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단비 "'남매의 여름밤' 부산서 힘얻어…영화제 중요성 깨달아" [BIFF 인터뷰]②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심사
- 고승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 '남매의 여름밤'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던 윤단비 감독(31)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재상 심사위원으로 돌아왔다. 윤단비 감독에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여러 의미가 있다. 수상자에서 시상자로,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영화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늘어난 시점에, 부산을 찾은 것이다.
윤 감독은 첫 장편 영화인 '남매의 여름밤'으로 지난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2년 만인 올해 윤 감독은 선재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윤 감독은 아시아 영화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바스티안 메이레종, 싱가포르 영화감독 로이스톤 탄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활약한다.
윤 감독은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운틴에서 뉴스1과 만나 선재상 심사위원을 맡은 소감과 함께 팬데믹 속 영화의 의미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BIFF 인터뷰】①에 이어>
지난해 8월 '남매의 여름밤'을 선보인 뒤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올해 어떻게 보내고 있냐는 물음에 "시간이 진짜 말도 안 되게 빠르다"라며 "개봉하고 1년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계속 행사도 있었고 작업도 계속하고 있는데 요새는 일상을 잘 보내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영화제도 처음엔 일의 연장선으로 왔는데 막상 오니까 너무 즐겁더라, 오랜만에 오며 가며 반가운 얼굴을 보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님도 따로 뵙고 일본 영화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또 류스케 감독님과 봉준호 감독님이 대담하는 것을 보는데, 정말 거장이자, 두 영화 덕후들의 만남을 보니 정말 좋았다"며 웃었다.
윤 감독은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 "작품을 보면 의식하지 않더라도 감독님들의 스타일이 반영된다"라며 "저 역시도 다음 작품에서 의식하지 않아도 반영될 것 같다, 그래도 촬영 방식은 달라질 것 같고, 그게 제가 장르(물)를 한다기보다는 '남매의 여름밤'은 관조적 시선이었으니까, 다른 형식을 촬영해볼까 싶기도 하단 생각이다, 사실 아직 스타일이랄게 없어서 '윤단비 영화'라는 게 확립이 되지 않은 상태라 점점 만들어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 '윤단비 영화'는 어떤 영화인지 묻자, 윤 감독은 미소를 지은 채 고민하다가 "(내) 궤적이 보이는 게 좋은 것 같다"라며 "요새는 작가주의라는 게 잘 없어서 딱 작품을 보고 감독을 유추하기가 어려울지라도 그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따라 가다가, 물론 모험을 하다가 망쳤을 수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계속 바뀌는 관점이 하나로 묶였으면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감독님이 가족 영화를 계속 만들더라고 관점이 변하신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동의를 한다"라며 "변해가는 내 관점을 담아내고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최근에 관점이 변화하는 걸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어떤 대단한 변화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남매의 여름밤'을 찍고 나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되는 지점이 있었다"라며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해도 되겠다 싶더라, 영화를 찍고 나서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여기서 해소가 되지 않았다면 다시 가족 관계에 대한 영화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걸 만들면서 해소가 됐다는 걸 스스로 확 느꼈다"고 시원하게 답했다.
'남매의 여름밤' 이후 차기작에 대해서는 "지금 쓰고 있다"라며 "섬마을에서 벌어지는 10대의 첫사랑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최근 영화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극장이 막히면서 수요가 줄었고,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이 시점에 영화의 의미, 그리고 지금 열리는 영화제의 역할을 무엇일까. 윤 감독은 이에 대해 "저도 그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고 있다, OTT가 활발해지고,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이 극장을 안 찾으니까, 영화가 잊힌 산물이 되면 어떡할지 걱정이 되더라, 그래서 사실 영화가 지금 사라진 것도 아닌데 무언가 향수를 일으키는 존재가 됐다"며 "그래서 노스탤지어에 대한 이야기를 쓰게 되기도 하고, 영화를 볼 때도 그런 감상에 젖고, 이전 감각이 그립다는 생각으로 보게 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극장에서 보는 것은, 시설이 잘 갖춰진 홈시어터일지라도 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여러 명이 어두운 곳에서 한 곳을 보다가 나온다는 건 다른 감각이다, 물론 극장에서 봐도 좋은 작품은 집에서 봐도 좋겠지만, 우선 극장에서 본 게 더 기억에 남지 않나, 극장이 소중한 건 익명의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한 공간에서 아무 말 없이 한 작품을 본다는 게 굉장히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영화제에 대해선 "사실 '남매의 여름밤'은 촬영 당시에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었고, 만들고 나서도 걱정한 게 우리가 이 영화를 찍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 모르니까, 우리끼리만 아는 영화가 되면 어떡하지, 이걸 찍었다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을 했는데 부산에서 상영이 되면서 힘을 되게 많이 얻었고, 입소문도 타면서 영화제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영화제가 관객들과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부산은 아시아 영화의 축을 담당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바스티안 프로그래머분이 칸은 비즈니스 미팅에 포커싱이 되어있는데, 부산은 관객과의 교감 같은 걸 더 쌓으려는 게 느껴져서 정말 축제 같다고 하셨다"고 부연했다.
윤감독은 "50여편의 심사작들을 보고 나면, 일반 상영작들도 찾아 볼 예정"이라며 눈빛을 반짝인 윤 감독은 "이번에 진짜 놀란 게 단편을 선보인 아시아 감독들도 많이 내한을 하시고, 자가격리를 하더라도 오시겠다고 하시더라"며 "이 자리가 정말 소중한 기회이고 또 영화에 대한 애정이 모이는 곳이라 느꼈다, 부산에 와서 영화가 더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느꼈고, 부산영화제가 잘 만들어져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특별한 소회를 덧붙였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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