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① 김정은 "남편 복수극 아내로서 통쾌…더 사이코처럼!"

최근 종영 MBN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 주연

배우 김정은/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김정은은 지난달 24일 종영한 MBN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극본 황다은/연출 이형민)에서 주인공인 위험한 아내 심재경 역할을 맡여 열연을 펼쳤다.

'나의 위험한 아내'는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어느덧 결혼이란 생활을 그저 유지하고만 있는, 이 시대의 부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공감할 수 있는 ‘미스터리 부부 잔혹극’이다. 부부 간에 밀고 당기는 심리 스릴러를 그렸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최고 시청률 3.4%(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김정은은 1996년 MBC 25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 생활을 시작해 '파리의 연인' '루루공주' '연인' 종합병원' 등의 작품에 출연,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난 2016년 결혼 이후 '듀얼'(2017)로 드라마에 복귀했으며 '나의 위험한 아내'로 3년만에 시청자와 만났다.

그는 4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에 연기를 선보인 소감과 함께 결혼 이후 변화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우 김정은/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제공 ⓒ 뉴스1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종영이 남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지난 3월 홍콩에서 서울로 도착해 2주 자가 격리 후 제작진을 만났다. 그 후부터 열심히 준비해서 5월 중순부터 촬영을 시작하고 여름을 지나 초겨울까지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심재경이라는 인물로 살았다. 솔직히 말하면 작품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허무감? 혼자만 느끼는 외로움? 배우로서 느끼는 우울감은 좀 있다. 물론 안 그런 척 하며 잘 지내고 있다. 오랜만의 복귀작이라 처음에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했었다. 다행히 감독님, 작가님, 같이 했던 배우들, 편집실까지 내게 다양한 도움으로 빨리 캐릭터에 적응할 수 있었고, 나중엔 내가 언제 쉬었었나 할 정도로 신나서 연기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악조건(코로나19와 긴 장마)을 견뎌가며 마음 졸여가며 촬영을 해서 그런지,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잘 견뎌준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께도 고마운 마음뿐이다.

-'나의 위험한 아내'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심재경이 결국 모든 사건을 주도면밀한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를 정말 만나기 쉽지 않다. 또 겉으로는 매우 평범하고 약해 보이는 현모양처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 반전과 희열이 큰 쾌감을 주었다. 처음엔 납치자작극으로 나중엔 50억원을 놓고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현실을 약간 비껴간 판타지로서의 반전과 복수들이 늘 약자로만 그려지는, 같은 아내의 입장에서 통쾌하게 느껴졌다. 현실에서의 우리 아내들이 얼마나 가정에서 남편과 아이를 위해 희생하며 사는가! 하지만 그 희생을 그만큼 높이 평가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현실에 심재경 같은 인물이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인물이 존재한다면 어떨까…남편들! 평범한 주부를 얕보지 마라…이런 부분들이 맘에 들었다.

배우 김정은/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제공 ⓒ 뉴스1

-캐릭터를 준비하는 동안 또 연기하는 동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말씀드렸다시피 심재경은 가장 판타지적인 인물이었다. 재력에 남편 내조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도, 남편 외도에 대한 복수를 완벽하게 계획하고, 그 이후에도 모든 사건을 혼자 다 꾸미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50억원으로 현혹 시켰다. 이런 아내가 현실에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현실적인 인물로 안착시키는 게 가장 신경이 쓰였다. 그래야 보시는 여성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테니까. 처음 외도를 목격하는 되는 과정에서도 평범했던 주부가 '흑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재경이는 워낙 감정을 숨기고 계속 연기하고 거짓말하고 아닌척하는 그런 신들이 많아서 가끔 윤철에게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소리 지르고, 울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신들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다. 또 최고의 멋진 빌런이지만 여자로서 아내로서 사랑받고 싶어하는 느낌도 표현하고 싶었다.

배우 김정은/뿌리깊은나무들/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제공 ⓒ 뉴스1

-3년이라는 공백이 있었는데 더 신경쓴 부분이 있었다면.

▶다들 너무 잘 어울렸다고 말씀해주시고, 너 실제로 그런 면이 좀 있지? 라며 의심까지 받았다. 특별한 노력을 한 건 없지만, 다들 걱정들을 많이 했었다. 어쨌든 여주인공 아닌가. 그런데 너무 미친 여자, 나쁜 여자처럼 보이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그리고 초반에 납치극을 연기하고, 남편과 경찰을 속이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납치극을 도와준 후배에게 죽으라고 하질 않나 각종 만행을 저지르는 여주인공에게 과연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4부에 독이 든 와인으로 남편을 협박하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이마에 피가 흐르는 채로 와인을 마시며 신나하는 장면을 찍을 땐, 혹시 진짜 술을 마신 거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물론 포도 쥬스였지만. 감독님들도 모니터 후 매력 있다고 응원해주신 이후에는, 정말 신나서 한 것 같다. 피도 얼굴에 더 많이 발라달라고 하고, 검댕칠도 얼굴에 더하고, 심혜진 선배 앞에서 더 깐죽깐죽거리고! 더 사이코처럼 보이게 노력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