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연 "'서울대 출신' 타이틀, 언젠간 득 되지 않을까요" [N인터뷰]②

배우 옥자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tvN 주말드라마 '마인'(극본 백미경, 연출 이나정)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성소수자인 정서현(김서형 분), 계모인 서희수(이보영 분), 이혼 후 아이를 되찾으러 온 이혜진·강자경(옥자연 분)은 각각 자신을 옭아매는 편견을 스스로 깨고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이혜진은 극의 초중반 '마인'을 쥐고 흔드는 키 플레이어다. 한지용(이현욱 분)-서희수 아들 한하준(정현준 분)의 친모인 이혜진은 빼앗긴 아이를 되찾기 위해 프라이빗 튜터로 효원가에 들어오고, 집안에는 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한지용의 정체를 폭로한 그는, 이후 서희수가 유산을 하자 그 아픔에 공감하며 한지용을 무너뜨리는데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효원가를 들쑤시고, 나아가 한지용의 실체가 세상 밖으로 알려지게 하는 일련의 사건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옥자연은 여성들이 연대하는 '마인'의 이야기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고. 대본을 신뢰하게 된 그는 망설임 없이 극에 뛰어들었으나, 초반엔 이혜진이라는 인물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가져본 적 없는 모성애, 커진 비중 등을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고심한 것. 그때 이보영, 김서형 등 배우들의 조언, 감독의 디렉팅이 옥자연을 이끌었다. 덕분에 그는 자신만의 이혜진을 완성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혜진은 '마인'이 본인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즐겁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배우 옥자연 ⓒ News1 권현진 기자

<【N인터뷰】①에 이어>

-전작 '경이로운 소문'에 비해 '마인'에선 비중이 무척 커졌다. 부담감도 컸을 듯한데.

▶극 중 이혜진이 엄마이지 않나. 근데 난 아이를 낳아본 적이 없으니 모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되더라, 그 외엔 사실 부담이 크지 않았는데, 막상 촬영을 하다 보니 없던 부담감도 생겼다. 비중이 적은 역할을 소화할 때는 내 연기만 생각하면 되니까 현장에 가서 즐겁게 연기를 하고 왔는데, 이번엔 달랐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 정말 쉬운 일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다른 배우들을 존경하게 됐다. 엄청난 일을 하고 있구나 싶다.

-'마인'의 주제의식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작가님이 명확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 것(마인)이 무엇이냐, 무엇을 위해 살겠느냐,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느냐'인 것 같다.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갈등하고 실수도 하는 인간 군상을 그려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않았나 한다. 극 중 혜진이 역시 처음엔 맹목적으로 하준이만 생각하다가, 이후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면서 아이와 자신의 거리를 확보하게 된다. 나 역시 '마인'을 하며 내가 배우로서 원하는 게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내 것으로 가져가고 싶은 게 무엇일까 고민을 했다. 혜진이도, 배우 옥자연도 '마인'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본다.

-'마인'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을 남을까.

▶'마인'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이혜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도전의식을 많이 줬고, 긴 흐름으로 작품을 소화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도 많이 깨달았다. 대본을 보며 생각한 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땐 괴로웠지만, 하면 할수록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가닥이 잡히는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필요한 능력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시간이었다. '마인'은 내게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준 작품이다.

배우 옥자연 ⓒ News1 권현진 기자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하지 않았나. 처음 드라마를 시작했을 땐 환경이 낯설었겠다.

▶연극 연기에 익숙하다 보니 드라마를 하면서 힘들기도 했다. 연극은 동료들과 충분히 연습을 하고 굉장히 단단해진 상태에서 무대에 오른다. 흐트러질 필요가 없는 상태로 가는 거다. 그런데 드라마는 순서대로 촬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해당 신으로 오기까지의 과정, 감정을 홀로 준비해야 해 처음엔 헤맸다.

-그런 시간을 지나 '경이로운 소문' '마인'이 연이어 히트하며 어느덧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소감이 남다르겠다.

▶사실 그런 걸 실감은 못 한다. 한 작품, 한 작품 매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역할에 연연하지 않고 찾아주시면 감사히 할 생각이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결이 다른 캐릭터를 소화해 호평을 얻었는데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기회가 주어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여러 기회를 받으면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지 않나. 내가 전형적으로 예쁘게 생긴 얼굴이 아니라 가능하지 않았나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하고 싶다.

배우 옥자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항상 '명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화제가 되지 않나. 이러한 관심이 배우 활동에 득인가, 실인가.

▶처음엔 실이 될 거라고 생각해 감췄는데, 소문이 나더라. 득실을 따지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득이 되겠지 싶다. 현재는 공부와 연기가 동떨어지게 느껴지지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 공부해온 것들이 연기에도 녹아들어 조화롭게 표현되지 않을까. 외부의 시선이 가끔은 부담스럽지만 그건 내 몫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배우로서 앞으로의 각오가 궁금하다.

▶매번 출발점에 있는 것 같고, 이제 시작하는 애송이다.(웃음) 정말 한참 멀었고 할 게 많다. '마인'을 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갔고, 내 것을 더 단단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연기를 즐겁게 하고 싶다. '마인' 이후에는 독립영화 '사랑의 고고학'으로 찾아뵙게 될 것 같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