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을 만나다] 송준근 "'준교수'에서 트로트가수로…딸, 가장 뿌듯해해"①

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송준근/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코미디언을 만나다] 열일곱 번째 주인공은 송준근(41)이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 출신인 그는 데뷔 2년 차에 그의 주 무대였던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소위 '빵!' 터졌다. '준교수의 은밀한 매력' 코너에서 '준교수'로 활약, "우쥬 플리스 닥쳐줄래"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휩쓸었고 이후 "라따 라따 아라따"의 곤잘레스, "네가 거지야?"의 억수르 캐릭터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그콘서트' 종영 이후 많은 개그맨들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송준근 역시도 올해 초 채윤과 '으라차차 내 인생'을 발표, 트로트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듀엣 파트너인 채윤과 이름이 같은 딸이 아빠가 TV에 나오는 걸 좋아해 시작하게 된 도전이라고 했다. 지난 5월에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트로트 무대를 꾸미며 진한 감동을 안긴 바 있다. 송준근은 "딸이 부끄러워 하면서도 좋아하더라"며 웃었다.

개그 무대는 잠시 떠났지만, KBS 1TV '6시 내 고향'에서 인기 유튜버 쯔양과 전국 전통시장을 누비는 등 바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쯔양이 요즘엔 본인이 더 웃기려고 해서 제가 위협 받고 있다"며 "먹는 건 제가 후배니까 맛 표현이나 맛있게 먹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6시 내 고향' 덕에 노년층 인지도도 더 높아졌다. 그는 "제 이름 석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곤잘레스' '억수르'로 불러주셔서 뿌듯하다"며 "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코미디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은 여전하다. 송준근은 "코미디 장르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며 "코미디는 제 고향이고 처음 발을 들였던 곳이라 무대가 언젠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억지스럽지 않은 코미디를 하려고 노력했다"던 그만의 주관에서 준교수, 곤잘레스, 억수르 등 인기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던 비결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송준근을 만나 그간의 근황과 그만의 개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송준근/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근황이 궁금하다.

▶요즘은 '6시 내 고향'에서 전통시장 상인분들 찾아가서 힘 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420만 유튜버인 쯔양씨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굉장히 재밌다. 인기 유튜버와 함께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쯔양씨가 먹을 때마다 늘 놀란다. 상인 분들도 놀라시고.(웃음) 저희 코너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올해 초에 '으라차차 내 인생'이라는 트로트 곡을 발표했다. 행사가 많다면 무대에 많이 서겠지만 방송 있을 때마다 라디오나 무대에서 노래도 부르고 있다. 유튜버로서 소소하게 '슬램덕후' 채널도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개그 빼고 다 하고 있다.(웃음)

-올해 초 가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는데.

▶가수 도전이라고 하기까지 아직 미비하다.(웃음) 요즘 '개가수'라고 하지 않나. 저는 '가수 걔'로 활동할 생각이다. '가수 걔 있잖아!'라고 할 수 있는.(웃음) 가수라고 할 수는 없고 아직 햇병아리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계기가 있나.

▶저희 딸이 아빠가 무대에서 하는 개그하는 것, 그리고 TV에 나오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개그콘서트' 무대가 없어지기도 했고 새로운 분야에서 뭔가 하고 싶다 하던 찰나에 딸이 '미스터트롯'을 보면서 '아빠도 저런 데 나가서 했으면 좋겠다' 하더라. 아빠로서도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스스로도 뭔가 해보고 싶다 생각했다. 혼자 무리가 있어 고민하고 있던 시기에 채윤이란 친구와 리포터 활동하면서 케미가 잘 맞아서 듀엣 제의가 있었고 혼자였다면 망설였을텐데 듀엣으로 하면서 용기를 갖고 시작해서 무대 경험도 쌓게 됐다. 전향까진 아니고 경험이다.(웃음) 요즘은 사실 한 분야만 하진 않는다. 개그맨들도 다양한 모습으로 웃음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딸이 아빠가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것을 보고 기뻐했을 것 같다.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인데 처음엔 무시를 하더라.(웃음) '아빠가 무슨 노래냐, 아빠는 웃기는 사람 아니냐'고 했다. 그러다 (가수로) 한 번씩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좋아하더라. '불후의 명곡'에서 딸에게 편지쓴 걸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한다. 저희 딸 이름도 채윤이다. 채윤씨와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게 됐는데 우연치 않게 딸과도 접점이 있다.(웃음)

-딸이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뿌듯했을 것도 같다.

▶딸이 친구랑 놀고 있으면 '아빠 얘 좀 웃겨줘' 한다. 딸은 내가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뿌듯해 한다. 아이 스스로도 웃긴 걸 좋아하고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한다. 딸도 개그우먼 끼가 있어서 자제를 시키고 있다.(웃음) 그 모습을 보면서 피는 못 속인다 했다.

송준근 ⓒ 뉴스1 권현진 기자

-트로트 붐이 워낙 컸던 만큼, 장르 선택에는 고민이 없었나.

▶제가 그렇다고 아이돌을 할 순 없다.(웃음) 트로트가 아무래도 대중적이기도 하고 전통시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까 어르신들도 좋아하는 장르가 트로트겠다 했다. 행사나 이런 걸 하면 스스로도 새로운 레퍼토리가 생긴다. 노래로도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 생각해서 코미디와 전혀 연관이 없다 생각 들진 않는다. 노래를 통해서도 웃음드릴 수 있기 때문에 큰 괴리감은 없었다.

-노래 제목이 '으라차차 내 인생'이다. 이 노래로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특별한 건 없었고 희망적인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사실 듀엣인데 제 지분이 낮다. 제 역할은 듀엣과 피처링의 중간이라고 해서 '듀처링'이라고 한다.(웃음) 저는 이 노래가 굉장히 희망적이어서 좋았고 들었을 때 꽂혔다. 다행인 것은 '으라차차' 하이라이트는 제가 부른다.(웃음) 그 부분을 제가 부른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상인 분들도 어깨 춤 추실 때 너무 기쁘다. 노래가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항아리에 김치를 묻어두듯 오랜 시간이 지나고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개그 빼고 다 하고 있다'고 했는데 바쁘게 활동하고 있지만 개그와 잠시 멀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겠다.

▶활동엔 만족하고 있는데 코미디 장르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 코미디는 제 고향이고 처음 발을 들였던 곳이라 무대가 언젠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요즘엔 유튜브를 통해 옛날 영상을 보면서 '내가 옛날에 이런 걸 했구나' 싶다. 요즘 초등학생 친구들은 유튜브로 저를 처음 접하더라. 댓글로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더라.

<【코미디언을 만나다】송중근 편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