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꾸똥꾸, 여배우…그리고 보통 학생 진지희(인터뷰①)
- 김나희 기자
(서울=뉴스1스타) 김나희 기자 = 아역 배우 진지희는 언제 이렇게 성숙한 여배우가 됐을까. 외모나 연기적으로나 한층 여성스럽고 탄탄해진 모습을 보니 그저 감탄만 할 뿐이다. 그가 '빵꾸똥꾸'를 외치던 시절이 이젠 희미해질 정도로 말이다.
진지희는 지난 2003년 드라마 '노란손수건'으로 데뷔한 뒤 '황태자의 첫사랑', '서울 1945', '에덴의 동쪽' 등에 출연하며 아역 배우로 얼굴을 알렸다. 그러던 중 지난 2009년 자신의 첫 번째 인생작인 '지붕 뚫고 하이킥'을 만났고 '빵꾸똥꾸'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후 그는 '버디버디', '인수대비', '해를 품은 달', '불의 여신 정이'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졌고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선암여고 탐정단' 등에서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맡으며 함께 성장해왔다.
특히 진지희는 최근 종영한 '백희가 돌아왔다'에서 친아빠를 찾아 나선 반항아 신옥희를 완벽하게 소화해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기대작인 영화 '국가대표2'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그야말로 승승장구 중인 셈. 하지만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난 진지희는 생각 이상으로 겸손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줘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겼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아역 배우 진지희, 여배우 진지희, 그리고 보통 학생 진지희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진지희가 '빵꾸똥꾸'를 대하는 자세
Q. 최근 활동으로 과거 '빵꾸똥꾸'의 이미지가 희석됐다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이 됐어요. 이 이미지가 계속 따라다니면 어떡하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젠 그 기간 동안 절 생각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제 별명이고 그런 수식어가 있다는 게 기분 좋아요. 그래도 이번 활동으로 앞으로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좀 더 색다른 걸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Q. 어린 시절 연기했을 때보다 달라진 점이 있는지?
"어린 시절보다 연기를 준비하는 데 좀 더 시간을 두고 있어요. 사실 대본을 받으면 그렇게 많은 설명이 있진 않아요. 상상력을 동원해서 맡은 캐릭터의 배경과 심리를 파악해야 하거든요. 어렸을 때처럼 의지할 곳이 없어지니까 좀 더 심도 있게 보는 방법이 생기고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더라고요."
Q. 어린 시절보다 작품 선택에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편일까?
"아무래도 이젠 제 의견이 많이 반영돼요. 하지만 저도 뭐가 잘 될지 느낌이 안 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좀 더 엄마나 회사의 의견을 물어본 뒤 선택해요. 제 의견이 약 70~80% 정도 들어가는 것 같아요. 소속사에 들어왔을 때부터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 같아요."
Q. 함께 호흡을 맞춘 엄마 아빠가 많을 것 같다. 제일 기억에 남는 엄마 아빠는?
"보통 아역들은 엄마 아빠가 굉장히 많아요. 전화번호부에 엄마 아빠를 누르면 많은 선배님들의 이름이 나와요. '백희가 돌아왔다'에서도 아빠를 세 분이나 얻었죠. 다 정말 잘 해주셨는데 굳이 꼽자면 최근에 했던 아빠 세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다 매력이 달라서 함께 연기를 할 때 정말 재밌었어요."
Q. 요즘 활약 중인 아역들이 많다. 눈여겨 본 아역이 있는지?
"요즘 아역들은 다들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요.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웃음). 최근에는 영화 '곡성'에서 봤던 김환희양이 정말 잘하더라고요. 연기를 보면서 감탄했어요."
Q. 최근 잘 자란 여자 아역으로 김유정, 김소현, 김새론과 진지희를 꼽는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들 정말 잘 자랐구나 싶어 뿌듯해요. 감사한 생각도 들고요. 사실 제가 잘 자란 건지 아닌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죠. 전 사람마다 각자 다른 매력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로맨스를 했을 때 어울리는 얼굴이 있고 다른 걸 했을 때 어울리는 얼굴이 있죠. 각자 어울리는 역할을 소화하는 거고 전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이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런 캐릭터를 위주로 고르고 있어요. 그래도 그 친구들과 이렇게 같이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해요."
Q. 문근영, 김혜수, 안성기 등 아역 배우 출신의 스타들이 많다. 특히 닮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다들 아역에서 성장해 엄청 성공한 선배님들이시죠. 나이가 들어 선배님들처럼 연기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문근영 언니하고는 '불의 여신 정이'로 알게 됐는데 그때 이후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어요. 문자를 하면 장문의 답장을 보내주죠. 언니도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간 배우이기 때문에 제 마음을 많이 이해해줘요. 저도 나중에 후배 아역들이 고민 상담을 하면 따뜻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언니가 되고 싶어요."
