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퐁당 러브' 진기주, 대기업·기자 아닌 배우 택한 사연(인터뷰)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2015년 하반기 화제작 중 하나였던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과 MBC 특집 단막극 '퐁당퐁당 러브'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신인 여배우가 있었다. 마치 제 옷을 입을 것 마냥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에 녹아들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삼성 SDS 직원에서 지역 민방 기자로, 그리고 슈퍼모델에서 신인 배우가 된 진기주의 이력 또한 세간의 호기심을 끌어냈다.
"'퐁당퐁당 러브'는 사극이었지만 퓨전 사극이라는 점이 부담감을 덜 갖게 해줬던 것 같아요. 정통 사극처럼 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하셔서 크게 부담을 갖진 않았어요. 악역인 것처럼 비쳐지지만 실제로 악역이 아니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어떻게 보면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탓에 1인2역이기도 했지만 분장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덕에 크게 어려운 건 없었어요. 다만 발음이나 발성에서 차이를 두려고 했죠."
진기주가 '퐁당퐁당 러브'와 인연이 닿은 것은 편안한 마스크와 연기력을 겸비한 덕분이기도 했지만, SBS funE '모델하우스'라는 예능 프로그램 덕분이기도 했다. '퐁당퐁당 러브'를 연출한 김지현 PD가 2014년 슈퍼모델 출신들을 위한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그를 눈여겨 봤고, 이후 '두번째 스무살' 박승현 역으로 다시 한 번 눈에 띈 것을 계기로 '퐁당퐁당 러브'에 출연할 수 있게 된 것.
"제가 실제로 자주 듣는 말은 '잘 웃는다'는 말이에요.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 감독님들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도 맑아 보이는 게 장점이라는 말이었거든요. 그게 소현 역과도 가장 많이 닮아 있던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소현이를 연기하면서 실제 고등학교 시절도 많이 생각났고요. 노래방에서 단비(김슬기 분)와 노는 신에서 실제로 그렇게 놀았던 당시가 생각났어요. 친구들도 그때의 제 모습과도 많이 비슷하다고 했고요."
올해 1989년생인 진기주는 배우로 데뷔하기 전 삼성 SDS에 입사해 직장 생활을 해오기도 했다. 이후 지역 민방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슈퍼모델 선발 대회에 지원했고 입상까지 하게 됐다. 언니와 TV에서 선발대회 공고를 본 것을 계기로 배우로 데뷔까지하게 됐고, 그는 비로소 이제야 자신에게 맞는 꿈을 찾은 것 같다며 웃었다. 하고 싶은 것은 꼭 해내고야 마는 성격 탓에 다소 늦은 데뷔에도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어릴 적부터 기자이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기자가 꿈이었어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이 하고 싶었거든요. 대학교 시절에도 언론고시반에 들어가서 공채를 준비하다가 인턴 기자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기자라는 직업이 정말 좋았어요. 마치 제가 언론사의 대표인 것 마냥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4학년이 됐는데 아버지께서 기자가 되는 걸 반대하시기 시작하면서 대기업에 취업하게 됐어요."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왜 다녀야 할까"라는 물음이 계속 따라다녔다. 회사를 나와 다시 도전한 언론사 시험에 합격하고 기자가 됐지만 인턴 시절과는 사뭇 달랐던 수습 기간에 다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되묻는 시간이 지속됐다. 고민 끝에 배우가 되기로 했다. 슈퍼모델 선발 대회 입상 후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두 번째 스무살' 생계형 알바의 달인이자 하노라(최지우 분)의 친구인 박승현 역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래서 소헌왕후가 아버지와 대화하는 신에서 제가 예전에 느꼈던 느낌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소헌왕후가 '아버지의 꿈은 그것이지만 제 꿈은 이것'이라고 이야기할 때 특히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도 아버지께서 제가 나오는 장면에 대해 '잘 봤다'라는 정도로 말씀해주시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믿고 밀어주시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아요. 워낙 말수가 적으셔서 칭찬은 안 해주시지만요.(웃음)"
진기주는 연기의 매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아직 겨우 두 개 했을 뿐"이라며 쑥스러워 했다. 대신 '퐁당퐁당 러브'에서 또래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즐거웠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거나 외로운 소헌왕후를 표현하며 실제로도 홀로 있으며 감정을 다잡았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 그는 "매년 작품 마다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 배우들처럼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연기는 재미도 있지만 성취감의 정도가 확연히 다른 것 같아요. 앞으로 뭘 할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설렘도 달라요. 오디션을 보는 것도 매번 즐겁고 오디션에서 나를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오디션을 보러 가면 감독님들께서 세심하게 살펴보시는데 그때마다 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주시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그래서 매년 작품을 하더라도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신인배우로 데뷔하기에 늦은 나이도 아니지만 이른 나이도 아닌 까닭에 데뷔가 조급했던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자연스럽게 만나지는 시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제 막 '두번째 스무살'과 '퐁당퐁당 러브'까지 두 작품을 끝냈지만 "캐릭터가 비슷한 게 없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목표대로 가기 시작한 것 같다"며 "같은 배우인지 몰랐다는 반응도 있더라"고 생긋 웃었다.
"처음에는 조급한 게 전혀 없었어요. '배우가 나이가 어디있어?'라고 생각했고, '몇년 하고 말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그런데 올해 여름 '정말 내가 배우로 데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감사하게도 '두번째 스무살'이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돼서 정말 좋았어요. 목표를 정했다고 그대로 가는 법이 없지만, 노력하는대로 자연스럽게 반응해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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