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을 만나다] 신기루 "'터키즈' 영상 260만뷰, 인지도 높아져 신기"①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방송가에는 유독 뒤늦게 빛을 본 코미디언들이 많다. 끼는 많으나 주어지는 기회가 한정적인 탓에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줄 때가 적은 것. 하지만 기본적으로 갖춘 입담과 재치가 있어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순간이 오면 철철 흘러넘치는 이들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의 열네 번째 주인공인 코미디언 신기루(39) 역시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급부상했다. 지난달 웹 예능 '터키즈 온 더 블럭'(이하 '터키즈')에 출연, 옆집 언니, 누나 같은 털털한 성격과 절친 이용진도 당황하게 만드는 거침없는 입담은 구독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이에 해당 영상은 공개 한 달 여 만에 260만 뷰를 넘길 정도로 호응을 얻었고, 신기루의 매력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젊은 층에게 인지도가 높아져 신기루 본인도 신기하다고.
이후 TV조선 '와카남'에도 등장한 그는 공복 다이어트를 앞두고 빅 사이즈와 남다른 먹성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몸무게까지 거침없이 공개한 그는 이전에 없던 독보적인 캐릭터로 방송가에 신선함을 줬다.
신기루는 코미디언으로서 여러 탤런트를 가졌지만, 공개 코미디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예능계로 진출이 더뎠다. 그간 방송가는 잘 먹는 신기루에게 '먹방 콘텐츠'를 맡겼지만 이것만으로 그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기는 부족했다. 하지만 기회는 찾아왔다. 신기루는 팟캐스트 '매불쇼' 등을 통해 본인이 가진 '마라맛 입담'이라는 강점을 드러냈고, 최근 '터키즈'에서 예능감을 폭발시키며 '차세대 여성 예능인'의 등장을 알렸다.
뼛속까지 코미디언인 그는 사람들을 웃기는 게 좋다고 했다. 언젠가는 자신의 강점인 토크를 살릴 수 있는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다고. 그러면서도 공개 코미디에 대한 끈 역시 놓지 않아 코미디에 대한 그의 진심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다재다능한 여성 코미디언 신기루를 최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만나서 반갑다. 근황이 궁금하다.
▶원래 일이 없었는데 '터키즈'에 출연한 뒤 조금 바빠졌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니까 일이 종종 들어오더라. '와카남'에도 출연했고, 다른 일정들도 소화하며 지내고 있다.
-최근 '와카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는데.
▶사실 '와카남'은 중장년층도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니까 찍으면서도 '어른들이 보시는데 이래도 되나' 싶어서 몸을 사리면서 했다. 그런데도 재밌다고 해주시더라.
-공복을 견디고 운동을 하다가 이성을 잃는 모습이 웃음을 줬다.
▶아니 정말 힘들었다. 방송이라 더 힘들었다.(웃음) 혼자 하다가 힘들면 포기하면 되는데 이건 그럴 수가 없으니까. 나중에는 '내가 왜 이렇게 굶고 있지'라는 생각도 들더라. 그때 마침 편백나무 방망이가 보여서 그걸로 냉장고를 두드렸다. 아침부터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었다.(일동 웃음)
-한 달 식비 700만원, 하루 마시는 와인 양 3L라고 밝혀 놀라움을 줬다. 몇몇 시청자들은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는데.
▶예전에는 정말 식비가 700만원씩 나왔는데, 요즘은 외식비가 안 들어서 확 줄었다. 그래도 우리 나이 때에는 좋은 걸 먹고 싶으니까 잘 먹는 편이다. 술도 많이 먹는다. 나래바에서 가장 늦게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나다.(웃음) 건강에 이상은 없지만, 요즘엔 술 마신 다음 날 조금 피곤해서 예전처럼은 안 먹으려고 한다. 돈을 진짜 많이 벌면 투자도 하고 미래 계획도 세울 텐데 그 정도가 아니다. 그냥 지금 버는 돈으로 좋은 술과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게 좋다. 다이어트 회사에서 살을 빼보자는 연락도 받은 적이 있지만 그 정도의 의지가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최근 웹 예능 '터키즈'에서 털털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줘 호응을 얻었다.