◇진지희, 언제 이렇게 성숙해졌나
Q. 작품을 선택할 때 기준이 있는지?
"제가 소화할 수 있는지 싱크로율을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이 캐릭터를 어떻게 진지희 만의 매력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죠. 아역 출신 배우다 보니 아역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갑자기 바뀌면 시청자들이 낯설게 느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한테 어울리는 캐릭터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풋풋하거나 일탈의 감정을 느끼는 청소년 역할이요.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씩 밟아가다 보면 언젠간 성인 단계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그동안 했던 작품 중 빨리 잡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가?
"모든 작품이 스토리도 좋았고 재밌는 캐릭터였어요. 제가 한 번쯤 해봐도 잘 소화할 수 있겠다 싶어서 욕심이 났었죠. 이 정도면 제가 더 완벽하게 캐릭터에 빙의해서 할 수 있겠다 싶어 선택했어요."
Q. 예전보다는 연기력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나?
"지금도 너무 부족해요. 저도 현실 연기라던가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많이 모자라죠. 기술을 더 연마해야 할 것 같아요. 열심히 해야죠."
Q. 경험하지 못한 상황은 어떻게 연기를 하는가?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 본 내용을 참고로 연기해요. 그래서 선배들이 말하는 독서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중에 연상할 수 있는 기억이 있으면 간접 연기를 할 수 있거든요. 경험하지 못하면 연기라는 게 더 깊이 하긴 힘든 것 같아요. 그럴수록 조언도 많이 얻고 열심히 하고 있죠."
Q. 연기를 한지 벌써 14년 차다. 연기자로서 일찍 방향성이 정해진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는가?"전 이렇게라도 빨리 꿈을 가질 수 있었던 게 좋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시기에 다행히 전 이런 재능을 일찍 알아 빨리 준비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 부분이 좋긴 하지만 좀 더 꿈을 다양하게 꿀 수 없었던 건 조금 아쉬워요. 하지만 그래도 한 곳을 바라봤기 때문에 지금같이 성장한 것 같아요."
Q. 차기작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이번엔 드라마를 했으니 영화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각각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역사를 좋아해서 사극도 해보고 싶어요. 한복을 입으면 조선시대에 온 것 같아 좋아요. 그러면 역사 공부도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누가 또 제 목소리가 사극에 어울린다고 해주더라고요."
Q. 앞으로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 있는지?
"커리어우먼 같은 프로스러운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언젠가 시상식에 서서 상을 받는 모습도 상상해 봐요. 얼굴을 딱 봤을 때부터 '쟤는 배우다. 배우 하길 잘 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진지희, 학교에선 배우 아닌 보통 학생
Q. 극중 연기했던 고등학생의 모습과 실제는 어떻게 다른지?
"비슷한 부분은 별로 없어요. 전 성격부터 많이 달라요. 옥희는 반항을 많이 하는데 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죠. 다만 옥희도 저도 자기 할 말은 하는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Q. 작품 활동을 하면 학교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
"친구들이 저보다 더 좋아해줘요. 드라마 찍을 때 '얼굴 까먹겠다'고 하면서도 '열심히 하라'고 해주죠. 친구들은 절 그냥 학생으로 봐줘요. 기사에 얼굴이 나와야 그때 '너도 연예인이구나' 하죠. 친구들이 그렇게 대해줘서 더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해피투게더3'에서 엑소와 촬영을 하는데 친구들 반응은? 이상형은 어떻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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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야기하기도 전에 친구들이 엑소 만나는 걸 알더라고요. 사진 잘 찍어 오라고 해줬어요. 이상형은 어깨가 넓고 키 크고 절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듬직한 사람이에요. 이렇게 막연하게만 생각했지 어떤 얼굴을 한 사람일까는 별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
Q. 연기와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진 않은가?
"시험은 안 빠지려고 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도 이해해주시고 친구들도 연예인이 아니라 같은 학우로 봐주는 것 같아요. 학교로 갈 때는 연기자 말고 학생처럼 지내야겠다 싶어요. 그러니까 선생님도 더 편하게 대해주시는 것 같아요."
Q. 그래도 스트레스는 많이 받을 것 같다.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다면?
"자거나 TV 보거나 먹거나 그래요. 아니면 친구들이랑 이야기하고 밖에서 쇼핑하고 그러죠. 그때만큼은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Q. 친구들이랑 놀 때 용돈은 받아서 쓰는가?
"정기적으로 받는 용돈은 없어요. 돈을 쓸 일도 없고 사도 문구류나 책이라서 엄마가 필요할 때마다 주셔요. 친구들이랑 놀러 갈 때도 몇 만원 주시고요. 수입은 엄마가 관리해 주세요. 엄마를 믿고 있어요(웃음)."
Q.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데 걱정이 되진 않는지?
"연극영화과 쪽으로 갈 생각이에요. 걱정도 많이 되고요. 대학을 연기로 간다는 게 이렇게 촬영하는 거랑은 또 다른 것 같아요. 이론적으로 배우고 싶고 그곳에서 하는 활동이 흥미로울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보고 싶어요."
nahee1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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