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수 "'런닝맨' 보조출연자도 많이 해…어깨너머로 연기 배워" [N인터뷰]③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새로운 얼굴의 배우들을 만나기 좋은 기회였다. 윤찬영, 박지후, 조이현, 이유미 등 익숙한 배우들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지만 로몬, 유인수, 임재혁 등의 새로운 배우들의 활약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달 28일 공개 후 다음날인 1월29일 전세계 넷플릭스 1위(플릭스패트롤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 10 TV프로그램 부문 집계 기준)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 12일까지 15일 연속으로 정상을 수성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유인수는 극 중 학교 폭력에 앞장서다 좀비 사태가 터진 후 더욱 극악해지는 윤귀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반부터는 '절비'(절반만 좀비간 된 인물)가 되어 학교 탈출을 감행하는 2학년5반을 계속해 압박해오는 캐릭터다. 특히 이청산(윤찬영 분)을 병적으로 쫓는 모습에서는 좀비를 뛰어넘는 공포적인 존재로 활약했다.

지난 2017년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강구 역으로 데뷔해 여러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활약해왔던 유인수. 이번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대세 배우로 일약 도약한 유인수는 최근 취재진을 만나 드라마의 인기와 극 중 윤귀남 역을 연기하면서 했던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성장한 유인수가 풀어놓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②에 이어>

-본인의 실제 학창 생활은 어땠나.

▶중학교 때까지는 평범한 학생과 비슷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저와 공부는 멀다는 생각에 나의 길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헀다. 그래서 학교에 공문을 제출하고 보조출연을 엄청 많이 다녔다. 2015년에 방송된 예능이나 드라마에 엄청 많이 나갔다.(웃음) 학업에서의 시간보다 외부활동을 하려고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활동하다보니깐 부모님과 상의를 해서 자퇴를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이후에는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주말마다 수업을 듣고는 했다.

-연기를 하면서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어머니가 학원 수학선생님이셨다. 저희 어머니는 학생이면 학생답게 그 시기에 맞게끔 행동하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교육을 해주셨는데 당시 저 같은 경우는 '내 팔자에 공부는 없다'라고 생각했었다. 제 안에 엄청난 에너지가 있는데 그걸 동적인 활동으로 풀고 싶었다. 그래서 운동도 해보고 이런 거 저런 거 많이 경험을 했다. 당시 엄마 입장에서는 그런 아들의 모습이 보기가 그랬을 거다. 지금은 인정해주시는데 그때는 다른 걸 인정해주시기 힘들셨을 거다. 이후에 TV에 가끔씩 나오면서 엄마도 조금씩 제가 방송에 나오는 게 신기하셨나보다. 그런 모습에서 저를 인정해주고 지지해주셨던 것 같다.

-예능은 어디에 많이 나갔나.

▶당시 많이 나간 게 '런닝맨'이었다. 예를 들어서 보조출연자들이 출연하는 게스트와 비슷하게 옷을 입고 멤버들이 찾아나서는 미션을 할 때 보조출연자를 많이 했다. 수많은 군중 속에 제가 있다. 그걸 보면서 제가 등장하면 캡처를 하고는 했다.(웃음)

-성격이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며 밀고 가는 성향인 것 같은데.

▶하나에 빠지면 몰두하는 편이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도 그런 부분 덕분인 것 같다. 있다. 연기를 하면서 잘 맞다고 생각한 부분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잡념이나 사색이었다. 이전에는 이게 콤플렉스였다. 굳이 안해도 되는 생각까지 해서 하는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연기학원에 가보니 그걸 좋게 봐주시더라. 준비하고 고민한 게 아니라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건데 말이다.(웃음) 저는 그냥 생각을 한 건데 그게 연기의 좋은 소스가 된다고 하니깐 잘 맞나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가장 크게 좌절했을 때는 언제였나.

▶사실 어떠한 순간에 크게 좌절했다기 보다는 지금도 연기하는 게 즐겁기는 한데 편하지는 않다. 늘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연기를 전공한 게 아니고 보조출연 나가면서 어깨너머로 보면서 제 딴에는 연기를 해왔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제가 하고 있는 연기에 대해서 확실한 마음을 가진 순간보다는 의심하고 불편한 마음을 가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좀 더 준비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체계적인 공부를 못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학원을 다니기는 했지만 고3때 입시 연기학원을 몇개 다녔다. 오디션도 없고 프로필도 없어서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했는데 입시학원에서는 결이 달랐다. 그래서 거기서부터 어느정도 학업의 전공자로서의 마음은 접어갔다. 처음 연기를 시작해서 보조출연을 하면서 했던 연기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그렇게 학업에 대한 의지는 내려놨는데 활동을 하면서는 오히려 공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떻게 보면 개인레슨을 받을 수도 있는데 혼자 해왔던 과정이 너무 오래돼서 그런지 이걸 버리는 것도 쉽지 않겠더라.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찌저찌 해왔던 과정을 이어오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 보상이 이번 작품이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은 고민하고 준비했던 게 많다. 그걸 감독님이 수용을 해주셨다. 감독님께 아이디어를 말씀드리면 대본을 바로 수정해주신 경우도 있었다. 내가 고민한 게 이렇게 잘 전달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라 내가 이때까지 걸어온 길이 헛걸음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군대에 대한 계획도 있나.

▶아직 안 갔기는 했지만 지금 당장은 군대에 대한 계획이 없다. 하고 있는 작품도 있고, 하고 싶은 작품도 있다. 앞으로 계속 작품을 하다가 군대에 갈 생각이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군대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군인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흔치 않다. 배우로서 경험할 수 있는 건 많이 경험하고 싶기 때문에 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제가 학생 연기를 많이 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또래의 친구들이 한 경험을 못한 것도 많다. 군대도 대표적인 거여서 경험하고픈 마음도 크다.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매력의 배우임을 보여주고 싶나.

▶저를 윤귀남이라는 인물로 처음 마주하신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사실 최근에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에서 저희끼리 자체 콘텐츠한 영상이 몇 개있다. 거기서 최대한 가식 없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 댓글들로 많이 즐거워하시더라. 제가 가진 모습들도 연기하게 된다면 그런 매력으로 제가 잘 만들어볼테니깐, 제가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의 인물도 해보고 싶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