▶용진이와 워낙 친한데 '터키즈'에 한 번 나와줄 수 있냐고 하더라. 우리끼리 얘기하듯 하면 된다고 하고, 또 '찐친'이 있으니까 부담 없이 나갔다. 그게 한 번도 안 끊고 30분 동안 촬영한 거다. 중간에 '이게 진짜 나가도 되냐'라고 했는데 괜찮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나도, '터키즈'도 모험을 한 셈이다. 그렇게 방송을 했는데 조회수가 260만이 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영상을 본 분들이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랑 패턴이 같다고, 같이 술 먹고 싶다고 한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웃음) 사실 젊은 층은 걱정 안 했지만 어르신들께서는 버릇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좋아해 주신 것도 놀라웠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졌을 텐데 그게 느껴지나.
▶느껴진다. 이전에는 주로 건강 프로그램에 종종 나와서 어린 친구들은 날 몰랐는데, 요즘엔 길거리를 가면 많이들 알아보시더라. 3~4명 정도 무리가 있으면 1명은 알아본다. 어느 날은 길을 걷고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웃음) '터키즈'에 한 번 나갔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신기하기도 했다.
-워낙 입담이 좋아서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도 잘 될 것 같은데, 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사실 '부위로그.신기루'라는 개인 유튜브 채널이 있다. '음식의 부위', '삶의 부위' 등을 얘기하겠다는 의도로 만들었는데 게을러서 본격적으로는 안 하고 있다.(웃음) 촬영, 편집도 배우고 해야 하는데 아직 나서질 못했다. 이전에 몇몇 유튜브 회사에서 함께 하자는 제의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러면 내 색을 잃을 것 같더라. 유튜브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생각이다. 그래서 편집을 직접 배워야 하는데 아직 그걸 못했다. '터키즈' 이후 구독자가 3000명이나 늘기도 해서 조금씩 준비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먹방도 먹방이지만 개인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해 그런 방향으로 하고 싶다.
-방송에서는 주로 '먹방' 콘텐츠를 소화하는 듯한데 비슷한 것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나. '매불쇼'를 보면 오히려 토크에 강한 것 같다.
▶'먹방'에 대한 섭외가 많이 들어오지만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한다. 일을 하면서 먹으면 음식에 집중도 안 되고 돈벌이로 먹는다는 느낌이 들더라. 먹방을 할까도 했었는데, 요즘에 유튜브를 보면 날씬한 분들이 닭을 10마리씩 먹으니까 '나는 20마리를 먹어야 하나' 싶은 거다. 먹는 건 기본적인 캐릭터 정도로 생각한다. 팟캐스트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나는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상담도 현실적으로 해주는 편이라 많은 분들이 와닿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누구나 생각만 갖고 있는 걸 입 밖으로 꺼내는데 그게 진짜 아닌가.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연애 프로그램 패널로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구체적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예전에 했던 '마녀사냥'이나 요즘 하는 '환승연애', '애로부부', '연애의 참견' 같은 걸 하면 잘할 수 있다. 특히 나가고 싶은 건 '실화탐사대'. 말도 안 되는 '공노'할 일이 많아서 정말 세게 얘기해주고 싶은 사건이 많다. 또 '허영만의 백반기행' 애청자이기도 해서 욕심이 난다.
-인스타그램 소개글에 적힌 '비만계 유일한 고양이상' 수식어가 귀엽다. 직접 지은 것인가.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한 이유도 궁금한데.
▶'비만계 유일한 고양이상'은 직접 지은 수식어다. 아무리 봐도 예뻐서.(웃음)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지만, 공개로 해놓으면 내게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보고 안 좋은 댓글을 다는 게 싫었다. 비공개 계정이어도 직접 팔로우 요청을 할 정도면 그래도 내게 우호적인 분들이니까 그렇게 했다. 그게 나를 지키고 스트레스를 덜 받겠더라. 비공개 계정을 가진 분들이 팔로우 요청을 하면 DM을 보내달라고 한다. 요즘에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지도가 늘어서인지 하루에만 수천 명씩 팔로우 신청을 하지만, 일단 이 방식을 유지하려고 한다. 팔로워 자체도 너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는 안 만들 예정이다. 팔로워 10만은 안 넘길 거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신만의 기준과 소신이 분명하다고 느껴진다.
▶신인 때는 나쁜 말에 상처를 많이 받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보다 나를 모르는 게 속상해 '어느 정도 감안을 해야지' 했는데, 이젠 나쁜 글을 보면 열이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는 선에서 하고 싶다. 내 주변인들도 각자의 소신과 주관이 있지만, 나는 이걸 말과 글로 표현하다 보니 더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닐까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신기루 편 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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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