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이설 "정경호 도움 컸다, 나도 그런 선배됐으면"(인터뷰)
[N인터뷰]① '악마가' 이설 "영혼 팔기 전후 캐릭터 변화 힘들었다"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평범한 듯 하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얼굴이다. 전형적이지 않은 것은 외모만이 아니다. 힘을 뺀 듯 자연스러운 연기력과 묘한 매력이 합쳐져 배우 이설을 완성한다. 지난 2016년 호란 뮤직비디오 '앨리스'와 웹드라마 '두 여자2'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이후 영화 '허스토리' 드라마 '옥란면옥', '나쁜 형사',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의 주연을 맡으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혜성처럼 나타난 이 배우, 과연 어떤 사람일까. 최근 tvN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인터뷰를 위해 이설을 만났다. 그의 가까운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꼬마 남자아이'같은 매력을 가졌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하얀 티셔츠로 편안한 차림, 인터뷰를 위해 준비한 노트를 펴고 눈을 반짝였다. 진솔한 답변에 스스로 반문하거나 질문을 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호기심 이 많은 편이라는 그의 엉뚱한 매력은 '꼬마 아이'같다는 표현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짐작케 했다.
일찍 결혼해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었다던 이설은, 과거의 꿈을 아주 먼 미래로 미뤄놨다. 작품을 만나고 인물에 깊이 몰입하는 연기의 기쁨을 그 어느 때보다 깊게 느끼고 있다는 요즘이다.
다음은 이설과 일문일답.
-드라마를 잘 마무리한 소감은.
▶촬영이 끝나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번에 종영 인터뷰를 하면서 비로소 '끝났구나' 싶었다. 사계절을 함께 보낸 작품이다. 지난 겨울에 만나서 가을에 헤어진다.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다. 마지막 방송까지 보고 나니 큰 사고없이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떻게 '악마가'에 합류했나.
▶감독님이 '옥란면옥'에서 내가 짧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고 좋게 보셨다면서 연락을 주셨다. 오디션에서 처음 대본을 읽고 노래를 한 소절을 불렀다. 고민해보겠다고 하시더라. 사실 나도 노래를 못 한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 사람이라 '왜 그 장면을 보고 나를 부르셨을까' 싶기도 했다.(웃음) 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이랄까. 어떻게든 '악마가'에서도 내가 노래를 부르는 걸로 해보려고 했는데 작품을 위해서 가수 손디아님이 불러주셨다. 완성도를 위해서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이설의 노래에 대한 주변은 반응은 어땠나. 이번 작품에서 노래나 음악과 많이 가까워졌을 것 같다.
▶'와 너 노래 진짜 못 하는구나'라고 하는 편이다.(웃음) 음악과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기타도 처음 접해봐서 음악팀 스튜디오에 출근하다시피 가서 익숙해지려고 노력을 했다. 유튜브로도 많이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또 손디아씨와 만나서 대화도 많이 나눴다. 내가 손디아씨가 부른 '나의 아저씨' OST '어른'을 정말 좋아해서 몇달을 그 노래만 들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 '성덕'이 됐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스스로에겐 도전인 작품이었을 것 같다. 잘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기 보다 못 하는 것이어도 도전해보려는 성향인가.
▶후자에 가깝다. 못 하는 것을 '잘' 해보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스로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음악을 못 하는데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됐지만 계속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음악팀 선배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김이경이란 인물을 어떻게 해석했나.
▶처음에 봤을 때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렇게 착할 수가 있나. 이렇게 배려를 하는 사람이 있나. 그러다가 대본을 계속 보면서 세상에 이런 사람 한 둘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경과 가까워졌다. 그런 이경이에 이입했다가 영혼을 판 이후의 연기는 정말 힘들었다. 그 이후는 그야말로 '질문폭격기'였다. 새벽부터 작가님에게 전화해서 여쭤보고 현장에서 감독님을 붙잡고 질문을 하면서 이경이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했다. 다들 질려하지 않고 차근히 대답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경 역할을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겁내지 않고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계절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느껴졌나. 긴 호흡이 힘들지는 않았나.
▶체력과 정신력은 멀쩡했다. 촬영환경이 예전에 비해 너무 좋아져서 살인적인 스케줄로 촬영하지는 않았다. 건강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었고 동료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어서 정신적으로도 건강했다. 다만 음악을 하거나 영혼을 팔기 전후의 명확한 캐릭터 구분을 두고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주변에 질문을 많이 던졌다. '이제 제발 그만 물어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웃음) 감독님, 배우들, 작가님 모두에게 물어보곤 했다. '나쁜 형사' 때는 조금 소극적으로 물어봤다면 '악마가'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정) 경호선배가 많이 도와줬다.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것에 있어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정경호의 도움이란.
▶극중에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있어서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무슨 일이냐.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대화를 했더니 '왜 그런 걸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걱정을 안고 있냐'고 했다. '오빠도 바쁜데 폐끼치기 싫었다'고 했더니 '작품은 다 같이 하는 거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더라. 연기에 대한 고민은 모든 사람들이 들어주는 것이니 같이 고민하자고 하셨다. 사람을 정말 잘 챙기는 선배다. 인상 한 번 안 쓴다. 비현실적으로 착한 김이경같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다. 모든 이에게 잘 하는 경호 선배를 보면서 나도 이런 선배가 돼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