음)
-프랑스어도 따로 공부했나.
▶이 작품을 하기 전부터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었다. 그런데 배웠다는 게 중급도 아니고 완전 초급이었다. 그런데 펜싱 드라마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불어를 한다는 설정을 몰랐다. 나중에 대본 받고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나는 준비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웃음) 원래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던 선생님이 있으니 SOS를 쳤고, 녹음본을 주고받으면서 발음 교정을 받았다. 다행히 프랑스어를 막 한 페이지 분량으로 하는 게 아니니깐 연습만 하면 되는 부분이었다. 다만 조금이나 프랑스어를 배웠기 때문에 '이 발음은 신경 써야지'하는 부분이 있었다. 찍고 나서 선생님께 '어때요?'라고 물어보니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너무 잘했어요'라고 해주시더라.(웃음) 기분이 너무 좋았다.
-김태리의 청춘은 어땠다고 생각하나.
▶저에게 청춘이란, 마음이 설렐 때가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20대를 청춘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20대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늘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싸우고, 내 자신의 답을 찾고 잠시 행복했다가 다시 고민이 생기고 슬퍼하고 싸우고 그걸 극복하면 잠시 행복했던 것의 반복이었다. 희도에게 청춘하면 뺄 수 없는 게 꿈인 펜싱이었다. 저 같은 경우는 (꿈인) 연기를 하면서 희도처럼 100% 행복한 상태로 하지는 않았지만, 희도가 '난 아직도 이게 너무 재밌다'라고 말한 것 같이 생각한 순간은 많았다. 어느 순간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일을 일상처럼 해나가는 와중에 선배님의 빛나는 연기를 보거나, 무대 위에서 갑자기 연기를 할 때 고민하던 것의 답을 깨닫는 순간 등이었다. 또 길을 가다가 영감을 받는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재밌는 것이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게는 그런 순간이 되게 빛났던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왜냐하면 그만큼 엄청 큰 작품이다. 정리할 생각이 너무 산더미 같은 작품이어서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다. 제게는 대단하게 남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걸 얻은 것 같나.
▶드라마란 어떤 것인가, 로맨스 코미디란 어떤 것인가를 알게 된 것 같다. 내가 신경 써야 할 부분, 조심해야 할 부분, 끌고 가야 할 부분이 어디까지인가를 느끼게 됐다. 또 내가 불안해하고 걱정해야 할 부분이 어디까지인가 등 되게 많은 걸 배웠다.가장 큰 가르침은 에너지의 분배다. 제가 펜싱 장면을 너무 즐겁게 했다. 펜싱을 6개월간 배우면서 많은 에너지를 썼다. 되는대로 하고 소리 꽥꽥지르고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에너지를 너무 많이 받고 방출을 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쓸 에너지가 없었다. 매우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 속 에너지를 컨트롤 할 수 없었다. 그걸 반성하면서 크게 배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할 정도로 나를 밀어붙이면 안 되는 것 같다. 너무 바빠서 운동도 전혀 못했고, 그렇게 하니깐 연기에 큰 악영향을 미치더라. 앞으로 어쩔 수 없이 스케줄이 돌아간다면 체력 분배를 계획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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